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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VoD 서비스 인기에 PPV 채널 외면

 영화를 좋아하는 김예지씨는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의 페이퍼뷰(PPV)채널 마니아다.

그러나 최근 이를 해지했다. 그 대신 주문형비디오(VoD)서비스를 하는 하나TV에 가입했다. PPV채널은 영화 선택의 폭도 좁고 시간에 맞춰 봐야하지만 VoD는 자신이 원하는 영화를 원하는 시간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VoD서비스가 인기를 얻으면서 영화 마니아가 선호했던 PPV채널이 흔들리고 있다. 유료방송사업자들은 한 영화 프로그램을 시간차를 두고 지속적으로 내보내는 PPV채널을 운영했다. 시청자가 본 만큼 요금을 부과하는 방식이어서 수익도 짭짤했다. 그러나 최근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볼 수 있는 VoD서비스에 밀려 시청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의 경우 20개 가량의 PPV채널에서 연간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으나 올해에는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SO마다 5∼20개 정도의 PPV채널을 운영해온 케이블TV도 마찬가지다. PPV의 생명력이 다해가는 게 아니냐는 게 유료방송업계의 우려다.

스카이라이프의 한 관계자는 “PPV는 시간에 맞춰서 봐야 하기 때문에 원하는 아무때나 볼 수 있는 VoD에 뒤쳐질 수 밖에 없다”며 “PPV는 과도기적 상품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방송사업자들은 급격히 위축된 PPV서비스의 축소 또는 종료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PV채널을 종료하고 일반 PP채널로 전환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향후 2∼3년내에는 PPV서비스가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도 있다.

최신 영화를 볼 수 있다는 PPV의 장점도 사라졌다. 케이블TV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전에는 PPV가 ‘홀드백타임’(영화 상영 후 비디오, 방송 등 다른 단계로 넘어가는 게 걸리는 시간)이 짧았으나 최근 콘텐츠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VoD도 비슷한 수준으로 짧아졌다”며 “최신 영화 갈증을 VoD가 해소하고 있다는 것도 시청자가 PPV를 외면하는 한 이유”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유료방송사업자들은 VoD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PPV와 VoD서비스를 병행해온 케이블업계는 VoD를 강화하면서 뚜렷한 성과를 거뒀다. CJ케이블넷의 경우 지난 유저인터페이스(UI)개편 이후 VoD 이용률이 30%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성방송의 위기감은 더하다. 위성방송의 특성상 양방향이 불가능해 현재로서는 VoD서비스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는 통신망업체와 제휴해 IP망을 통한 VoD서비스를 검토하는 등 위축되는 PPV 대안찾기에 나섰다.

권상희기자@전자신문, shkw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