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은 수도를 대전 근교로 옮길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그 꿈은 이뤄지지 않았다. 그로부터 30년 가까이 흐른 1998년, 대신 정부 기관들이 줄줄이 대전으로 옮겨 왔다. 관세청 조달청 통계청 병무청 문화재청 산림청 중소기업청 특허청 국가기록원 철도공사…. 그러나 대전지하철 정부청사역에서 내려도 바로 이들 기관을 만날 수는 없다. 정부청사는 꽤 멀리 떨어져 있고 대전 행정기관과 유통시설, 병원, 준공영기관 등이 밀집돼 있다.》
▽청소년의 메카, S게임장=1번 출구로 나오면 미국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연상케 하는 도심 속 샘머리공원이 있다. 둔산신도시가 개발되던 1988년 공원으로 지정돼 광장과 분수대 운동시설 놀이시설 휴양시설 등이 들어섰다.
특히 어그레시브 인라인스케이트와 스케이트보드, BMX자전거를 이용할 수 있는 S게임장은 청소년들이 즐겨 찾는 놀이시설이다.
이곳엔 270년 된 느티나무도 있다. 높이 17m, 둘레 4.2m로 대전시 보호수인 이 나무는 ‘나뭇잎이 고르게 나오면 풍년이 들고 성글게 나오면 흉년이 된다’는 전설을 지니고 있다. 원래 이곳에서 북서쪽으로 800m 떨어진 곳에 있었으나 무려 1억 원의 이전비를 들여 이곳으로 옮겨 왔다. 1996년부터 서구 문화원이 이곳에서 목신재 등 전통문화행사를 연다.
3번 출구의 선사유적지는 대전시내 대표적 유적지 중 하나. 충남대박물관과 한국선사문화연구소가 1991년 이곳에서 청동기시대의 집 자리 유적과 구석기시대 유적, 신석기시대 유적을 한꺼번에 발굴했다. 택지개발 공사 중 발견돼 원래의 형태는 잃었으나 돌칼 등 무기류와 움집 등이 전시돼 있다. 관람료는 무료.
▽아름다운 가게=4번 출구에서 5분쯤 걸어가면 캐피털타워 지하 1층에 ‘아름다운 가게’가 있다. ‘헌 물건엔 새 생명을, 이웃에겐 희망을’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 가게 에는 기증받은 다양한 물건이 있다. 재활용품뿐만 아니라 가게를 운영하다 남은 물건을 기증한 사람도 있다.
품목도 다양해서 전자제품에서부터 의류, 도서, 그릇, 완구 등 미니 백화점이라 할만하다. 남성 재킷 3000∼6000원, 청바지 3000원, 과일그릇 1000원, 유리잔은 300원이면 살 수 있다.
수익금은 생활이 어려운 이웃과 사회단체에 보낸다.
배영옥(39·여) 팀장은 “개장 이후 3년 동안 6억 원의 수익금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됐다”며 “기부하거나 물건을 사는 사람 모두가 아름다운 곳”이라고 소개했다.
▽전복, 그리고 야끼짬뽕=선사유적지 담벼락 옆에 전복요리 전문점 ‘전복만세’(042-487-2828)가 있다. 비싸게만 생각했던 전복의 개념을 깬 곳이다.
전복의 맛은 얼마나 신선한지가 관건. 이 집에선 신선한 전복을 값싸게 제공한다. 신문기자 출신인 이용균(45) 사장은 ‘유통의 거품’을 뺀 것이 그 비결이라고. 전복구이는 8개가 2만5000원. 회와 죽도 값싸게 먹을 수 있다.
청사오피스텔 1층에 있는 중화요리집 ‘청사루’(042-476-0055)의 야끼짬뽕은 누리꾼들 사이에서 대단히 인기 있는 메뉴. 쫄깃한 면을 부추와 작은 게(박하지), 깐새우와 피망, 버섯과 함께 볶아낸다.
장어대가와 여자만 장어구이, 동천홍, 빕스, 프라이데이, 데바수스 등은 이 주변을 대표할 만한 이름 높은 음식점이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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