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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이기자 선유동 물놀이

 

 

 

엄상사가 몇 번 전화 했었다.

식사 한 번 하자고

그 한 번이 그렇게 어렵다.

주말 일정이 늘 잡혀 있고 금요일은 유동적이다,.

자원사네 집 근처 물놀이하는 날도 나는 지리산 뱀사골 산행이 예정되어 있어서 나는 참석치

못했다.

 

근데 8 7일 목요일에 금요일 저녁 시간이 어떠냐고 물어 왔다.

내가 대전에 일찍 내려가는 건 약속이 있는 날이고 그렇지 않은 날은 집에 도착하면 9시다.

 

이 친구는 내가 자기처럼 대표이사인 줄 아는 모양…..

자꾸 평크내는 게 미안해서  8 16일 날  같이 선유동 물놀이나 가자고 했다.

원래는 2박으로 지리산 종주를 하고 싶었다.

지난 번 뱀사골 주능을 타면서 지리산에 대한 아득한 향수가 마음을 어지럽혔다.

가고 싶고 또 가야 하는 데 교통편도 불편해졌고 아직 완전히 낫지 않은 다리 탓에 마음을 내기가

쉽지 않다.

모처럼의 연휴이고 2박이면 여유롭게 유유자적 할 수 있어서 내심 일정을 저울질하고 있었는데

엄상사 전화에  물놀이 회동 약속을 해버린 것이다.

사실 다음달 초 티벳일정도 있어 다리를 조심하자는 생각도 결정에 한 몫을 했다.

 

여름 번개 모임에는 차원사도 시간을 내어 동참하기로 했다.

 

 

리기자 하기 번개모임

일자: 16일 토요일
집결: 선유동 제2 주차장
문경시 가은읍 학천정길 18
시간: 오전 10
대전팀집결: 신탄진 IC 나와서 오른편 공터.
시간: 오전 8

준비물: 점심용 간식
운반용배낭.간편복.간편화.쓰레빠ㆍ물놀이 하실 분 갈아입을 옷

각 집당 돗자리 한 개씩 필지참

일정
계곡따라 걸으면서 좋은 자리 물색하여 자리잡고 천변한담 & 물놀이 ㆍ
준비해 간 음식으로 중식 & 주연 (막걸리)
심심하면 계곡 산책(산책로 굿)
막걸리는 내가 얼려 가져갈테니 얼린맥주 두캔씩 가셔오삼

오후 4시경 파천하여 보은에서 석식 후 해산
석식: 백숙 혹은 기타 보신 음식

 

그래서 어제는 금강을 따라 홀로 추억의 내연산 산행을 하고 오늘은 선유동 물놀이에 나선

거다.

 

엄상사가 신탄진 IC에서 우리 부부를 픽업하고 약속장소에는 9 30분에 도착했다.

그래도 일찍 도착한 덕분에 계곡을 많이 내려가지 않고도  한적하고 쾌적한 곳에 우리의

쉘터를 구축했다.

이어서 차원사도 도착하고 본격 자리를 셋팅하는데 엄상사는 간이 의자기 6개나 사서

가져왔다.

거기 다가 야외용 테이블과 일회용 컵과 접시 일체까지 준비해 가지고

못 말리는 열정의 엄상사 ~~~

월남에서 돌아 온 쌔카만 엄상사 ~~~’

주제곡 한 번 불러 줬어야 하는데….

 

돗자리만 해도 충분하다고 했는데 의자를 물에 담그고 발을 내리니 물에  뛰어들지 않고도

무더위가 훌쩍 달아 난다. .

윤여사는 장을 보아서 제육볶음 까지 만들고 박여사님은  맛 있는 김밥을 만들어 왔다.

우린 맑은 계곡가에서 편하게 허리춤 풀고 준비해 온 음식과 함께 모처럼  술 잔을 나누며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물놀이도 즐기고 차원사는 어디선가 족대를 빌려 와 천엽까지 하면서….

 

이 선유동 계곡은 그 유명한 선유동천 나들길이 있는 곳이다.

3년 전 여름에 대학 친구들을 델구 왔었다.

대야산 주차장에 차를  파킹하고 용추까지 올라 갔다가 내려와 선유구곡을 물길 따라

러 내렸는데 길도 편하고 계곡의 풍광도 절경이었다.

더욱이 가다가 더우면 한적한 물속에 뛰어들어 알탕을 즐기면서 걷는 만고강산 트레킹

이었다.

할배들 그 날의 풍류를 못 잊어 또 가자고 하는데 대한민국에 어디 갈 데가 그 곳 뿐이랴?

 

가만히 있으면 좀이 쑤시는 나는 더운 날 물가에서 힐링하는 일행들에게  주변산책을

하자고 말은 못하고 한바탕 물 속에서 멱을 감다 나오면 계곡 위 아래를 번갈아 쏘다니며

사진을 찍고 옛날 보다 빈약해진 계곡의 물길의 이곳저곳을 돌아 보았다.

결국 나중에는 일행들은 놔두고 혼자만 나댄다고 마눌의 강력 항의를 받고 함께 잠시 주

변산책을 같이 했는데 먹은 것이 체했는지 컨디션이 점점  좋지 않았던 윤여사로 인해

약을 사러가거나 손가락을 따는 소동을 벌였다.

윤여사는 손가락을 따는 것에 경기를 일으키며 몸을 움츠렸지만 박여사는 숙달된 솜씨로

꼼짝 못하게 팔을 잡고 다섯 손가락을 모두  다 땄다.

 

지난 봄 동해안 회동 때처럼 갑작스런 불상사로 인해 우리는 아쉽지만 예정된 저녁 스케쥴을

취소하고 황급히 귀가했.

나중에 엄상사가 귀가길에 병원에 들려보니 원인은 급체가 아니라 장염이었다.

그 날 음식에 체한 게 아니라 이전에 다른 원인이 있었던 모양이다.

우린 그렇게 거의 생사람 잡았다.

 

아무튼 오후의 윤여사만 빼고 우리 모두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이번 가을 이수도 여행에서 다시 만나고 내년 여름에는 올해의 문제점을 보완하

여 좀 더 좋은 곳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2025 8 16일 토요일  

 

 

 

엄상사 사진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