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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20년만의 동창회 - 광덕산,강당골계곡,외암마을

 

 

 

 

 

 

 

 

 

 

             세월이 빠르긴 하다.

             벌써 20년 세월이야 !

 

 

 

 

 

 

광덕산이니까  별 무리가 없겠지

 

아무 생각 없이 우린 그렇게 산에서 만나기로 했다.

따지고 보면 부부가 함께하는 만남은 한 20년이 넘었다..

 

그 오랜 시간 후의 만남을 우린 마치 지난 주 만난 산친구들처럼 아무렇지 않게

산에서 갖기로 한 것이다.

 

세월만큼 무자비한 것이 또 있을까?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은 늘 세월이 정말 빠르다는 것과 내가 늙어가고 있음을 깨우쳐 준다.

그래! 세월에 많은 걸 잃어버리고 살지만 마음만이라도 이렇게 잃지 않고 다시 만나 수 있는 게 또 어디냐?

 

그래서 친구란 좋은 거다.

아무리 오래 떨어져 만나지 못해도 다시 만나면 우린 그렇게 쉽게 옛날로 돌아갈 수 있으니

눈썹에 서리가 내리고 머라카락에 세월의 연륜이 묻어나도 우리 기쁜 젊은 날을 함께한 친구란 사실만으로

우린 황혼의 만가를 함께 부르며  즐겁게 늙어가야 할 운명이다..

 

우린 그렇게 옛날 사진과 달라진 모습으로 다시 옛날로 돌아갔다.

 

 

그런데 광덕산에 쏟아지는 폭염이 장난이 아니다.

암산에 가파르게 솟아 있는 광덕산 된비알에는 바람 한 점 불어주지 않았다.

매주 들개처럼 산야를 종횡하는데 이골이 난 봉규나 나야 비가오나 바람이 분들 어쩔까?

다 지 좋아서 하는 일인데

우리 마눌이야 나 때문에 어느 정도 준비되고 단련이 되어 있으니 걱정할 것 없는 상황이지만

이번 모임의 주모자 격인 거북이나 황찬이는 깔보고 덤볐던 근교 산이 폭염에 기대어 가하는 무

자비한 고문과 테러의 고통을 드러내지도 못한 채 안으로 삭히느라 힘들었을 거고

한 술 더 떠서 아닌 밤중에 홍두깨 격으로 폭염산행에 강제 징집된 제수씨들이야 준비운동 없는

극기훈련에 아연실색했을 터이다.

남편들 말 잘 따른 것 외에 무슨 죄가 있어서 개고생?.

세상은 늘 그래서 불공평하기도 한 거다.

 

우린 정말 힘들었을 두 명의 낙오자를 계곡에 남겨둔 채 광덕산 정상에 올랐다.

넓은 헬기장에 뙤약볕을 피할 곳이라고는 봉이 김선달처럼 그늘과 막걸리를 팔아먹는 사람들이

불법 점유한 공간 밖에 없는 곳

고추 잠자리 몇 마리 날아다니고 희뿌연 폭염의 연무가 인간의 어지러운 흔적을 뚜렷한 가리려

애쓰는 들판 너머 멀거니 산릉이 흘러 가는 광덕 산상에서 7000원 짜리 막걸리 한 통 받아 놓고

가진 20년 만의 부부동반 동창회였다.

 

광덕산은 수량이 풍부한 강당골 계곡을 품고 있지만 광덕사에서 등산로는 가파르고 바위기 많다.

수직거리로 올라 장군바위 쪽으로 내려오는데 4시간쯤 걸렸다.

거북이 녀석 엄청 고생스러웠을거고 다음날 일어 나서 몸살 꽤나  알았을 게다.

거북이가 다 내려와서 재수씨에게 한다는 소리가.

당신 안 가길 정말 잘했어

쯧쯧. … 정말 걱정이다.

험한 세상 어찌 살아 갈지

교수님이라고 공부만 하면 다냐 이눔아?”

 

변하는 세상에서는 많은 것들이 한결같지 못하다.

개업한지 얼마 안되던 민속첨 가든의 백숙 맛도 불과 몇 개월 사이에 달라졌다.

무더위에 토종닭이 잘 크지 않는 것은 둘째치고 들어갔던 재료도 많이 줄어들어

그 맛이 예전과 달랐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니 또 그 좋은 인심이 사나워 지는 모양이다.

 

날은 더웠지만 그래도 푸근하고 편안한 시간을 보냈다.

조촐하지만 나름 의미 있고 성대했던 20년 만의 부부동반 동창회였다.

알탕은 하지 못했지만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지난 이야기도 나누고 외암마을 민속촌도 돌아

보았는데 영화촬영 중이었는데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여자탈랜트와 김무생 아들 김주혁도

보았다. .

꺼지지 않은 배를 다시 맛있는 중국음식으로 채워 숨쉬기가 어려워 지고 나서 해거름이 조금씩

밀려올 때쯤 우리는 헤어졌다.

이젠 무더운 여름이 아닌 하늘 높고 바람 시원한 가을날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면서….

하루 종일 같이 보냈으니 오래 떨어져 있었던 우정에 조금은 보상이 되었을까?

변하는 것들이 너무 많은 세상에서 늘 변치 않는 한결 같은 모습으로 남아 있을 친구들

이젠 더 이상 바쁜 세월에 빼앗기지 않고 남은 세월 동안 살아가는 날의 기쁨을 함께 누려야 할  

소중한 사람들이다.

 

결의 사항

모임 매 분기별 1 

 

점심 : 거북이가 쏘다 (미국에서 와서 교수되더니 살림살이 나아졌네)

회비 : 봉규 10 (모임 따블되어 일찍 가는 통에 벌금 5만원 플러스)

       황찬,영욱( 5만원)

 

수입 : 20

지출 : 외암마을 입장권 12,000 , 옥수수 5,000 , 저녁중국집 2,4000 (잡탕밥1,짜장면2,짬뽕 1)

잔액 : 15 9000  (차기모임 이뤌)

 

 

 

 

 

 

 

 

 

 

 

 

 

 

 

 

 

 

 

 

 

 

 

 

 

 

 

 

 

                        물건너 와서 개고생 - 허물어진 거북이   3학년 3반 2번

 

 

 

 

 

 

 

 

 

 

 

              백두대간 종주 3회 낙동정맥 2회  봉규  3학년 3반 1번  

              수학 잘하고 정치와 시사에 해박한 황찬  3학년 3반 6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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