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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완주 천등산을 갈 예정이었으나 가야산 만물상으로 바꾸었다ㆍ
내 욕심이었다 .
치악산과 덕유산을 오르는 앳된 봄을 만나고 신록이 춤추는 가야산에서 그녀와 쫑파티를 하면 낭만
적일 것 같았다 ㆍ
금요일 !
휴가를 썼다ㆍ
우성 OB모임 WOLF 모임인데
내 유사가 아닌데도 총무가 유사를 바꾸어 야외 모임을 주선할 수 있는지 의사 타진을 해 왔다ㆍ
지난봄의 장령상 트레킹및 삼겹살 파티의 추억이 좋았던 모양이다ㆍ
OK !
모두들의 뜻이 그러하다면 …
매달 모임이지만 난 분기별 한 번 이나 참석할까?
그러니 일 년에 한 번 쯤은 친구들을 위해 봉사 해야지 ….
2개월 전에 일찍 잡힌 야외 봄회동이라 회사에는 미리 휴가원을 내놓았다
모임 3주전 영동 양산 8경 6km트레킹 후 송호유원지에서 뒤풀이 하는 걸루 공지를 했다ㆍ
D-DAY 하루 전!
일기가 불순하다ㆍ
날씨가 흐리고 가끔 비가 예보 되었다ㆍ
국지적인 소나기 예보인데 몇몇 회우들의 빗속 야외 회동에 난색과 우려를 표했던 모양이다.ㆍ
난 우짜든 상관이 없는데
비 오면 우산 받쳐들고 좀 걷고 야외 삼겹살 대신 식당식사도 괜찮을 것 같다는 의견을 첨언했지만
저녁 모임으로 결정되었다.
아깝고라!
나의 유사는 수월하게 지나가고 나는 내일 조사장과 가야산 출정 계힉이 있으니 에너지 충전과 힐링
은 가능하지만 회원들은 코에 바람 넣으며 회포를 풀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를 잃었다.
아침에 소나기가 한 차례 퍼붓고 날은 야외 산책하기 아주 좋은 날이었다.
결국 피 같은 휴가만 날렸다ㆍ
토요일 !
가야산 출정을 위해 조사장과 아침6시에 대전 IC에서 만났다 ㆍ
늘 그런 것처럼 1시간 30분걸리는 거리를 20분 정도 채 지나지 않은 순간이동 느낌으로 도착했다 ㆍ.
백운동 탐방지원 센터ㆍ
마치 가야산 호텔 투숙객인처럼 호텔 주차장에 파킹하고 여장을 꾸렸다ㆍ
호텔 관리 요원들을 보면 등산객 티를 내면 안된다 ㆍ
눈을 마주치면 바로 눈을 깔면 안되고 가끔 스틱을 골프채처럼 휘둘러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ㆍ
최대한 자연스럽게 !
혹시 관리요원이 투숙객이냐고 물으면 가변게 고갤 끄떡이고 나동 305호 라고 말한다.
(그런 호실이 없다구 그러면 그때 조용히 나가믄된다ㆍ)
오늘 코스는 만물상으로 상왕봉에 올라 용기골로 하산하는코스다ㆍ
6시간 정도 소요 예상이다ㆍ
용기골로 오르면 힘이 덜 들지만 신선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황금빛 아침 햇살에 물드는 만물상의
절경을 놓쳐버릴 것이다ㆍ
사진빨이 잘 받는 시간대 역시 해뜨고 2시간 정도이다 ㆍ
일단 만물상 코스로 go go씽ㅡㅡ
가끔 밖으로 나오는 태양에 어제 비 온 후의 아주 시원한 대기
그리고 대한민국 어디에 내놔도 째이지 않는 천하절경 만물상
멋진 산행의 필이 팍팍온다ㆍ
30~40분 정도 올라가면서 코스를 잘못 잡았음이 명징해 졌다ㆍ
눈에 보이는 게 없다ㆍ
가끔 존재를 드러내던 태양도 구름속에 잠적하고 바람도 침묵했다ㆍ
조금 있으면 걷히려니 한 산안개는 시종 나를 따라 왔다.
마치 수 많은 신들에게 나의 존재를 숨긴 채 신선의 나라로 밀입국 시키려는 것처럼…..
밀물상 코스는 낙차가크고 등로가 거칠어 지도에 검은색과 고동색으로 표기된 난이도 최상의
코스다ㆍ
게다가 위밍업 몸풀기 예비동작없이 우린 비탈사면을 치고 올라가고 등로는 계속 날카롭게
날을 세우며 관절과 장딴지에 엄중한 압력을 가한다
새로운 헬스장에 들어선 조사장은 체력테스트를 하기라도 하듯 비장한 각오로 초장 스퍼트를
올리며 안개 속으로 사라졌다.ㆍ
바위가 비를 머금어 미끄럽다ㆍ
그 와중에 무심코 걷다 알바까지 하고 돌아 왔는데 바람까지 출장가니 너무 후덥지근 해서 흡사
여름 산행 같다ㆍ
가지고 온 반팔티를 갈아 입었다ㆍ
지금 쯤의 고도이면 발 아래 펼쳐지는 절경으로 인해 계속되는 오름 길도 힘들 새가 없을텐데
자욱한 산안개로 지척 조차 잘 보이지 않으니 오늘 가야산 신령님 바이오 리듬이 별로신 갑다ㆍ
오늘은 어쩔수 없이 다시 만물상코스로 하산해야 할 것 같은데 오후에는 좀 기분이 좋아 지시려나 ?
너무 서두를 코스가 아니라 만물상 바위들이 바람이 구름을 걷어 춤추는 신록과 바위의 형상이
언뜻언뜻 드러날 때를 기다리기도 하면서 내 페이스 대로 산행을 했댜
서성재를 400 미터 앞둔 곳에서 조사장은 휴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30분 전에 도착했다고 한다ㆍ
바람 길이라 위아래가 완전 흠뻑젖은 상태로 입술이 새파란 걸 보니 바람길이라 추위가 심한 모양
이다ㆍ
아침도 안 멱고 온 조사장은 허기를 느끼지도 않는 모양이다ㆍ
나만 괜찮으면 정상까지 내쳐 갔으면 한다.
역시 대단한 체력의 조강쇠 !
내가 아침을 안 먹고 왔으면 벌써 빵과 우유라도 하나 먹었지 지금까지 견딜 수가 없었을 것이다ᆢ
나도 밑에서 휴식하고 올라온 상태라 잠시 휴식 후 우린 다시 상왕봉의 길을 잡았다.
서성재
여기서 용기골 등산로가 분기하는데 마치 베이스캠프처럼 주변은 평평하고 넓은데 들마루도 2개가
설치되어 있다ㆍ
제법 많은 산님들이 휴식하고 있다.
나름 좋은 레스또랑 이지만 우린 패싱이다.
거칠게 솟아오르는 봉우리
칠불봉과 상왕봉은 마지막 분투가 있어야 오를 수 있는 코스로 한줌 인내와 땀을 보시해야 그 정상
을 허락한다ㆍ
끊임없는 계단 이지만 그래도 시원한 바람이 불어 주어 가끔씩 거친 숨을 고르며 오를 만 했다ㆍ
그렇게 칠불봉 상왕봉 갈림능선에 올랐는데 산 안개가 바람결에 오락가락 하면서 한번씩 산자락의
베일을 걷는다ㆍ
빤히 보이는 칠불봉을 오르지 않고 조사장은 내쳐 상왕봉을 향해 간 모양이다ㆍ
ㅎㅎ 정말 그러기도 쉽지 않은데….
나는 칠불봉에서 산객들에게 기념촬영을 부탁하고 난간에 기대어 바람이 가끔 치마를 걷어 올리듯
산자락을을 휘감은 안개를 한번씩 들썩이는 걸 잠시 바라 보았다 ㆍ
제대로 한 번 들추어 그 싱싱한 속살을 주기를 바라면서ㆍㆍ
상왕봉 가는길에 걱정이 선다ㆍ
가야산 신령님 오늘 계속 돌아 앉으시는거 아녀 ?
정상에서 기다리던 조사장과 준비해간 식사를 했다ㆍ
나는 크게 허기가 느껴지지 않아 빵을 빼고 고구마와 방울토마토로 미각을 돋구고 조사장이 건네 준
참외와 사과로 점심을 가름했다ㆍ
상왕봉에서 인증샷을 찍다ㆍ
칠불봉 능선에 서자 발 아래 광활하고 장엄한 가야세상이 펼쳐 졌다 .
출렁이는 초록바다 그리고 해일처럼 밀려드는 구름 파도 !
대자연의 웅장한 서사시였다.
아름다운 지구별의 숨겨진 비경 앞에서 고단한 여정의 피로는 머리를 풀고 하늘로 올라가고
가슴에서 뜨거운 감동이 솟구쳐 올랐다.
만물상 전망대에서는 조사장을 먼저 보내고 바람이 밀려드는 운무를 모두 날려 온전한 만물상의
기암봉을 온전히 볼 수 있을 때까지 조용히 기다렸다.
거칠게 용트림하는 그 길은 다시 보아도 멋있는 풍경이었다.
벌써 세 번 째 리바이벌인데 결코 따분하거나 만물상 길은 식상한 느낌이 들 겨를이 없는 신선하고
매력적인 얼굴 !
여름에 본 풍경과 , 가을에 본 풍경 그리고 봄에 본 풍경은 다 같이 다이나믹하고 스펙터클한 변화의
연속이지만 전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 오는 이름 대로 만물상이었다.
다소 주관적이긴 하지만 누군가 유튜브에 한국의 가장 무자비한 등산코스 8곳의 이름을 올렸다
8위 치악산 사다리 병창길
7위 월악산 영봉길
6위 지리산 중산리코스
5위 가야산 만물상코스
4위 북한산 의상능선코스
3위 설악산 서북능선 코스
2위 덕룡.주작 능선
1위 공룡능선
오늘 가야산 만물신 코스가
한국 5번째 무자비한 등산코스예 속한다ㆍㆍ
나는 물론 다 다녀왔다 ㆍ
지난 시절의 전설이지만 마눌은 백대명산 여행길에 8,7,6,5,21, 다섯 곳을 올랐고 난이도 1위 공룡
능선도 섭렵했다.
조사장과는 5.3.2.1위 네 군 데를 함께했고 올해 5위인 만물상코스와 2위 주작,덕룡 능선의 거친 암릉
를 휘돌아 내렸다ㆍ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서북능선 여름 산행이다.ㆍ
조사장이 밀납 인형처럼 녹아내리며 갈증에 허덕이는 바람메 내 물을 나누어 주다가 나 역시 물부족을
겪고 애초 남교리 하산을 포기하고 대승령예서 탈출했다ㆍ
대승령 산장에서 시원한 물소리 들으며 맥주와 소주를
얼마나 마셨는지 기억조차나지 않는다ㆍ
사실 1위 공룡능선도 설악 금지구역 비등들에 비하면 순한 편이다ㆍ
악명에 어울리지 않게 그리 힘들었던 기억은 남아 있지 않다.
부풀어 오른 가슴으로 느끼던 대자연의 대자연의 황홀한 오르가즘은 아직 기억에 생생하고 그 길의
잔상과 감동은 속절없는 세월 속에 더 아름답게 채색되었다.
무자비 산행코스 5위에 빛나는 구절양정 구비치며 거칠게 용트림하는 만물상 탐방로를 왕복 했으니
이 나이에 힘들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엤지만 그랬다면 비켜갈 수 없는 세월 탓일 뿐이다.
산자락에는 때로는 은은한 안개가 흐르고
내 마음에는 아름다운 선률의 음악이 흘렀다ㆍ
나는 처음 온 신비로운 별천지를 탐험하 듯 가득한 호기심과 절절한 감동으로 길을 걸어 내렸다.
구름애 쌓인 깊은 실망과 탄식을 한꺼번에 바람에 날리고 다시 대하는 풍경이라 더 아름답고
감동적이었다.
큰 산은 내일 다시 가도 또 다른 얼굴과 표정으로 나를 맞을 것이다ㆍ
9년 만에 리바이벌한 만물상 코스는 산신령님의 깜짝 파티였구 성대한 환영인사 였다ㆍ
당근 "그러실 줄 알았어요"
신과의 동행이다.
그리고 우주의 우호적인 기운이 나를 감싸고 있음을 명징하게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ㆍ
우린 그 앞에서 할 말을 잊는다.
그리고 그 감동은 다른 누구에게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이다,
.
2025년 5월 17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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