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위인 ‘한강’은 200만부 판매로 1위의 10% 정도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 그래프를 오른쪽으로 계속 그려 나간다면 특정 지점부터 판매가 부진한 책이 줄지어 늘어서게 되겠죠. 7년간 판매된 수십만권의 책을 모두 그래프에 그린다면 왼쪽의 머리 높이는 높지만 특정 지점부터 가로 축에 거의 붙어서 가는 꼬리가 정말 긴 공룡 모양이 나올 겁니다.
2004년 가을부터 이런 긴 꼬리 그래프가 주목받게 된 것은 인터넷서점이 공룡 머리에서 낸 수익으로 꼬리에서 난 손실을 보전하는 기존 서점의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꿨다는 주장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당시 미국 IT 전문 잡지인 ‘와이어드’의 편집장 크리스 앤더슨은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닷컴’이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13만등 이하의 책에서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그는 2005년에 수치를 절반 이상에서 약 3분의 1로 정정했습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오프라인 서점과 달리 재고 비용이 들지 않는 인터넷서점의 특성과 수많은, 다양한 욕구를 가진 사람이 접속하는 인터넷의 성격 때문입니다. 일반 서점은 팔리지 않는 책을 재고 비용 때문에 비치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아마존 같은 경우 도서 목록 추가에 들어가는 비용이 0에 가깝기 때문에 팔리지 않는 책도 목록에 올려놓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전 세계의 인터넷 사용자 중 누군가에게 하나라도 판매가 된다면 투자한 비용과 대비했을 때 매우 높은 경제적 효과를 얻게 됩니다.
간단히 말해 꼬리가 모여 머리보다 커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 것이고 이미 이런 일은 일어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긴 꼬리(롱테일) 부분의 경제적 가능성이 머리 부분보다 커지는 것, 이것이 바로 롱테일 현상입니다.
‘웹진화론’의 저자인 우메다 모치오에 따르면 이런 현상은 디지털 콘텐츠를 인터넷에서 판매할 때 현저히 나타납니다. 그는 저서에서 “애플의 아이튠즈 뮤직스토어에서 취급하는 100만곡 이상의 노래 모두가 최소한 한 번 이상 다운로드 받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기존 경제 구조를 바꾼다=롱테일 현상이 주목받는 이유는 앞서 잠깐 언급한 바와 같이 기존 오프라인의 경제 구조를 완전히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프라인 경제의 주요 논리는 이탈리아 경제학자 파레토의 ‘80:20 법칙’입니다. 파레토의 법칙 중 대표적인 것은 한 기업 매출의 80%는 20%의 상품에서 나온다는 것입니다. 이 말대로라면 20%의 상품, 즉 공룡의 머리에 집중해야 합니다.
예전에 이럴 수밖에 없는 것은 소비자와 비용, 그리고 공간의 제약 때문이었습니다. 잘 팔리지 않는 제품은 배치해 봤자 비용만 발생할 뿐더러 공간의 낭비도 심해집니다. 접촉할 수 있는 소비자 수도 일부로 한정됐습니다. 당연히 더 많은 사람이 찾는 상품 즉 소위 히트상품에 집중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에선 공간 제약과 접속 및 운용 비용이 원래부터 오프라인보다 현격히 적었고 기술 발전으로 점점 더 0에 가까와지고 있습니다. 게다가 인터넷 사용자는 점점 늘어나고 있지요.
결국 인터넷 경제에선 과거와 같이 대규모 자본력을 가진 거대 기업이 절대적인 우위를 차지하지 못한다는 결론이 도출됩니다. 소규모 기업이나 개인도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을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게다가 인터넷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시장 기회도 끝없이 늘어납니다.
크리스 앤더슨은 이를 두고 저서에서 “(과거는) 희소성의 세계다. 현재 온라인으로 상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우리는 풍요의 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차이는 너무나도 크다”고 말했답니다. 여러분도 롱테일 현상을 활용해서 돈이나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작지만 돈 잘 버는 기업을 만들어 보고 싶지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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