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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왜 PLM인가?

◆한순흥 KAIST 교수

PLM 가치를 낮게 평가하는 사람들은 PLM이 공급업체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만들어낸 하나의 선전문구(Buzz-word)에 불과하며, 세월이 얼마 지나면 잊혀질 단어라고 한다.

하지만 변화된 산업환경에서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개념이 그 안에 있다. 간단히 얘기하면 아웃소싱과 계속 줄어드는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문제다. 이 두 가지는 물론 격화된 산업 경쟁 환경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중국의 저돌적인 추격과 일본의 따돌림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민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이, 어쩔 수 없이 택하고 있는 새로운 생존 전략이다.

한 예로 휴대폰은 그 기능이 점점 더 복잡해 지고 있지만, 새로운 제품은 과거보다 더 빨리 시장에 소개되고 있다. 또한 더 많은 부품이나 모듈이 부품협력업체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협력업체 중에 하나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즉, 품질이나 납기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과거보다 더 큰 피해가 더 빠른 속도로 기업의 상황을 악화시킨다.

LG전자와 같은 대기업은 이렇게 점점 더 부품협력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협력업체의 관리는 더욱 중요해져서 이제는 확장기업이라는 용어가 사용된다. 과거처럼 LG전자의 울타리 속만 책임지면 되는 것이 아니라, 부품협력업체의 품질과 납기도 책임져야 살아남을 수 있는 산업환경이다.

이같은 현상은 이제 보편화돼 있다. 더 많은 부품이 더 빠르게 협력업체에서 공급되는 환경이기 때문에 제품의 라이프사이클과 협력업체를 포함하는 과거보다 넓은 범위에 걸쳐 정확한 도면의 전달과 공유가 관리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PLM이 필요하다. 시간 축을 따라 시장환경 조사, 개념설계, 스타일 디자인부터, 생산, 판매, 애프터서비스와 유지보수 이후까지 정확한 도면의 관리는 중요하다. 한 예로, 50년간 운전된 원자력발전소의 수리를 위해서는 50년 이상 도면이 관리되어야 한다. 협력업체들도 정확한 도면을 바탕으로 생산을 하여, 부품의 품질과 납기에 문제가 없도록 관리가 되기 위해서는, 데이터베이스와 인터넷을 통한 자료의 관리와, 정보표준을 통한 정보의 전달과 공유가 중요하다.

대량 맞춤(mass customization), 혼류(混流) 생산 (mixed-stream production), JIT (just in time), 모듈기반 생산과 조립 (Modular design and assembly) 등은 PLM이 관리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의 또 다른 모습이다. 로봇이나 컴퓨터를 이용한 업무의 자동화 수준이 높아지면서, 과거에 비해 더 많은 양의 복잡한 데이터가 부서 간에 공유되어야 하는 환경이다. 이러한 산업환경에서는 과거 방식의 기술로는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곤란하다.

PLM의 문제점이라고 한다면 ERP와의 충돌을 꼽을 수도 있지만 지금의 기업 환경에서 PLM은 제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임에는 틀림없다. shhan@kaist.ac.kr??

○ 신문게재일자 : 2006/1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