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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맛집

대전 버스노선 주변 복거리 먹거리 - 220번, 230번



[대전/충남]대전시내버스 100배 즐기기<6> 220, 230번




장태산 오솔길 절로 발길

매운탕-청국장 절로 군침

《높이 60m 안팎의 메타세쿼이아 나무가 300m쯤 길게 늘어서 있다. 입구부터 숲이 울창하다. 맑은 공기에 새소리와 물소리가 어우러지고 비취빛 호수는 고요하기만 하다. 230번 시내버스를 타고 도착한 대전 서구 장안동 장태산의 첫 모습이다. 대전 도심에서 20∼30분, 서구 가수원에서는 겨우 10분 거리다. 서울에서 이 정도 멋진 곳으로 나들이를 하려면 반나절은 걸릴 것이다. 그리 보면 대전 사람들은 행운아다. 230번 노선과 220번 노선은 일명 ‘가수원 코스’라 불린다.》

▽다양한 놀이시설과 통나무집=220번은 대전시내버스 93개 노선 중 가장 붐빈다. 지난해만도 540만 명이 이 버스를 탔다. 대덕구청을 출발해 용전 사거리∼성남동∼대동역∼대전역∼중구청역∼서대전네거리역∼버드내아파트∼도마 사거리∼가수원∼동방여고∼건양대병원∼원앙아파트∼대자연아파트∼샘물타운아파트∼진잠중∼서일고에 이른다.

230번은 대덕구 비래동에서 출발해 고속버스터미널을 거치지만 대전역∼서대전네거리역∼가수원까지는 220번과 동일하다. 가수원 사거리에서 안영리∼기성동을 거쳐 장태산까지 간다. 두 노선 모두 둔산 신도심을 거치지 않는다.

장태산은 1970년대 초반 국내 최초의 독림가(篤林家)인 고 임창봉(2002년 타계) 선생이 전 재산을 털어 평생을 가꾼 24만 평 규모의 전국 최대 사유림이다.

메타세쿼이아 등 20만 그루의 나무를 심고 혼신의 힘을 기울여 가꾼 선생은 생전에 “나무를 심고 가꾸며 욕심 없이 자연의 섭리대로 살겠다”고 말하곤 했다.

그는 자신의 말대로 수백억 원의 자산가치가 있는 장태산을 자식들에게 한 평도 물려주지 않았다. 1997년 외환위기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차라리 시민 품으로 돌려주겠다”며 대전시에 소유권을 넘겼다. 대전시는 이를 인수해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장태산에는 다양한 놀이시설과 산책로, 야영장, 삼림욕장 등이 갖춰져 있다. 6인에서 60인까지 수용할 수 있는 통나무집 20채도 있다. 모두 무료지만 통나무집은 유료. 인터넷으로 예약하면 이용할 수 있다. 042-585-8061

▽자연 속 풍성한 먹을거리=장태산 입구에는 먹을거리도 많다. 통나무 레스토랑 루체(042-585-4300)에서는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식사를 즐길 수 있다. 1인당 3000원을 받는 민박도 운영한다. 바로 옆의 그린하우스(042-582-5246)도 마찬가지.

주변에 있는 산막골가든(585-2475)과 물통골식당(042-585-0752)에서는 단체로 멧돼지 바비큐를 즐길 수 있다.

흑석 사거리에서 장태산 쪽으로 300m쯤 가다 보면 왼쪽에 추어탕 숙회(미꾸라지찜)로 유명한 금평식당(042-583-6866)과 송어회를 즐길 수 있는 기적소리(042-583-1600)가 있다. 장태산 방향으로 있는 야외가든 ‘별의 별난 맛집’(042-581-5677)에서는 손님이 연못에서 직접 메기를 잡아 오면 매운탕을 끓여 준다. 이곳에서는 황토참나무 숯불로 초벌구이를 한 오리와 삼겹살, 통갈비, 쪽갈비도 맛볼 수 있다. 누룽지 한방백숙(3만5000원)은 한 시간 전에 예약해야 한다. 고기를 먹은 뒤엔 신 김치와 찹쌀, 아삭아삭한 콩나물을 양은냄비에 넣고 끓인 김치죽도 맛볼 만하다. 한 그릇에 2000원을 받는다.

220번 출발지인 대덕구청 옆 돼지꿈식당(042-636-8959)은 청국장과 김치찌개로 유명하다. 주로 대덕구청 공무원들이 이용하지만 ‘천 번을 봐도 항상 웃는 모습’인 주인 한경순(48) 씨의 손맛에 매료된 사람들도 꾸준히 찾는다. 새우젓과 멸치액젓으로 담근 김치와 알타리무김치 맛이 일품이다.

▽대전판 안동 하회마을=230번 시내버스의 운행간격은 평일 기준으로 75분이다. 그만큼 뜸하지만 이 노선에는 맑은 물이 흐르는 유원지가 3곳이나 있다. 서구 괴곡동을 지나 첫 번째로 나오는 곳이 상보안유원지, 두 번째가 장평보유원지, 세 번째가 안영리유원지다.

상보안유원지와 장평보유원지는 안동 하회마을처럼 하천이 노루벌마을을 휘감고 있다. 천변에 난 비포장도로를 따라 가족과 함께 산책하다 보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는 것 같다.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100곳 중 한 곳으로 뽑힌 곳이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