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 (11) 썸네일형 리스트형 하늘이 맑고 바람이 좋은 날 - 설악 수렴동 계곡 2005년 6월 5일 깨달음의 길은 그렇게 먼 곳에 있는가?속세와 봉정암의 거리처럼….. 스쳐지나 가는 모든 것이 스승이고 화두라고 했다.사바세상의 수 많은 번뇌와 망상을 떨치고 아해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 가 궁극의 기쁨에도달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불심의 경지그 무수한 스님들이 고행과 참선으로 통해 찾으려고 했던 것들은 무엇이고 평생의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찾은 분들은 몇이나 될까? 칠순을 넘긴 할머니는 어둠이 깨지 않는 새벽 길을 열며 눈 덮힌 백담사 계곡길을 걸어 올라 컴컴할 때 봉정암에 도착해서 부처님께 불공을 드린다.한 아주머니는 러셀도 되지 않은 무릎까지 빠지는 눈길을 올라 삭풍이 에이는 사리탑을 닦아내고 눈덮힌 계곡에 새들의 먹이를 놓는다.교통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아주머니는 300번이나 넘게 봉정암을.. 2004 봄 가족여행 봄이면 그 색감과 향기에 취해 항상 몽롱하다.봄이오는 길목의 조계산 선암사 사량도에서 그림 같은 바다와 고운 물길 위로 그리움처럼 올라섬진강변의 매화와 지리산 기슭의 산수유로 터지던 봄그리고 덕룡 주작의 능선을 불어 연초록의 보리밭을 일렁이던 남도의 봄바람언제나 나만이 신나는 봄날 이었다. 오늘은 모처럼 가족 여행날이다.그 동안의 미안함을 화사한 봄 빛을 빌어 무마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재작년에는 거제도에서 붉은 일출과 함께 봄을 맞았고작년에는 보길도에서 서성이던 봄을 만났다.아직 아빠와 함께하는 여행길이라면 기꺼이 동행하고 싶어하는 올해 고등학생이 된 딸항상 여행 길의 가장 멋진 동반자로 추켜주는 마누라 그리고 그저 가족들 모두 어디로 떠난다는 사실이 좋기만 한 막내 까지모처럼 신나는 애마는 온 .. 울릉도 여행 - 2006년 5월 너와집을 구경하는데 가랑비가 내리기 시작한다.눈에 보이는 음식점에 들어가 산나물부침개와 더덕무침 안주에 더덕동동주 한 병을 시켜 놓고 울릉도 감회에 젖는다.내 머리 속의 상상이 구체화 되는 시간 속에서 새롭게 다가오는 이향의 풍경들이 정겹게 가슴으로 들어온다.우리나라라는 제한된 영역을 놓고 볼 때도 만나볼 새로운 풍경들이 이렇게 많고 아직 올라보지 않은 산들조차 그리 많은데 온 세상의 아름다운 자연들을 언제 다 둘러 볼 수 있을까?세월은 이리 빠르고….한세상 태어나서 먹고 살기 위해 전정긍긍하다 아까운 세월 다 보내고 열정이 사라진 가슴과 힘 빠진 다리로 돌아보아야 하는 세상이란 얼마나 허망할까? 허옇게 센 머리를 한 채 갈 수 없는 나라의 추억조차 떠올릴 수 없는 팩팩한 삶이란 또 얼마나 안타까운가?.. 계룡 주릉 종주 - 2005년 3월 2005년 3월 1일 계룡산 주릉종주 병사골-장군봉-임금봉-삼불봉-관음봉-쌀개봉-황적봉 시작 : 06:20종료: 13:00 6시간 40분 소요 심금을 울리는 음악이 있고가슴을 흔드는 한 권의 책이 있다.그리고 상심의 얼굴로 준비 없이 찾아 가는 친구말 없이 내 등을 토닥이고어려울 때 힘이 되어 주는 휴식 같은 내 친구계룡산내가 찾을 때 언제나 거기 있어 주는어릴 적부터 내 친구 우리 아저씨가 그랬지 “ 이런 사람 하나 있었으면 ….. 도 종환 마음이 울적할 때저녁 강물 같은 벗 하나 있었으면 날이 저무는데 마음 산그리메처럼 어두워 올 때내 그림자 안고 조용히 흐르는 강물 같은친구 하나 있었으면 울리지 않는 악기처럼 마음이 비.. 설산을 찾아서- 2005년 2월 남령에서 남덕유는 처음 올라 본다.눈 꽃은 바람에 바람에 날려가고남령에서 바라보는 덕유 주능에는 눈의 자취가 희미하다 踏雪野中去不須胡亂行今日我行跡遂作後人程 눈 덮인 벌판을 걸어 갈 때발걸음 함부로 하지 마라오늘 내가 가는 이 길은뒤 사람의 이정표가 되느니… 눈 길 위에 어지럽지 않은 발자국서산대사의 시가 생각난다.먼저 간 사람의 발자국을 조용히 따라 가는 길눈 앞에는 능선을 따라 남덕유가 벽처럼 솟아 오르고주능은 삿갓봉을 거처 동으로 유장하게 흘러 간다.. 하봉에서 장쾌한 전망이 트인다.긴 오름 길에서 잠시 휴식하며 덕유나라를 조망한다.인적이 희미한 큰 산 한 가운데 있음이 이렇게 장엄하다. 곡예를 하 듯 암릉사이 철 계단을 돌아 오르면 거기 동봉이 우뚝서 있다.오늘은 바람 맛도 없이 흰 눈을 말.. 삶이란 ? 40중반에 쓴 내 글을 25년 쯤 지나서 다시 읽어 본다.수고했다. 무릉객 !잘 살았다. 즐겁고 행복한 여행길이었네 !아름다운 세상 원 없이 누리면서 혼돈의 그 세월을 잘 살아 왔고 지금도 나와 세상에 대한 사랑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있으니 ... 그냥 그말을 하고 싶은 아침 ! 삶 !집에는 명퇴 당한 아버지가 소파에 누워 리모콘을 잡고 있고 취업재수생 아들은 처진 어깨를 하고 또 도서관엘 간다.졸지에 남편과 함께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통에 친구들의 발길이 뚝 끊겨 버린 부인은 안그래야지 하면서도 남편얼굴만 마주하면 부아가 치밀고 취직 때문에 얼굴이 반쪽이 된 아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해진다. 21세기 한국엔 어두운 얼굴을 한 숱한 젊은 이들과 빌딩 숲의 한 모퉁이와 산속을 오가는수 많은 젊은 노.. 서산대사 해탈 시 이보게 친구! 서산대사 살아 있는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버렸다, 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가 아니던가? 그러다가 어느 한 순간, 들여 마신 숨 뱉어내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은 것이지.. 어느 누가, 그 값을 내라고도 하지 않는 공기 한 모금도 가졌던 것 버릴 줄 모르면 그게 곧 저승가는 것인 줄 뻔히 알면서 어찌 그렇게 이 것도 내 것, 저 것도 내 것, 모두 다 내 것인양 움켜 쥐려고만 하시는가? 아무리 많이 가졌어도 저승길 가는데는 티끌 하나도.. 민주지산 - 2004년 1월 26일 산은 언제나 거기 있다.산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또 걷는 것 외에 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만난 곳에서 진심으로 내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배낭을 메고 훌훌 새벽 길을 나서면 그 견딜 수 없는 그리움의 기대가 가슴 벅차게 다가온다.언제나 찾을 수 있어 산이 가까이 있어 내 삶은 언제나 행복하다. 아침에 차 대장이 맣랬다.모든 산에는 산을 지키는 산신령이 계시고 산을 오르는 우리는 언제나 항상 경건함과 무한한 경외의 마음으로 산을 대해야 한다고 했다.공감이 가는 말이다.산은 언제나 우리의 사고와 관념을 넘어선 신의 영역을 간직하고 있고 우린 심산의 작은 자락을 기웃거린 추억만으로도 인생의 의미와 심오한 깊이에 다가간다. 동물들은 흔적 없이 자연에 동화되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자연에 흔적..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