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이 땅을 밟아보지 못한 사람에게 튀르키예(터키) 카파도키아는 하늘의 도시다. 육중한 바위와 까마득한 협곡 아래로 형형색색의 열기구가 수없이 떠오르는 곳.
맞는 말이다. 카파도키아 여행에서 하늘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이곳을 찾아온 관광객들은 새벽 5시쯤, 칠흑 같은 밤의 끄트머리에 허허벌판으로 모여든다. 열기구에 몸을 싣기 위해서다. 지평선이 보일 만큼 거대한 풍선들이 날아오를 무렵, 아침 해가 서서히 떠오르며 여행자를 반겨준다.
본격적으로 동이 트면 신세계가 펼쳐진다. 발아래엔 각양각색의 기암괴석이 끝도 없는 황야 속에 파노라마처럼 이어진다. 주변에는 컬러풀한 열기구가 하늘을 수놓아 영화와 드라마에서 봤던 그 모습 그대로의 장면을 연출한다.
카파도키아의 매력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땅거미가 지면 여행자들은 다시 마음이 설렌다. 로즈밸리가 한눈에 보이는 곳에서 ‘일몰의 선물’을 기다린다. 로즈밸리는 해가 질 때 바위들이 장밋빛으로 물든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바위들은 수백만 년 전 화산 폭발로 생겨난 암석이다. 비바람에 침식하면서 거인 같은 모습으로 서 있다. 태양이 대지를 빨갛게 불태우며 거인 뒤로 사라지는 모습은 초현실적 장관이다. 태양이 자취를 감추면 이내 거대한 달이 협곡 위로 서늘하게 떠 오른다. 카파도키아의 노을에 매혹된 영화감독 조지 루커스는 ‘스타워즈’의 우주 계곡 장면에서 이를 담아냈다.
땅 위의 관광을 마쳤다면 이제 지하로 내려가야 할 시간이다. 카파도키아에 가본 사람들은 안다. 도시의 영혼이 아래를 향해 있다는 것을. 외세의 침략을 막아내고 종교적 신념을 지키기 위해 이곳 사람들은 지하에 도시를 지었다. 카파도키아의 경이로움은 빛 한 줄기 없는 그곳에서 다시 시작된다.
카파도키아=김은아 한국경제매거진 여행팀 기자 e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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