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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오래된 사람들

 

 

 

 

 

 

 

여름이 깊어 갔다.

10년 이상을 함께했던 우리의 우정도 아직 퇴색하지 않았다.

 

예측할 수 없는 삶의 의외성을 이보다 더 잘 보여주는 모임이 있을까?

 

모두 전산 책임자로 시작해서 흐르는 세월을 물 길을 따라 가는 동안 모두  하나 둘씩

다른 배로 옮겨 타더니 이젠 임이사 혼자 외로의 IT호를 지키고 있다.

그래도 홀로 남은 선장이 평사원의 굴레를 벋어 던지고 경영진에 합류하게 되었으니 그

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을까?

 

누가 알았으랴?

처음 발을 들여 놓은 물길에서 한 20년쯤 세월이 흐르고 난 후 우리 모두 각자 서로 다른

세월의 여울목을 건너게 될지를 ?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IT가 세상을 뒤 덮고 우리의 삶의 지배하고 있다.

하지만 아리러니하게도 IT 맨들은 그들이 만든 세상의 파도에 밀리고 점점 잊혀져 간다.

 

변화와 혁신의 중심에 선 자의 문제였다.

끊임 없이 진화하는 세상에서  나이들어 갈 수 밖에 없는 인간의 숙명  때문이기도 했다.

그건 어쩌면 슬픈 운명과도 같은 거였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세상의 멋진 파도타기를 즐기다가 결국 기력이 쇠해지면 변화의

파도는 힘에 부치고 바람은 차가와진다.

노구를 이끌고 변화의 삭바람을 몸소 맞으며 고분분투하다가 결국 그 변화의 폭풍에 스

스로 휩쓸려 가야 한다.

 

 

결국 인간의 라이프 사이클에 비추어  볼 때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해야 하는 특성상 

IT란 직업으로서는 별로 바람직하지 않은 직종 이었다.

그 결과는 우리 전인회의 살벌한? 통계 수치로 명징해졌다.

IT는 그냥 삶에서 누려야할 편익과 혜택으로 족했다.

 

 

그래도 그 명맥과 끈끈한 유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으니 대단하지 않은가?

매월 1회 모임

매년 야유회와 여행

 

우리가 잊지 않고 만나듯 어김없이 7월의 무더위가 찾아 왔고 우린 작년과 마찬가지로

상산리 물가를 찾았다.

그래 몸 보신 한 번 해야 남은 더위를 또 견뎌내고 또 충만한 의욕으로 새 날을 대할 수

있지 않을까?

 

한 점 바람 없이 워낙 더운 날이었다.

우린 물가 툇마루에 앉아 술 마시고 개고기 먹고 또 술을 마셨다.

수육으로도 먹고 전골로도 먹고

먹는게 힘에 부치면 쉬었다가 먹고

배가 불러 움직이는게 귀찮아 지면 베짱이처럼 배를 불쑥 내밀고 들마루에 누워 낮잠을

잤다.

그라다 무료하면 땡빛 아래서 족구를 하고 온몸에 화기가 오르면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여름 더위와의 교전은 피하는게 좋은 전략이 될 수도 있다.

세상은 단순하게 사는 것이 좋고 가끔 게으른 하루를 보내는 것도 좋다.

친구들과 밀린 이야기 나누고 한 주의 피로와 무더위를 개울 물에 씻어 내면서….

 

 

늦게 합류한 박사장에게 미안하긴했지만 객지에 있다보니 지난 주에도 찾아뵙지 못한 어머님

댁에 들르느라 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

 

우리가 열심히 살아온 세월만큼 더 멋진 인생 후반부를 누릴 수 있는 전인회기를 기대해 본다.

 

2012 7 21일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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