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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를 잃고 실의에 빠진 남자는 실직 여성보다 스트레스를 더 받고, 더 빨리 자신감과 의욕, 정체성을 상실한다. 고립감에 시달리며 집에 틀어박혀 혼자 술을 마시는 경우도 잦다….’
지난해 본격화한 경기침체 이후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마초(macho·남성다움) 시대의 종언’.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최신호는 “최근의 글로벌 경기침체가 기존 남성 중심의 사회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 히세션의 도래?
근육질의 육체적 힘과 권위적 지배, 남성다움을 뜻하는 마초의 쇠퇴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하지만 마초 문화는 이제 지속불가능한 단계이며 최근 남성과 여성의 성(性) 역할과 정체성에 근본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포린폴리시의 진단이다.
최근 누리꾼은 물론 경제학자 사이에서도 자주 쓰이는 ‘히세션(he-cession)’은 위축된 남성의 실상을 잘 보여준다. 이는 경기침체(recession)처럼 남자(he)의 영향력이 후퇴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 경기침체는 ‘마초시대의 종언’을 앞당기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실직한 미국인의 80%는 남성이다. 올해 말까지 남성 실직자는 28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930년대 대공황 당시에도 실직자의 75%는 남성이었다. 하지만 당시엔 인프라와 주택 건설 등 근육질의 남성 인력을 요구하는 뉴딜사업이 붐을 이루면서 남성의 위상이 빠르게 회복됐다.
반면 이번 선진국의 경기부양책은 헬스케어와 환경 교육 사회복지 등 주로 여성이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에 집중됐다. 교육수준이 높은 여성이 크게 는 것도 과거와 다른 점이다. 아이슬란드와 리투아니아에서는 최근 여성이 총리와 대통령에 각각 당선됐다. 경제위기의 해결사로 여성을 선택한 것이다.
○ 적응이냐 저항이냐
포린폴리시는 “여성이 득세하는 미래에 남성이 잘 적응한다면 남녀평등에 바탕을 둔 새로운 성 정체성이 형성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남성이 이에 저항할 경우 좌절감과 분노가 거칠고 극단적인 방식으로 나타난다는 것. 옛 소련의 비밀경찰인 국가보안위원회(KGB)나 중동의 지하디스트(성전주의자)가 화려했던 과거를 회복하기 위해 보여준 폭력적 방식이 대표적이다.
성의 권력지형 변화는 서구, 러시아와 중국 등 지역별로 편차가 확대될 가능성도 높다. 중국은 실직 남성의 고통이 정치적 불안정을 야기할까 봐 정부가 마초 중심의 대응책을 내놓고 있다. 러시아나 중동에서도 여전히 여성의 권리는 제한돼 있다. 포린폴리시는 “현 시대의 국제적인 충돌의 주요 축은 이데올로기나 지역 간 갈등, 문명 간의 충돌이 아니라 바로 성(젠더)의 권력지형 변화”라고 분석했다.
이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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