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들르면 봄나물 내음
전민동 카페촌엔 통기타 향연
▽타임머신 여행하는 듯한 코스=711번 버스는 유성구 전민동을 출발해 대덕 연구단지를 지나 원촌교를 건넌다. 이어 대전 1, 2공단을 통과해 한남대 주변과 대전역을 경유한 뒤 은행동∼한밭종합운동장∼대전운전면허시험장∼산내초등학교를 거쳐 동구 구도동에 이른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유성구와 중구, 대덕구, 동구 등 4개 구를 거친다. 한쪽 끝은 첨단과학 연구소와 벤처기업 단지이고 중간에는 재래시장과 재래공단이 자리하고 있다. 이 코스를 죽 타고 가다 보면 마치 타임머신으로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다.
‘대전발 0시 50분’의 애환을 담은 대전역은 벌써 100여 년이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값싸고 정성 깃든 음식점들=중앙로 주변 중구선거관리위원회 옆의 ‘한밭칼국수’(042-254-8350)는 옛날 자전거포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허름해 보인다. 하지만 점심시간이 되면 손님들이 줄을 선다.
이 식당의 백미는 두부에 대파와 갖은 양념을 넣은 두부탕. 국물 많은 두부두루치기처럼 보이는데 색깔과는 달리 맵지 않으면서 감칠맛이 있다.
1984년부터 이 자리에서 식당을 해 온 주인 김은주 씨는 “공장에서 주문해 온 연한 두부와 직접 개발한 양념을 쓴다”고 말했다. 한 냄비에 5000원인데 4명이 먹을 수 있다.
산내동 운전면허시험장에서 이사동 쪽으로 들어가면 25년 전통의 ‘산내옻닭집’(042-284-0150)이 나온다. 510-2번 시내버스 종점이다.
강원도에서 좋은 옻과 튼실한 토종닭을 가져다 쓴다. 오래 끓여야 하므로 2, 3시간 전에 주문해야 먹을 수 있다. 주인이 주변에서 직접 재배한 돌미나리 무침과 묵은 김치도 별미.
철판 야채볶음 전문점인 대덕구 오정동 한남대 경상대 후문 쪽의 ‘굿컴’(042-623-5846)과 대전의 대표적인 냉면집 가운데 하나인 중구 대흥동의 ‘사리원면옥’(042-256-6506)도 이 버스 노선 주변에 있다.
▽재래시장, 웨스턴 바, 라이브 카페=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과 대전역 인근의 역전시장, 중앙시장은 삶의 현장이다. 시끌벅적해 귀가 멍멍할 지경이지만 한바퀴 둘러보는 재미가 그만이다.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은 개장 20년 만에 현대식 시설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전시는 2011년까지 전용 경매장을 신축하고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등 재정비 사업을 벌여 원스톱 쇼핑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대전 1, 2공단은 재래공단의 전형적인 모습. 대전의 낙후한 2차 산업의 단면을 보여 주는 듯하다. 각종 산업용 공구상이 밀집해 있는 공구상가를 직접 지나는 버스는 711번뿐이다.
전민동은 이른바 ‘박사 동네’. 외국생활을 해 본 사람이 많아서인지 서양식 술집인 웨스턴 바와 주인과 손님이 모두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라이브 카페가 많다.
대학가요제 출신의 통기타 가수 손유상 씨가 운영하는 ‘메모리즈 라이브 클럽’(042-867-0345)은 1970, 80년대 추억을 물씬 불러일으킨다. 통상의 ‘7080’ 주점처럼 소란스럽지 않은 미사리(경기 하남시 미사동 라이브 카페촌) 분위기.
실용음악 전문 수빈음악학원을 운영하는 박희규 씨가 겸영하는 라이브 카페 ‘블루오션’(042-862-6636)은 가족 모두가 기타와 드럼, 피아노, 색소폰 등을 연주하는 음악인이어서 작은 오케스트라를 연상케 한다. 다소 클래식한 분위기가 특징이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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