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가는 대로
무꽃
무릉객
2019. 1. 23. 00:38
무 꽃
친구는 많지만 가슴을 건네주는 친구가 없고
꽃은 피었으되 그 꽃은 어디에도 없다.
친구를 불렀지만 오는 친구는 없고
꽃은 피었으되 그 향기가 날리지 않는다.
꽃이 피어도 꽃이라 하지 않고
향기가 없어도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건
온몸을 다 바쳐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 듯이
친구가 많아도 날 찾아주는 친구가 없는 건
내가 먼저 너의 좋은 친구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겠지
세 심(洗心)
아이가 태어나는 기쁨 뒤에는 어미의 목숨에 위험이 따르고
돈 꾸러미가 쌓이게 되면 도둑들이 수시로 엿보게 되나니
어느 기쁨인들 근심이 아니겠는가?
가난은 비용을 아끼게 만들고
질병은 몸을 지키게 만드나니
어느 기쁨인들 근심이 아니겠는가?
그러므로 사물의 이치에 통달한 사람은
일이 잘되고 안 되는 것을 한 가지로 보아
기쁨과 슬픔을 모두 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