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중앙일보 2월 17일자
[공동기획] 2010 국가 리더십 탐색 [중앙일보]
2010.02.17 02:09 입력 / 2010.02.17 05:12 수정
민주당 박상천·박주선 - 박정희 호평
한나라 이재오·원희룡 - DJ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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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이계의 좌장 격인 이재오 국민권익위원장은 2순위로 ‘김대중(DJ)’을 적었다. 야당 시절 ‘DJ 저격수’란 말까지 들었던 이 위원장이지만 그는 “남북 관계 진전”을 치적으로 꼽으며 DJ를 선택했다.
386세대인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의 선택은 DJ와 함께 ‘박정희’였다. 김 최고위원은 박 전 대통령의 “시대정신과 집행력”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로 적었다. 34인 중에는 이처럼 다른 계파, 다른 진영에 섰던 역대 대통령을 높이 평가한 사례가 많았다. 민주당에선 김 최고위원 외에 박주선 최고위원, 박상천 전 대표가 “산업화 업적”(박주선)과 “경제 발전”(박상천)의 공을 인정해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가장 높게 평가하는 2인 중 한 명으로 손꼽았다.
동교동계 한광옥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을, 같은 계보의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선택에 포함시켰다. 한 전 실장은 “건국 초기 국난 극복과 국가 비전”을, 한 전 대표는 “민주화와 인권을 위한 공헌”을 선정 이유로 들었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도 “한반도 평화정책, 정치 신념(민주화)에 맞게 평생 헌신한 점”을 들어 두 번째 순위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지목했고, 신한국당(한나라당 전신)에 몸담았던 이수성 전 총리와 박찬종 전 의원도 “복지 확대”와 “남북 화해 기조 확립” 등의 이유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꼽았다.
보수연합을 내걸고 정계 입문한 심대평 의원(무소속)은 1순위로 박정희 전 대통령, 2순위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선정했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이승만-김영삼 전 대통령,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1·2순위로 제시했다. 정운찬 총리·김문수 경기지사·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모두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1·2 순위로 뽑아 견해가 일치했다. 민주당 손학규 전 대표와 정동영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만을 꼽았다.
34인이 평가한 역대 대통령의 능력별 비교도 눈길을 끈다. 역대 대통령 중 ‘성취 업적이 많았던 대통령’은 박정희-김대중-이승만, ‘비전 제시 능력’은 김대중-박정희-이승만, ‘행정 운영 능력’은 박정희-전두환-김대중, ‘경제 관리 능력’은 박정희-김대중-전두환 전 대통령 순으로 나타났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국회와의 관계를 잘 유지한 대통령’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은 ‘도덕성’이 가장 높았던 대통령으로 꼽혔다.
특별취재팀
◆ 외부 연구·자문위원=박찬욱(차기 한국정치학회장)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정용덕(전 한국행정학회장)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전용욱(차기 한국경영학회장)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김기봉(문화사학회회장) 경기대 사학과 교수, 곽준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송종길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부 교수, 박찬희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안민호 숙명여대 정보방송학과 교수
◆ 중앙일보=이상일 정치데스크, 김택환 멀티미디어랩 소장, 신창운 여론조사전문기자, 박승희· 강민석 차장, 고정애 기자, 홍유진 인턴기자
◆ 중앙SUNDAY=전영기 편집국장, 이정민 정치에디터, 신용호 정치팀장
인터뷰 대상 34인
전·현직 총리, 정당 대표에 대선 예비 후보군도 포함
조사 방법은 면접 조사를 원칙으로 하되 대상자의 사정에 따라 일부 e-메일 조사를 병행했다. 설문 문항은 서울대 박찬욱 정치학과 교수를 포함해 정치학·행정학·언론학·경영학·역사학자 8명과 중앙일보·중앙SUNDAY 정치부가 TF팀을 구성해 지난 4개월간 연구와 토론을 거쳐 정했다. 문항은 모두 14개로 ▶정치인으로 필요한 자질 ▶대통령으로서 중요한 리더십 덕목 ▶역대 대통령 평가와 이유(업적·비전·행정운영 등 세부 10개 항목) ▶위기 극복 사례 ▶2012년 한국 사회의 과제 ▶포퓰리즘에 대한 견해 ▶정치인 유형 분류(책임형과 신념형) ▶정치의 존재 이유 ▶영향을 준 국내외 인물과 책 ▶삶의 모토 등으로 구성됐다. 주관식이 대부분이었다.
면접 조사 대상으론 1987년 이후 한국 정치를 이끌어 온 전·현직 정당 대표 및 총리, 대선 예비 후보군 등 40여 명을 선정했다. 이들 중 34인이 인터뷰에 응했다. 우리 정치사에 족적을 남겼거나 오늘의 한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주요 정치 리더 30인 이상의 생각과 판단을 다양한 관점에서 조사한 것은 한국 언론으론 처음 있는 시도다.
2010 국가 리더십 탐색 ① 34인 정치 리더들이 본 리더십의 조건 [중앙일보]
2010.02.17 02:21 입력 / 2010.02.17 04:21 수정
“내부 분열 가장 아팠다 … 이젠 분파주의 극복을”
정치 리더 34인의 고백과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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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있는 2012년의 시대정신을 묻는 질문에 각 당 대표는 “국민을 하나로 통합시키는 리더십”(정몽준 한나라당 대표), “양극화 해소를 위한 질 좋은 성장”(정세균 민주당 대표), “국민통합과 국가 대개조”(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라고 답했다.
그래서 통합의 정치를 품어낼 수 있는 ‘큰 틀’의 변화를 해법으로 제시한 인사도 많았다. 이회창 총재는 “강소국 연방제의 개헌을 통한 국가개조론”을, 이홍구 전 총리는 “헌법 개정”을 역설했다. 이부영 전 의원은 “이념 싸움을 지양하고 복지국가론과 생활진보의 기치를 내건 통합대중진보정당론”을 주장했다.
2012년에 도래할 국제질서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박철언 전 의원은 “2012년 북한은 김일성 주석 탄생 100주년을 맞아 3대 권력승계를 공식 선언할 수 있고, 중국은 4세대 지도자인 후진타오가 물러나고 시진핑을 중심으로 제5세대가 전면에 나선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의 리더십이 급변할 수 있는 만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오바마 대통령의 미국이 직면하고 있듯이 2012년 한국의 시대정신은 결핍과 좌절의 치유가 될 것”이라며 “상대방을 적으로 돌리지 않고, 공동체적 조화를 통한 통합의 정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트라우마(상처), 그리고 극복=80년대 민주화 vs 산업화 세력의 대결, 90년대 3김정치 vs 탈지역주의, 2000년대 보수 vs 진보. 10년 단위로 한국 정치는 굵직한 시대정신을 놓고 진영 싸움을 해왔다. 34인은 그 과정에서 크고 작은 정치적 상처를 입었다. 이들이 기억에 남는다고 꼽은 건 분열의 정치였다. 특히 진영 내부의 분열이 아팠다고 했다.
‘80년대의 양김 분열’(이철), ‘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계 복귀와 야권 분열’(이부영), ‘2003년 민주당 분당과 열린우리당 창당’(정대철·박상천), ‘2008년 민주노동당 분당’(권영길) 등의 답변이 대표적이다. 2003년 열린우리당 창당에 대해 정대철 전 민주당 대표는 “원치 않던 창당이었으나 합류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대선 패배는 개인이나 집단에 깊은 정치적 상처를 남긴다. ‘승자 독식주의’인 5년 단임제 대통령 국가의 숙명이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는 “97년, 2002년 두 차례 대선 당시의 중상모략”을, 정동영 의원은 “2007년 대선 패배”를,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2002년 대선”을,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2007년 한나라당 탈당”을 정치적 고비로 꼽았다. 손 전 대표는 “중도통합의 가치와 남북화해협력의 가치를 한나라당에선 실현할 수 없어 탈당했다”며 “하지만 (통합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패배해 실패했다”고 말했다.
현 여권 인사들이 잊을 수 없다고 한 건 2004년의 노무현 대통령 탄핵 후폭풍이었다. 안상수·홍준표·원희룡 의원 등은 “탄핵 전 여론조사에서 찬성한다는 의견이 많았으나 막상 탄핵안이 가결되자 민심이 돌변했다”고 회고했다.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에 대한 경계도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었다. 박태준 전 총리는 “정치인이 국익과 관련해 개인의 신념을 어느 선까지 표출할 수 있느냐가 요즘 내 고민”이라고 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매일매일이 포퓰리즘과 싸우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정치 인생에서 최대의 고비’를 묻는 질문에 김덕룡 대통령 국민통합특보는 “3당 합당”을 꼽은 뒤 “굳이 말하자면 그게 평화적인 민주화의 길이라고 믿었다”고 했다.
◆정치란 뭔가=영화 ‘웰컴투 동막골’에서 이장은 “뭘 마이 멕이야 돼”라는 촌철살인으로 정치의 기술을 설파했다. 34인이 말하는 ‘정치의 존재 이유’는 뭘까.
“종합 처방을 다루는 곳”(박희태), “사회 변화의 동력을 일으키는 것”(김근태), “재판이 개개의 사건에서 정의를 세우는 것이라면 정치는 국가적·국민적 차원에서 정의를 세우는 것”(이회창),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박주선), “모든 갈등을 통합할 수단”(홍준표) 등의 대답이 나왔다.
특별취재팀
◆ 외부 연구·자문위원=박찬욱(차기 한국정치학회장) 서울대 정치학과 교수, 정용덕(전 한국행정학회장)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전용욱(차기 한국경영학회장)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김기봉(문화사학회회장) 경기대 사학과 교수, 곽준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송종길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부 교수, 박찬희 중앙대 경영학과 교수, 안민호 숙명여대 정보방송학과 교수
◆ 중앙일보=이상일 정치데스크, 김택환 멀티미디어랩 소장, 신창운 여론조사전문기자, 박승희· 강민석 차장, 고정애 기자, 홍유진 인턴기자
◆ 중앙SUNDAY=전영기 편집국장, 이정민 정치에디터, 신용호 정치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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