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화역, 꽃숭어리 풍경
현 빈
참 다행이었어 이렇게
간이역에 이별없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철길 양편으로 벚나무들
무진무진 꽃을 피워
가슴도 덩달아 두근두근
그대 생각으로 더 채웠어
꿀벌들은 제임스 골웨이의
맑은 하늘빛 플루트 음률처럼
꽃잎 사이를 날고 있었지
참 이상한 일이야 이렇게
기차를 기다리지 않고도
오래 머물 수 있다니
마침 기적을 울리며
기차가 머리에 불을 켠채 지나갔어
하르륵 하르륵 꽃잎들 날렸었지
아! 죽어도 좋겠다는 말이
순간처럼 입속을 맴돌았어
꽃잎처럼 날려도
아픔없이 눈 감을 것 같았어
벚꽃잎들 뭉텅뭉텅
낮은 구름처럼 깔려 있던
경화역 그 날의 모습이었어
땅에 떨어진 꽃잎조차도
버릴게 하나도 없는 봄날 이었지
'좋은글(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일몰 일출 명소 (0) | 2006.12.26 |
---|---|
108배 (0) | 2006.12.26 |
아름다운 인생을 위하여 (0) | 2006.12.05 |
화장실엔 '일'보러가나 '글' 보러가나?; (0) | 2006.12.05 |
[스크랩] 펀글/ 故 박정희 대통령의.. (0) | 2006.1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