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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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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지산 - 2004년 1월 26일 산은 언제나 거기 있다.산에서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또 걷는 것 외에 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만난 곳에서 진심으로 내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다..배낭을 메고 훌훌 새벽 길을 나서면 그 견딜 수 없는 그리움의 기대가 가슴 벅차게 다가온다.언제나 찾을 수 있어 산이 가까이 있어 내 삶은 언제나 행복하다. 아침에 차 대장이 맣랬다.모든 산에는 산을 지키는 산신령이 계시고 산을 오르는 우리는 언제나 항상 경건함과 무한한 경외의 마음으로 산을 대해야 한다고 했다.공감이 가는 말이다.산은 언제나 우리의 사고와 관념을 넘어선 신의 영역을 간직하고 있고 우린 심산의 작은 자락을 기웃거린 추억만으로도 인생의 의미와 심오한 깊이에 다가간다. 동물들은 흔적 없이 자연에 동화되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자연에 흔적..
화채능선 - 2003년 10월 5일 동쪽 바다는 새벽 빛으로 하늘을 열고 수평선 위로 두껍게 깔려 있는 구름 위로 붉은 햇살을 쏟아내더니 수 많은 사람들의 함성 속에 이내 눈부신 불덩어리를 토해내고 있다.보기가 쉽지 않은 대청 일출을 한 뼘의 구름 위에서 만난다.나는 2개월 만에 다시 대청봉에 서서 동해의 하늘에서 바로 떠오른 태양의 황금 햇살을 온 몸에 가득 받고 있다.7부 능선 까지 달려 내려온 단풍의 능선에 쏟아지는 태양의 붉은 빛이 만들어 내는 장엄하고 신비한 대청의 아침은 그렇게 열렸다.  화채능선은 휴식년제에 묶여 있는데도 등산로는 사람들이 다닌 흔적이 뚜렷하다.우리처럼 벌금을 무릅쓰고 도둑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는 반증이다.화채봉 가는 길 중간 봉우리에서 다시 경개에 취한다.뒤로는 우리가 흘러내린 능선이 아름다운 가을 빛..
2005년 지리산 종주 -2005.05.29 산에서는 한 껏 자신을 낮추어도 좋았다.아니 작아진 채로 그 길을 걸어 가면서 만날 수 있는 기쁨들 그리고 멀리서 조용히 기다리고 있을 그 뻐근한 휴식과 새롭게 채워지는 영혼의 느낌이 좋았다.온갖 욕심과 집착의 굴레를 벗고 편안함으로 돌아갈 수 있는 시간보통사람을 특별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는 그 산의 유혹을 떨칠 수 없어 나는 오늘도 심산을 구름처럼 떠돈다. 식사를 마치고 개와 늑대의 시간이 오면 산장에서는 날건달이 된다.해가지고 사물의 윤곽이 흐려질 무렵 친숙한 개가 늑대처럼 낯설어 보인다는 개와 늑대의 시간은 역설적으로 따뜻하고 부드럽고 감미롭게 다가 왔다.아무것도 할 일이 없고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은 시간이제 큰 산마루에 등을 기대어 잠들면 심산의 정기는 내 마음을 어지럽히는 세상의 시름과미망을..
덕룡 주작산 - 2004.03.28 병원으로 문병을 갑니다.우리는 숱한 사람을 봅니다.교통사고로 온 몸이 망가진 사람하루종일 허공을 보면서 누워 있어야 하는 사람들 …때로 참으로 아플 때가 있습니다.모든 세상사의 관심과 흥미가 없어지고 오직 병의 회복만을 생각합니다.우린 새삼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건강한 몸의 축복을 뼈저리게 느낍니다.마음이 많이 상하고 괴로울 때가 있습니다.심한 마음의 상처와 괴로움이 삶의 의미를 뿌리 채 흔듭니다.우리는 고통 속에서 비로소 마음의 평화와 안정이 주는 평범한 행복을 알아 차립니다.세상 모든 사람에게는 걱정과 고민이 있습니다.걱정과 고민의  크기는 모두 다르지만걱정과 고민을 극복하는 지혜도 받아들이는 가슴의 크기도 모두 다릅니다그리고 고민이 지난 다음 그것이 사치스러웠고 우스꽝스러웠음을 흔히 봅니다.친구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