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폰’ 소비자 사로잡다
회장님 아이디어로 만든 폰과 서비스 ‘인기몰이’
김종호 기자 tellme@chosun.com
입력 : 2007.08.08 22:31 / 수정 : 2007.08.09 02:30

입력 : 2007.08.08 22:31 / 수정 : 2007.08.09 02:30
- 구본무(具本茂) LG그룹 회장은 작년 4월 LG전자 디자인경영센터를 방문, 휴대폰 담당자에게 “장년층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휴대폰의 글자와 버튼을 크게 하고, 자주 사용하는 기능을 쉽게 쓸 수 있도록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이렇게 개발된 휴대폰이 최근 LG전자가 선보인 ‘와인폰’이다. 구 회장이 아이디어를 냈다고 해서 ‘구본무폰’이라고도 불린다.
- ▲ 버튼 2배 키운 LG ‘구본무폰’2개월만에 10만대 이상 팔려
- 와인폰은 근거리의 작은 글씨가 잘 안 보이기 시작하는 40대 중반부터 50·60대를 위해 2.2인치의 큼직한 액정화면에 돋보기 기능을 내장, 글씨가 크게 보이도록 했다. 버튼도 기존 휴대폰의 2배로 키웠다. 장년층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알람 설정, 일정, 녹음기능, 벨소리 변경 등 네 가지 기능 버튼을 액정화면 바로 밑에 배치,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상대방 목소리를 듣는 스피커도 2배 이상 크게 만들어 잘 들리도록 했다. 와인폰은 지난 6월 초 본격 판매에 들어간 후 약 2개월 만에 10만대 넘게 팔렸다.
- ▲ 주소록 자동 저장 SKT ‘최태원 서비스’입소문 솔솔~ 가입자 25만명이나
- 최태원(崔泰源) SK그룹 회장은 지난 2005년 휴대폰을 분실, 불편을 겪었다. 휴대폰에 저장해 놓은 지인들의 전화번호를 함께 잃어버렸기 때문. 최 회장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휴대폰을 분실해도 전화번호를 되찾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할 것을 제안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SK텔레콤의 ‘주소록 자동 저장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무선인터넷 네이트(NATE) 중 ‘MY’ 서비스에 들어가 지시대로 따르면 이용할 수 있다. 휴대폰에 저장한 이름·전화번호·주소·이메일 등 주소록이 일주일에 한 번씩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자동으로 SK텔레콤의 서버에 옮겨져 보관된다. 휴대폰을 분실한 경우에도 보관돼 있는 주소록을 새 휴대폰에 다운로드할 수 있다. 물론 NATE 접속료는 내야 하지만 주소록 보관은 무료이다. 휴대폰을 잃어버려 새 휴대폰에 주소록을 다운로드할 때 주소 1건당 10원의 요금을 받는다. 지난해 초 서비스를 시작한 후 영업사원과 기업 임직원들을 중심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가입자가 25만명에 이르고 있다.
- ▲ 얇고 가벼운 삼성 ‘이건희폰’삼성제품 중 첫 1000만대 돌파
- 이건희(李健熙) 삼성그룹 회장은 신제품 아이디어를 자주 내는 편이고, 베스트셀러가 된 제품도 많다. 2002년 나온 ‘이건희폰’이 대표적. 납작한 조개 모양의 이건희폰은 이 회장이 디자인팀에 “손안에 쏘∼옥 들어갈 수 있도록 얇고 가벼운 휴대전화기를 만들어보라”고 제안해서 개발됐다. 이건희폰은 삼성전자 휴대폰 중에서는 처음으로 판매량 1000만대를 돌파했다. 휴대폰의 통화·마침 버튼이 키패드 위쪽에 있는 것도 이 회장의 아이디어다. 90년대 중반 이 회장이 엄지손가락을 조금만 움직여 편하게 통화·마침 버튼을 누를 수 있도록 위쪽에 배치할 것을 지시, 삼성전자가 처음 개발했다. 이전의 휴대폰은 맨 아래쪽에 통화·마침 버튼이 있어 불편했다. 지금은 전 세계 대부분 휴대폰이 삼성전자의 버튼 배열을 따르고 있다.
이 회장은 다양한 가전제품을 하나의 리모컨으로 조정할 수 있는 ‘통합리모컨’, TV 화면의 가로 폭을 길게 늘린 ‘명품 플러스원 TV’ 등의 아이디어도 냈다.
삼성경제연구소 한창수 수석연구원은 “대기업 총수들은 정보와 경험이 많고 제품에 대한 관심이 남달라 현장에서 보기 힘든 부분을 찾아내 제품으로 성공시키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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