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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IBM 연구소

미국 동부 버지니아주 요크타운에 위치한 IBM 왓슨 연구소 전경.
 2006년 IBM은 연간 특허 획득 ‘세계 신기록’을 세운다. 1년 동안 IBM이 획득한 미국 특허 수는 무려 3621건. 그런데, IBM이 깨뜨린 기존 세계 기록은 다름 아닌, 2003년 IBM이 수립한 것이었다. 연구개발(R&D) 분야에서 IBM의 유일한 경쟁자는 ‘IBM 바로 자신’이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증명된 셈이다. 실제로 IBM은 14년 연속 미국 최다 특허 획득 기업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만큼 IBM의 방대한 R&D 프로젝트를 부족한 지면으로 소화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존 켈리 IBM연구소 소장(수석 부사장)이 향후 5년 동안 인류 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기술을 기준으로 고르고 고른 IBM 5대 기술 중 흥미진진한 3가지 프로젝트를 추려 소개한다. 모두 IBM이 엄청난 시장 잠재력을 확신하고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통원 치료 대체하는 원격 진료=전 세계적인 고령화 흐름은 피해 갈 수 없는 인류의 큰 숙제가 됐다. 가장 먼저 고령화 사회에 도달한 일본의 경우, 5명 중 1명이 노인이다.

IBM은 병원이 아닌 어떤 곳에서도 안전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원격진료’야 말로 IT가 만들어낼 또 하나의 거대한 시장으로 본다.

 이를 위해 IBM은 환자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전자태그(RFID) 목걸이, 당뇨·심장병 등 만성질환 환자들이 휴대폰을 이용해 진단과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가상가정의 진단시스템과 원격진단 정보 전송장비, 검진 기록을 자동으로 디지털 파일로 전환해 주는 디지털펜, 환자가 지시받은 투약법에 따라 약을 복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자동투약 보조기 등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IBM은 이미 미국 마이애미 아동전문병원에 초보적인 수준의 RFID 목걸이를 공급해 시험 운용하고 있다. 어린 자녀에 RFID 목걸이를 걸어줌으로써 부모와 헤어지는 위험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인간의 마음을 읽는 스마트폰=야근을 끝내고 귀가하던 날 출출해하던 당신에게 단골 피자집의 특가 피자가 자동 배달된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사용자의 행동을 학습하는 똑똑한 휴대폰이 ‘알아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사용자의 선호도나 요구를 학습한 뒤 맞춤형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모바일 기기가 5년 안에 등장한다는 것이 IBM의 판단이다.

 여기에는 인터넷·모바일 등 각종 네트워크에 접속해 맞춤형 애플리케이션과 사람을 찾아주는 프레전스(presence) 기술이 필수적으로 동반된다. ‘비즈니스 파인더’는 IBM 인도 R&D센터가 발표한 프레전스 기술로 첨단 지리정보시스템(GIS)과 결합, 품목별로 가장 가까운 영업소를 찾을 수 있도록 해 주는 솔루션. 이 기술이 현실화되면 소규모 사업자나 1인 사업자도 효과적인 마케팅 채널을 확보하게 된다. IBM은 또 노르웨이 최대 통신그룹 텔레노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휴대폰 사용자가 어떤 위치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 휴대폰이 학습하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외에 ‘PASTA(Presence Advanced Services for Telco Applications)’라는 IBM이 보유한 또 다른 프레전스 기술도 있다. 이 기술의 응용 사례는 회의 시간이다. 사용자가 회의실에 들어가면, 휴대폰은 자동으로 보이스메일 체제로 전환한다. 휴대폰이 사전 학습을 통해 ‘회의 중 조용히 해야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 3D로 진화한다=IBM은 차세대 인터넷을 ‘3차원(3D)’이라는 한 단어로 요약한다. 3D 그래픽 기술은 가상 커뮤니티인 ‘세컨드라이프’나 온라인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에서 일부 선보였다. 그러나 IBM이 그리는 3D 인터넷의 핵심은 온라인에서 보다 향상된 사실감을 제공, 과학·공학·의학·비즈니스·교육·공공 등에서 또 다른 무한 가능성을 발굴해내는 데 있다. 이를테면, 질병을 진단하고 새로운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며 신뢰높은 건축 도면을 설계하는 것부터 가상의 슈퍼볼 경기장을 둘러보거나 짜릿한 속도로 스포츠카 질주를 즐기는 것까지 모두 포함된다. 보다 사실감 넘치는 가상세계는 별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도록 한다는 것이 IBM의 목표다. IBM은 “세계 최강의 슈퍼컴 기술과 시각화 노하우, 게임 플랫폼 기술(X박스·위·PS3)을 바탕으로 3D 차세대 인터넷 건설을 주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IBM은 영국의 한 식품 유통업체와 손잡고 가상의 대형 할인점을 걸으면서 쇼핑카트에 필요한 상품을 담고 이를 실제 집으로 배달해 주는 쇼핑 경험 서비스를 집중 개발하고 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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