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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묵님 경북 청송 주왕산 산행기

 
경북 청송 주왕산(周王山) ①
  2006/05/10 10:21
김신묵      조회 2568  추천 2

경북 청송(靑松)...

양반의 고장인 안동(安東)의 동남쪽에 있으며 영덕과 포항으로 이어지는 길목이다.

사실 청송은 그리 잘 알려진 고장은 아니며 경상북도에서도 심산유곡의 외진 곳일뿐 아니라

악명(?)높은 청송보호감호소로 인하여 너도나도 몰래 기피하는 지명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청송에는 주왕산(周王山)이 있었다.

 

경상북도 청송군 부동면 일대에 솟아있는 주왕산(720m)은 1976년 12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경북 제일의 명산으로

산의 모습이 돌로 병풍을 친것 같다 하여 옛날에는 석병산(石屛山)이라 하였다고 하며

선유 선사들이 산에 와서 살았다 하여 대둔산이라고도 했었고

신라 선덕여왕의 족자인 김주원이 여기에 와 있었다 하여 주방산이라 했다가 
신라말부터 주왕(周王)이 은거하였던 산이라 하여 오늘의 주왕산(周王山)으로 불리게 되었다는 이야기...

 

주왕(周王)의 전설은 다음과 같다.

중국 당나라 때 주도라는 사람이 진나라를 회복하고자 수만 군사를 일으켜 남양에서 반기를 들고 일어서서 스스로를 후주천왕이라 칭하고 당나라 서울인 장안으로 쳐들어갔으나 패전을 당하고 요동으로 쫓기어 압록강을 건너 강원도 원주를 거쳐 석병산이 매우 깊고 험하다는 소문을 듣고 이 산에 은거하였으니 그가 주왕(周王)이다.

이를 알고 당나라에서 신라에 청하여 주왕을 잡아달라 하니 신라의 마장군 형제들이 나서서 주왕을 잡았으니 그는 주왕굴에서 최후를 마쳤으며 그후 나옹스님이 이곳에서 수도할때 이산을 주왕산(周王山)이라 불러 지금까지 전해 온다는 이야기...

 

주왕산은 설악산, 월출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암산(岩山)중에 하나이다.

 

또한 주왕산은 수달래(산철쭉)으로 유명하며 매년 5월초에 '수달래축제'를 열고 있는데

제 21회 수달래 축제가 지난 5월 6일 ~ 7일까지 주왕산 국립공원 일대에서 치루어졌다.

마침 그때 주왕산과 주산지를 다녀온 이야기....

 

 

 

서울에서는 중부고속도로 -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원주에서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남하하여

서안동이나 남안동 IC에서 내려와 청송을 찾아가면 된다. (복잡한 안동시내를 피하는 남안동 IC 권유)

필자는 남안동 IC로 빠져나와 79번과 914번 지방도로를 번갈아 이용하여 일직 - 점곡 - 길안 - 청송으로 가는중

의성군 점곡면 사촌리에 이르러 울창한 숲길을 만나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이름하여 사촌서림(沙村西林)....

고려말 안동김씨 김자첨이 안동에서 회향하여 이곳에 조성한 숲이라고 하는데

서쪽이 허하면 인물이 나지 않는다는 풍수지리설과 샛바람을 막기 위한 방풍림으로 상수리, 느티나무등을 심었는바

그 수령이 400 ~ 600년이 되었으며 20미터가 넘는 나무들 숲의 길이는 800m에 이른다고 한다.

 

<의성군 점곡면에 위치한 사촌리 서림 숲길....천연기념물 405호>

 

청송까지 1시간 남짓 달려가는 동안 보이는건 아무리 둘러 보아도 온통 사과밭뿐...

아마도 이곳에서부터 대구일대까지.... 대구, 경북지역 모두가 사과농사를 짓는 듯 하였다.

 

<사과밭 전경....  만발한 사과 꽃으로 마치 흰 눈이 내린 듯 하였다.>

 

<사과 과수원 바닥에 민들레가 지천이다.... 일부러 심은듯 한데 그 연유를 알 수 없다...>

 

<사과 꽃.... 멀리서 언듯보면 배 꽃인줄 알겠다.....   왼쪽이 사과 꽃, 오른쪽이 배 꽃.>

  

 

청송읍으로 들어서기전... 덕천리에 '송소고택(古宅)'이 있다.  

조선시대 영조때 만석의 부(富)를 누린 심처대(沈處大)의 7대손 송소(松韶) 심호택(沈琥澤)이 지었다고 하는 99칸 집이다.

민박을 운영한다기에 들렸더니 현재 10실을 운영하는데 이미 예약이 끝났다 하여 둘러만 보고 나왔다.

 

<안동 - 청송간 도로망... 송소고택 위치...>

 



<송소 고택 전경....>

 

마침내 청송읍에 도착하여 주왕산 국립공원을 찾아 들어갔다.

주왕산 국립공원은 달기약수터, 국립공원 주왕산, 절골계곡, 주산지등 4곳의 유명지로 이루어져 있는데

시간관계상 이번에는 주왕산 국립공원과 주산지를 둘러 보았다.

 

주왕산 국립공원은 입구 주차장 부근에서부터 '수달래축제(5월 6일~7일)' 분위기에 한껏 부풀어 있었으며

전날인 토요일에는 비가 많이 내렸지만 그덕분에 다음날은 청명한 날씨가 너무나 깨끗한 하늘을 보여주고 있었다.

 

<주왕산 입구....  바위산의 기개가 씩씩하다...  기암(旗岩)이다...>

 

 

입구에서도 보이는 저 우람한 바위는 기암(旗岩)이다.

기암괴석이라 할 때의 기암(奇岩)이 아니라 깃발바위라는 뜻의 기암(旗岩)인데

이는 주왕의 전설에서 신라의 마장군과 싸울 때 볏집을 둘러씌워 군량미처럼 위장한 바위이며

나중에 마장군이 이곳을 점령했을때 대장기(大將旗)를 세웠다하여 기암(旗岩)이라고 부른다.

 

<부녀회원들이 각종 떡과 녹차, 다식을 무료봉사하고 있다....>

 

주차장에서 매표소까지는 좌, 우측이 온통 식당들로 이어져서 손님들을 부르고 있었으며

매표소를 들어서자 바로 대전사(大典寺) 절 마당이고 절 집이다.

대전사(大典寺)는 신라 문무왕때 의상대사가 창건했다고 하나 건축양식으로 보아 조선조때 세워진듯 하다는 說이...

 

<대전사(大典寺) 앞마당엔 왕벚꽃이 화사하고 뒷산 기암(旗岩)의 암벽이 멋지다.>

 


 

<주왕의 딸 이름을 따서 지었다는 백련암과 장군봉... 대전사에서 주방천 개울 건너편에 있다>

 

매표소를 들어서면 바로 대전사, 개울 건너편 왼쪽이 백련암....

계곡물이 흐르는 주방천을 따라 걸어 가면서 웅장한 암벽들을 구경하고 수달래가 핀 천변을 거슬러 올라가

제1, 제2, 제3 폭포까지 돌아보기로 하였다.

3폭포 윗쪽의 내원마을도 가보고 싶었지만 주산지까지 돌아보아야 하겠기에 발길을 재촉할 수 밖에~

 

아래 지도에서 매표소 - 대전사 - 수달래계곡 - 자하교 - 급수대 - 학소대 - 시루봉을 지나 3개의 폭포까지이다.

그 구간은 경사도 별로 없고.... 탐방로가 잘 닦아져 있어 등산이라기 보다는 산책하듯이 다녀올 수 있는데

편안하게 천천히 걸어서 2 ~ 3시간이면 충분하다.

 

 

대략 이 구간만 걸어보아도 맑은 계곡물과 시원한 폭포, 주왕산 특유의 기암절경을 충분히 맛 볼 수 있으며

시기적으로 맞아 떨어져 활짝 핀 수달래까지 볼 수 있었다.

전날 많은 비가 내려 오히려 하늘은 청명하고 깨끗한 시야가 너무나 푸르렀다.

 

<탐방로의 모습.... 자연휴식년제로 하천변으로의 접근은 목책을 설치하여 금지하였다>

 

<맑은 물이 흘러내리는 주방천....>

 

<계곡의 풍광이 너무 아름답다 ....한 폭의 그림같다>

 

<주방천변에 무리지어 핀 수달래....>

 

수달래에도 주왕의 전설이 얽혀 있다.

주왕이 후주천왕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숨을 거두며 흘린 피가 주방천을 붉게 물들였고,

그 이듬해 물가 곳곳에 수달래가 피어 났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곳 수달래는 수단화(壽斷花)라고도 한다.

식물학자에 의하면 "수달래, 수단화 모두 정식 명칭은 아니며 산철쭉이 제 이름" 이라고 한다.

진달래보다 색깔이 진하고, 꽃잎마다 검은 반점이 20여 개씩 있어 다른 꽃보다 더 농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