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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이슈(펌)

오바마 -노벨평화상

 

2009년 10월 10일자

동아일보

-국제분쟁 대화해결 노력”
CNN 등 “충격… 믿을수 없다”
오바마 “겸손히 받아들일 것”


“비범한(extraordinary) 오바마가 노벨상을 거머쥐었다.”(AFP 통신)

올해 노벨평화상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48·사진)에게 돌아갔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9일 오전(현지 시간) “국제무대에서 보여준 비범한 외교적 노력 등을 공로로 인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그가 대통령으로서 국제정치에 새 분위기를 조성했다”면서 “유엔과 국제기구를 중시한 다자외교를 중심으로 협상이 국제분쟁의 해결수단이 되도록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위원회는 선정 이유로 △핵 없는 세상을 향한 오바마 대통령의 비전과 활동 △국제외교와 인류협력의 활성화 △민주주의와 인권의 강화 △모두가 더 나은 세상을 희망할 수 있도록 한 것 등을 꼽았다. 또 “이제는 인류 모두가 범세계적 도전에 대처할 책임을 함께 나눠야 할 때라는 그의 호소를 적극 지지한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1월 취임 때부터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이란 상징적 이미지와 함께 세계적인 주목을 끌어왔다. 강경한 분위기의 전 정부와 달리 군비를 축소하고 외교문제를 대화로 해결하는 노력을 이어왔다. 미국 CNN방송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아래 피와 긴장에 휩싸인 8년을 보냈던 세계가 보내는 안도의 표시”라고 해석했다.

발표 직후 CNN방송은 ‘충격적(shocking)’이라고 표현하는 등 의외의 결과에 놀라워했다. 독일 dpa통신은 ‘믿을 수 없는 일(incredulity)’이라면서 “그가 성취한 것보단 앞으로 이뤄갈 것에 대한 높은 기대를 표현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상자 마르티 아티사리 전 핀란드 대통령은 “그의 중동 평화를 위한 노력을 격려하는 뜻”이라고 말했다.

세계 정상들도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함께 노벨상 후보에 올랐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미국이 세계의 심장으로 돌아왔다”며 축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오전 6시 침대맡에서 수상소식을 전해 듣고 대변인을 통해 “겸손하게 받아들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 현직 대통령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시어도어 루스벨트(1906년), 우드로 윌슨(1919년)에 이어 세 번째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이 수상한 이후 현직 국가수반으로서는 그가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과 함께 상금 1000만 크로네(약 16억7000만 원)도 받게 된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이 사망한 날짜인 12월 10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올해 노벨 평화상은 오바마 대통령을 포함해 개인 172명과 단체 33개가 후보에 올랐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2009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올해 7월 러시아를 방문해 모스크바 크렘린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는 모습. 이 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핵무기 추가 감축을 위한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 오바마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에 세계가 깜짝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그가 이뤄낸 업적보단 그가 보여준 ‘꿈’에 더 방점이 찍혀 있다. 위원회는 이를 숨기지 않았다. 위원회는 선정 이유로 “오바마만큼 인류가 더 나은 세상을 희망할 수 있도록 만든 이는 세상에 드물다. 핵무기가 없는 세상을 향한 그의 비전과 활동은 국제정치에 새로운 기후를 창조했다”고 꼽았다.》

노벨위원회 “핵없는 세상 향한 비전으로 인류에 희망 줘”
고전중인 오바마에 단비… 국내외 쟁점 ‘노벨상 효과’ 기대


○ 내우외환 오바마에게는 단비

이번 노벨평화상 수상자 결정은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몹시 반가운 소식이었다. 219년 미국 헌정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 미국뿐 아니라 세계인의 기대를 한 몸에 안고 백악관에 입성한 오바마는 취임 후 안팎의 거센 도전에 시달려 왔다. 중동평화협상을 비롯해 △러시아와의 군축 및 핵 없는 세상 구현 △아프가니스탄전쟁 해결 등 야심 찬 구상을 밝혔지만 현실은 그다지 녹록하지 않았다. 건강보험 개혁, 이민법 개혁, 교육 개혁 등 국내 문제를 다루는 데도 공화당을 비롯한 미국 내 보수파의 반대가 발목을 잡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덴마크 코펜하겐 현지 방문까지 감행하며 총력전을 기울였던 2016년 시카고 하계올림픽 유치전까지 실패로 돌아가자 미국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적지 않은 정치적 내상()을 입었다”고 평가했다.

스마트 외교 공감대 확산될 듯

그런 점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노벨상 수상은 그의 국제문제 해결에 순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조하는 바탕 위에 화합하며 지도하는 국가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천명한 오바마 대통령의 스마트 외교노선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가 더욱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 첫 국제전화 대상으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을 선택했다. 6월 이집트 카이로에서 행한 연설에서도 이슬람 문명과의 화해를 선언하며, 중동평화협상에서 이스라엘에 치우치지 않는 ‘공정한 브로커’가 될 것을 다짐해 박수를 받았다. 또 4월 체코 프라하의 ‘지구촌 비핵화 비전’ 연설, 7월 러시아 모스크바의 ‘미-러 관계 새 출발(reset)’과 가나 수도 아크라에서 행한 ‘아프리카의 미래’ 연설은 모두 미국이 먼저 악수하는 손을 내밀겠다는 적극적인 외교 의지를 담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지난달 유엔총회 연설의 주제도 일방주의의 포기였다.

○ 국내 문제도 효과 기대

국제정치 분야에 비해서는 제한적이겠지만 국내 문제 개혁 분야에서도 노벨평화상 효과를 일정 부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고전하는 이유 중 하나는 지난해 대선에서 자신을 전폭적으로 지지했던 중도파의 이탈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세계의 인정을 받은 지도자라는 후광을 이용해 자신의 지지기반 확대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냉혹한 국제정치의 현실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세계의 많은 지도자들이 중동평화협상 중재 노력을 인정받아 노벨상을 받았지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 정착은 요원하다. 이란과 북한의 핵무기 획득 노력 역시 체제의 사활과 직결되는 문제인 탓에 미국의 구상에 순순히 협조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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