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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말의 덕유산 야생화

 

 

 

 

 

월말 작업에다가 재고조사에다가 회사에 난리가 버썩 났는데 조사표만 보내고 퇴근했다.

 

밥도 못 먹고 어머님 댁에 갔는데 밥먹을 시간도 어중간 해서 어머님하고 얘기 나누면서

과일만 몇 개 먹었다.

어머니는 눈이 더 들어가셨다

말씀 하시는 것보다 상태가 더 안 좋으신 거다.

하룻밤 자고 아침에 나오는데 다른 때 같이 마음이 편치 않은데 .

그래도 오늘은 영숙이 온다니 다행이다.

 

마눌과 덕유산 야생화 보러 가기로 한 날이다.

7월말의 원추리 밭과 야생화를 보러…..

 

가는 길 아침부터 전화가 오고 야단이다.

나도 없는 데 대표이사 지시라고 영업부에서 현장 재고를 조사 한다고 몰려 왔단다.

이반장이 투덜거리고 조사 지원을 안하니 본부장이 재고조사에 협조해달라고 전화가 왔다.

당근 해줘야쥐  이 반장에게 얘기는 했지만 마감 때 자리를 비운 탓에 뒷 맛은 영 개운치

않다.

 

하여간 회사에서는 난리가 나고 난 마눌과 덕유산에 간다.

9 30분 곤도라를 타고 고원의 덕유 꽃 밭을 거닐며 세상의 시름에서 잠시 놓여 나기 위해서…..

 

오늘 선선해서 아주 시원한 고원의 산책의 기대가 펄펄 살아 온다.

어쩌면 시원한 가을 날의 멋진 여름 꽃밭을 만날지도 모르겠다.

 

 

설천봉

흐미 ~ 이게 뭐다냐 ?

자욱한 안개 속을 스산하게 불어 가는 싸늘한 바람….

18.9

여긴 겨울이여 ~~ 반팔에 밥바지를 입고 올라 온사람들 모두 화들짝 놀라는 모습들이다.

아무 생각 없이 쓰레빠 찍찍 끌고 올라온 리조트 투숙객들

큰 맘먹고 부모님 모시고 바람 쐬러 올라 온 사람들 모두 아연실색이여……

밑은 여름이고 여긴 안존 초겨울..

 

근데 한 치 앞도 내다 보이지 않는 이 안개는 너무 심하네

산신령 님이 다 생각이 있으신 거지

수척한 덕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으셨거나

조망보다는 여름 야생화에 더 집중 하라고 …..

 

8년전 성환이 하고 능선 산행을 할 때는 7 20일이었다.

그 때 하고는 피는 꽃이 다른데 어쨌든 그 많던 원추리 군락은 거의 사라졌고

자생하던 수 많은 야생화들도 그 개체수가 현저히 줄었다.

 

큰 산을 훼손한 많은 기업들은 그 댓가를 치웠다.

신은 인간의 편익과 즐거움을 위해 수많은 생명들 (나무와 짐승과 곤충들)

죽음으로 내 몬 첵임을 반드시 물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점점 더 더 황폐해지는 덕유의 모습은

날로 여위에 가시는 어머니만큼 안타깝고 안쓰럽다.

 

우리는 자욱한 안개와 고원의 바람을 맞으며 백암봉 까지 야생화 투어를 강행했고

점점 더 흐려지는 날씨와 자욱해지는 안개 속을 되집어 다시 행적봉으로 돌아 왔다.

내친 김에 동엽령 까지 진행하여 안성으로 내려서면 좋겠지만 날도 좋지 않고

마눌의 체력도 세월 따라 약해졌으니  그 흐름에   맞추어야지

돌아올 때 안개가 걷히면 사진을 찍겠노라며 지나쳤던 향적봉은  안개가 더 자욱해져서

처음 올랐을 때 보다 시게는 더 흐렸다.

하지만 바람은 오히려 잔잔 했다.

 

곤도라를 타고 다시 해발 제로로 내려오니 비가 내리기 시각했다.

그래도 덕유 신령님 비 안 맞게 해주신게 얼마나 다행인가/

 

바람과 안개가 덕유위 화폭에  꽃과  나무로 그린 가을날의 여름 풍경화 였고   

산행 내내 추위를 느꼈던 제대로된 한 여름 피서 산행이었다.

돌아 오는 길에 리조트 산들애에 들려 버섯 전골로 늦은 점심겸 저녁을 먹고 귀가하다.

 

2022 7 30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