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족산 황토 길 벚꽃
헨리 데이비스 소로가 그랬다.
“아침과 봄에 얼마나 공명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나이를 가늠할 수 있다.
깨어나는 봄을 보고도 반응하지 않는다면 인생의 봄날은 이미 지나간 것이다.”
봄이 짧다고 느끼는가 아니면 길다고 느끼는가?
봄이 짧다고 느끼는 건 당신이 사는 데 너무 바쁘거나 …
아니면 봄을 돌아 볼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거..
화창한 날의 아무일 없는 봄날은 정말 짧다.
봄날이라도 산 입에 거미줄을 칠 수는 없고….
모처럼 쉬는 날이면
내가 세상에 늘어뜨린 촘촘한 거미줄을 타고 날라 드는 애경사 소식에
시도 때도 없이 몰아 닥치는 미세 먼지에 황사에
그리고 추실추실 내리는 봄비 까지….
차 떼고 포 떼면 마 상에 졸만 가지고 노구에 무슨 수로 세월에 뽄데를 보이나?
그랴도 누리려고 마음 먹으면 봄날은 긴 것이여
봄의 기미가 없는 삼월에도 남해의 섬에는 봄이 먼저 오르고
좀더 지나면 남도에는 무수한 꽃들이 피어 나고
봄은 산길을 따라 북으로 오르지
봄의 뒷꼬리를 잡고 가다 보면 짧은 봄은 그렇게 길기도 한 걸
인생 즐겁게 사는 비결 ?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는 거……
나와 세상을 사랑하는 거
자연의 변화를 즐기는 거
그리고 자신의 능력과 자원을 잘 활용하여 즐겁게 노는 거
3월 10일 일요일 대청호 길에서 웃자란 보리와 귀여운 버들강아지 그리고 생강나무 화사한 웃음으로
성큼 다가 온 봄을 만났다.
3월 22일 아침 운동 길에 활짝 핀 진달래를 카메라에 담아 친구들에게 봄 인사를 건네고 나서 미세먼지
없는 아침이면 무수한 꽃들이 손을 흔드는 봄날의 화원을 거니는 기쁨을 누렸다.
3월 24일은 홀로 남도로 떠나 진도 동석산에서 바다와 푸르러 가는 들판을 내려다보며 시원한 봄바람을
맞았다.
3월 31일 일요일은 고산과 조도로 봄맞이 가기로 했는데 바람이 세어 배가 목 뜬다고 전갈이 와서
백화산으로 떠났다.
그날 뾰루튱 해서 말도 없이 떠났던 동자가 다시 돌아와 이별의 키스를 건네고 떠났던 날
백화산 산정에서 가득한 눈 밭을 걸으며 칼바람에 날리는 눈발을 맞았고 게곡 아래에서는 진달래의
수줍은 미소를 만났다.
4월 7일은 마눌과 소매물도에 가서 제대로 취해서 몽롱한 채 돌아 왔다.
황홀한 봄에
봄이 그리는 아름다운 그림에
한잔 술에
그리고 살아가는 날의 기쁨에 …..
바닷가에서 먹었던 놀래미 회와 소준 한 병은 입에 쩍쩍 달라 붙더군
벚꽃이 핀다는 소식이 와서
4월 13일 금요일 아침에 계룡산 동학사에 갔더니 계룡신령님과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마침 벚꽃이
만개한 날이었다.….
아뿔사 계족산 황토길 벚꽃이 흐드러질 때가 되었다는 얘기
그랴서 고흥의 쑥섬도 조도의 돈대봉도 다 취소하고 마눌과 계족산 산림욕장에 떠났다.
오늘은 난패불청하고 신토불이 제철풍경과 제철 쭈꾸미를 맛 보는 날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화창하고
하늘은 드 맑아 미세먼지 한 점 없는 깨끗한 날
장동 산림욕장에서 산성에 올랐다가 절골로 내려서서 황토 길을 따라 한 바퀴 돌다.
약 13,km 5시간 소요.
벚꽃은 80%정도 개화 했고 마침 즐거운 클래식 음악회가 열려 벚꽃 화사한 봄날의 낭만에 감미로운
전원 오페라 까지 감상하는 ‘호사 까지 누리다.
내려와 쭈꾸미를 안주로 술한 잔 걸치니 온 세상이 다 내 가슴으로 뛰어드는 구나 ..
인생 뭐 별거 있어 ?
늙어 오도가도 못하기 전에 한바탕 잘 놀다 가면 되는 거지
슬픔은 개무시하고
기쁨은 죽죽 늘려 잘근잘근 씹어 먹으면서
오늘 하루 또 즐겁게 사는 거지
파랑새는 가까운 하늘을 날고 있네
행복이란 ?
먼저 봄의 꼬리를 잡고 떠나는 거
제철 풍경과 제철 음식을 즐기는 rj
2019년 4월 13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