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보통신 트랜드

자동차와 IT산업

요즘 출시되는 신형 자동차는 첨단 장비의 전시장이라 할 수 있죠. 막히지 않는 길을 알려주는 내비게이션은 물론이고 엔진제어, 사고방지를 위한 타이어 압력 감지 센서, 일정하게 앞차와의 거리와 속도를 유지하는 오토크루즈, 차선과 거리를 유지하는 레인 킵(land keep), 탑승자의 위치에 맞게 에어백이 팽창하는 센서 그리고 무인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안전하고 효과적인 운전에 IT가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물론 미래의 자동차는 더 많은 전자장치가 차안으로 들어가게 돼죠. 금액으로 따진다면 지난해 기준으로 2500만원쯤 하는 중형 승용차에 전장장치가 250만원어치 가량 사용된다고 합니다, 이중 반도체만 놓고 보면 메모리·비메모리반도체, 마이크로컨트롤유닛(MCU), 센서 등 대략 200여개의 반도체가 사용된답니다. 3년 후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나 360개가 되고 자동차에서 소프트웨어와 반도체의 가격이 3분의 1에 이를 거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IT는 자동차와 결합해 어떤 역할을 할까요.

 ◇엔진 효율 높이는 환경 지킴이=일단 자동차 엔진으로 가볼까요. 자동차에서 전자장치가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곳 중 하나가 차량의 힘을 좌우하고 차를 움직이는 엔진입니다. 엔진을 가솔린의 단순한 연소과정을 제어하는 기계적인 장치로만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석유 값이 하늘 높이 오르는 요즘 엔진에서 MCU이란 기기를 제어하는 반도체와 센서로 연료 효율을 높여주죠. 그 주요 장치가 바로 전자식 연료분사기입니다. 전자식 연료분사기는 공기 중 배기가스의 주범인 이산화탄소(CO�)와 차량 무게를 15% 줄임으로써 엔진의 힘을 15% 가량 높이는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환경 보호를 위한 자동차 연구에도 IT의 역할은 빠지지 않습니다. 화석연료의 사용 가능한 연수는 석유가 38년, 천연가스 64년, 석탄 192년에 불과하지만 에너지 수요는 2000년 대비 2030년에는 66%나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깨끗한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내연기관에서 전지를 이용한 모터로 작동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와 연료전지 자동차도 거리를 누빌 것입니다.

 ◇안전한 운행 정보 지원=예전에는 항공기에나 탑재돼던 다양한 운행 정보 장치도 자동차로 속속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 장치는 자동차 운전에서 안전을 책임집니다. 국내 기업인 현대자동차가 새롭게 선보일 프리미엄 세단 ‘BH’에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Adaptive Cruise Control)이란 기술이 장착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레이더를 장착한 ACC는 주행 중 앞에 다른 차가 나타나면 자동으로 속도를 줄이고 차량이 사라지면 다시 속도를 높입니다. 현재 이 기술은 벤츠·렉서스·폭스바겐 페이톤·인피니티·볼보 등 일부 고급 모델에 적용돼 있죠. 특히 ACC의 경우 운전시 영향을 받는 안개·비와 같은 기후 조건 등에 영향을 받지 않는 장점이 있죠.

 차량 전면 유리에 각종 정보를 보여주는 헤드 업 디스플레이(Head Up Display)도 항공기에 적용되던 기술이었죠. 운전자로 하여금 주행 중 정보 확인을 위해 눈을 돌릴 필요가 없게 해주면서 운전자의 안전을 지켜줍니다.

 GM에 의해 처음으로 자동차에 도입된 HUD는차량 주행에 필요한 속도·분당 모터 회전수(RPM) 등의 정보를 운전자의 시야 정면에 3차원으로 중첩시켜 표시해 주는데 자동차 앞 유리에 형성되는 사각형 모양 상으로 정보를 볼 수 있죠. 또 밤에는 운전자의 가시거리 밖에 있는 앞쪽 물체에서 방출되는 적외선을 감지해 디스플레이하는 나이트 비전 기능 등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칩의 결합으로 다양한 첨단 기능이 여러분의 안전을 책임집니다.

 ◇국내 기술 수준은=스트래티직어낼리틱스 보고서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는 2005년 164억달러에서 5년간 8.2% 성장, 2010년에는 244억달러에 이를 전망이어서 주목받는 시장이 될 전망입니다. 특히 중국은 22%의 높은 성장률이 기대되는 지역이기 때문에 96년에는 6개 MCU만 들어갔지만 내년에 공개될 고급 차량에는 100개의 MCU가 탑재될 예정이어서 자동차 내에 반도체 사용 범위가 점차 확대될 전망입니다. 이외에도 차량용네트워크(CAN)·메모리반도체 등을 고려할 때 IT의 도움이 없다면 차가 도로 중간에 서는 일이 발생할 정도죠.

 그렇다면 이들 제품의 국산화 정도는 어떨까요. 사실 국내업체는 자동차에 많은 반도체를 장착하지는 못합니다.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많은 국내 반도체업체가 차량용 전장시장에 관심이 많습니다. 최근 메모리반도체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PC에 탑재되는 D램의 이익률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고수익성인 차량용 반도체와 소프트웨어를 찾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또 우리나라엔 현대기아차·GM대우·르노삼성·쌍용차 등 세계적으로 명성이 높아가고 있는 차가 많습니다. 따라서 자동차 업체와 IT업체가 손잡고 개발에 힘쓴다면 우리나라가 이 분야 최고가 되는 것도 멀지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미래의 주역인 청소년 여러분이 도전해 볼만한 분야이기도 합니다.

◆ST마이크로 백철 상무

 -요즘 자동차와 IT 융합의 미래를 설명한다면.

 ▲자동차는 기계공업의 총아에서 전자제어 장치의 집합체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전장부품의 활용 비율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자동차 전장기술은 향후 자동차산업의 승자를 결정짓는 핵심 기술이 될 전망이다. 자동차 전기전자 기술은 샤시 전자제어 기술, 미래형 자동차 기술 그리고 안전·환경·정보통신분야를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기계·유압기술은 전자제어기술로 대체돼 컴퓨터가 관리하고 있으며 이런 추세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자동차에 장착되는 전장기기의 조건이 까다롭다는데 어떤 기준을 만족해야 하나.

 ▲아주 뜨겁거나 아주 차가운 환경, 강한 진동 환경 등 다양한 악조건 속에서도 작동을 해야 되기 때문에 엄격한 시험을 통과해야 장착될 수 있다. 내비게이션 및 음향기기의 경우 달리는 차안에서도 작동되야 되기 때문에 급격한 진동에 견딜 것이 요구된다. 또 주차해놓았을 경우 자동차 내부가 뜨거워지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반 전장기기에 요구되는 작동 온도가 0도∼영상 50도라면 자동차 전장기기에 요구되는 작동 온도는 영하 30도∼영상 75도에 달한다. 특히 엔진룸의 경우에는 엔진으로 인해 고온이 되기 때문에 작동 온도 조건이 영하 40도∼영상 110도로 더 까다롭다. 또 각 시스템이 가진 주파수에 서로 간섭되지 않도록 엄격한 전자파 시험에도 통과해야 한다.

 -자동차와 IT의 대표적인 컨버전스 적용 사례는.

 ▲자동차와 IT의 컨버전스로 대표적인 것이 텔레매틱스 시스템과 운행정보시스템(DIS)이다. 텔레매틱스 시스템은 내비게이션·텔레매틱스·DMB·라디오·CD·음성인식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묶여져 있다. DIS(Driver Information System)는 차량용 멀티미디어 네트워크인 MOST를 기반으로 각종 멀티미디어 기기 및 전자제어 장치를 연결, 운전에 필요한 정보를 모니터로 파악하고 제어할 수 있는 차세대 시스템이다.

 이경민기자@전자신문, km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