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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금강송 숲길

화제] 세계유산 지정 추진 울진 금강송 숲길

울진 금강송 세계유산 지정 추진
불영계곡의 자연·문화 어우른 ‘복합유산’ 신청키로

임영수 위원장 “꼭 세계유산 등재시키겠다”
관광명소 거듭나는 계기 … 출향인들도 지원 늘어

▲ 임영수 금강송세계유산등재위원장.
울진 금강송 세계유산추진위원회가 발족되면서 본격적인 세계유산 등재활동에 들어갔다.

울진군에서도 민간단체인 위원회를 도와 민관이 함께 나선다는 입장이다. 울진군은 세계유산 등재 타당성 용역 절차를 이미 밟고 있다고 정만교 산림과장이 말했다.

5월 16일 위원회가 출범하는 날 오랜 가뭄을 적시는 단비가 흠뻑 내려 위원회 출범을 축하했다. 위원회 발기인에도 출향인사들이 열성적으로 동참했다.

지난 2월 4일 공식적인 첫 모임을 가진 자리에 울진군 산림과장을 지낸 임영수 위원장을 비롯해 이종헌·이동철 매화중 교사, 김진문 부구초등학교 교감, 김한용 울진나이키 전 사장, 주철우 울진미협 부지부장, 강진철 울진신문 편집국장, 장시원 우물밖개구리여행사 대표, 구나혜 양식나라 대표 등이 모여 울진 금강송에 대한 가치와 미래의 가치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출향인인 주상대 신라대 교수, 노중국 계명대 교수, 이호중 건국대 교수, 김원용 KBS PD, 남주숭 대구고 전 교사, 남승열 시조시인, 이동수 계명대 교수, 문일호 변호사, 남상민 유엔본부 아태환경담당관, 남연화 한국도로공사 직원 등도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위원회는 전했다.

임영수 위원장은 “38년 공직생활 중 30년을 산림분야에 있었다”며 “내 인생을 걸고 금강송을 꼭 세계유산에 등재시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2000년부터 금강송 가치에 대한 국제 심포지엄을 세 차례나 열어 금강송의 가치를 학자들에게 인식시키는 계기를 마련했으며, 울진군 혁신사업으로 포럼도 세 차례나 열었다. 2007년엔 금강송 사진공모전도 열어 일반인들의 인식을 넓혔다.

임 위원장은 “금강송이 가지는 자연경관으로서의 가치뿐 아니라 우리 민족의 삶과 관련된 문화적 부분까지 설명하면 세계복합유산으로 등재 못할 것도 없다”며 “등재만 된다면 울진은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날 뿐 아니라 삶의 질이 달라지며,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울진을 위해서 지역 발전의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강송과 일반 소나무의 차이점
황장목이라고 모두 금강송은 아니야

▲ 일반인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금강송 군락지 전시관에 금강송과 일반소나무의 단면을 잘라 전시했다. 심재부의 차이를 확연히 보여주고 있다. 금강송의 심재부가 붉고 강직함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소나무의 속, 즉 심재부가 붉으면 전부 황장목이다. 그러나 황장목이라고 해서 전부 금강송은 아니다. 금강송은 전부 황장목이지만 황장목은 전부 금강송이 아니라고 한다. 금강송 외의 다른 소나무도 심재부가 붉을 수 있다.

금강송은 150~200년 정도 지나면 붉은 심재가 넓게 생긴다. 심재는 송진의 축적이다. 심재가 넓다는 의미는 끈끈한 송진이 강하게 뭉쳐 그만큼 나무가 강직함을 말한다. 반면 불에는 치명적이다. 넓은 심재는 송진의 축적으로 불이 붙으면 활활 타오른다. 다른 나무는 불에 타다 저절로 소화될 수 있지만 금강송은 송진이 없어질 때까지 완전히 탄다.

일부 중부나 서부 지방에서 적송이 발견되지만 그 소나무는 금강송이 아니라고 한다. 그냥 단순히 적송이라는 것이다. 황장목과 마찬가지로 금강송은 적송이지만 적송은 금강송이 아닐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분류에 의하면 금강송은 자연 우리 고유의 희귀 수종이 될 수밖에 없다.

일반 소나무의 분류는 육송(적송)과 해송(곰솔)으로 나뉜다. 해송은 수피가 검은색을 띠는 게 일반적 특징이다. 일본 식물학자 우에키는 금강송을 분류하기 애매해 해송과 육송의 잡종이라고 한 적이 있다.

금강송은 금강산 지역에서 백두대간을 따라 강릉, 삼척과 울진, 봉화 일대에서 주로 자라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간혹 심재부가 붉은 적송이 발견되나 금강송이라고 인정하지 않는 게 일반적인 의견이다.


▲ 금강송 군락지 개념도

>>찾아가는 길

중앙고속도로~영주IC~36번 국도~춘양~소천을 거쳐 28km 간 지점의 광천교에서 왼쪽(북쪽)으로 소광리로 이어진 917번 지방도가 나온다. 왕복 2차선 차도와 임도를 거쳐 20여 분 계곡을 따라 올라가면 소광리 금강송 탐방안내소가 나온다. 울진군청 문화관광과 054-789-6350, 산림과 054-789-6049.

 
[화제] 세계유산 지정 추진 울진 금강송 숲길
울진 금강송 세계유산 지정 추진
불영계곡의 자연·문화 어우른 ‘복합유산’ 신청키로
경관·조형적 가치와 문화적 가치 인정받아야

으뜸나무인 소나무는 우주목으로서의 역할도 한다. 사찰의 산신각, 삼성각에 있는 산신도를 보면 백발 노인인 산신과 함께 꼭 소나무가 등장한다. 소나무가 산신에게 복을 구하는 매개체 역할을 했다. 또 십장생도와 같이 장수의 상징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정이품송과 같이 인격체로도 대접받는다. 기개, 탈속과 풍류의 상징으로 소나무를 나타내기도 한다.

집은 소나무로 지은 집을 최고로 쳤으며, 금줄에 생솔가지를 꽂아 아이의 탄생을 알렸고, 소나무에서 송기·송홧가루·송이 등속의 먹을거리를 취했다. 솔가지, 마른 솔잎, 관솔로 뗄감을 삼았다. 이와 같이 소나무는 우리의 삶과 항상 같이 했다. 무덤가에도 소나무를 심어 저승의 삶을 굽어보게까지 했다. 가히 ‘요람에서 무덤까지 소나무와 함께’였다.

소나무 중에서도 으뜸인 울진 금강송 군락지를 찾았다. 금강송 유전자원보호림 입구에 있는 울진 국유림관리소 부설 탐방안내소 생태해설가에게 미리 안내를 부탁했다. 오전 10시쯤 금강송 보호림 입구에 도착했다. 넓직한 주차장이 있었다. 평일엔 30대, 주말엔 100대 정도의 차량이 몰린다고 했다. 관람객이 그만큼 많다.

▲ (좌) 불영사의 천연기념물 금강송. (우) 묘하게 생긴 금강송이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다.

숲해설가 김원동(72)씨가 이미 나와 있었다. 동행한 금강송 세계유산추진위원회 임영수 위원장도 여느 숲해설가 못지않은 나무와 숲 전문가다. 공무원 생활 38년 중 읍장과 면장 등을 제외하고 산림분야에서만 30년을 보냈다.

임도는 잘 닦여 있었다. 금강송 군락을 쳐다보니 끝이 없었다. 총 2,274㏊라고 했다. 어느 정도의 면적인지 감이 오지 않았다. 여의도 면적을 89만 평으로 치면 8배 가량 되는 넓이다. 어마어마한 면적이다. 발을 내딛자마자 좌우로 쭉쭉 뻗은 금강송들이 자태를 자랑했다.

한 50m쯤 올라가자 임도 바로 옆에 우뚝 솟은 한 그루가 눈에 들어왔다. 1982년 조사에서 500년 됐다고 했다. 그러면 지금 527년쯤 됐나.

김원동 해설가가 “1480년 성종 9년에 심은 것으로 추정한다”며 “못난 자식이 효자짓 한다는 뜻과 마찬가지로 등 굽은 소나무가 선산을 지켜 아직 살아 있다”고 했다.

임영수 위원장이 “일제강점기나 그 이전에 구불구불하고 볼품없고 목재 가치도 없어 내버려둔 게 아직까지 이렇게 살아남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시엔 못생겼는지 모르지만 지금은 가장 오래된 나무로 조금 굽은 게 오히려 매력적으로 보였다.

▲ 금강송 인공천연하종갱신사업으로 추진한 결실을 거두고 있다. 후계림으로 조성한 금강송 묘목들이 자라고 있다.

총면적 2,274㏊에 여의도 8배 정도 군락

조금 더 올라가니 가파른 언덕 위에 500년 된 또 한 그루 금강송 거목이 있었다. 가지 끝자락만 보였다. 수백 년 금강송은 못생긴 게 아니라 모두 아름다웠다. 중간 중간에 오솔길 같은 탐방로가 있었으나 숲해설가는 의도한 탐방로가 있는 듯 계속 나아갔다.

한 시간쯤 걸었을까. “저쪽을 보라”며 가리켰다. 임도와는 조금 떨어져 잘 보이지 않았지만 뭔가 다른 게 있다. ‘금강송과 참나무의 공생목’이라고 했다. 같은 수종끼리 연리목은 봤지만 참나무와 금강송이 가지를 엮어가며 수십 년간 공생하고 있었다. 120년 된 금강송과 80년 된 떡갈나무라 했다. 금강송이 자라면서 수십 년 뒤 나온 참나무를 감싸 안으며 자란 모습이다. 다른 수종이 저렇게 공생하는 모습이 신기하고 특이했다.

숲은 너무 아름답고 편안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좋으며, 보이지 않는 부분인 피톤치드로도 인간을 이롭게 한다. 정말 ‘아낌없이 주는 나무’다.

피톤치드 효과는 이미 많은 임상실험을 통해 검증된 바 있다. 소나무의 피톤치드는 다른 숲보다 3~4배 이상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공기의 감촉과 폐로 들어가는 느낌이 훨씬 부드러운 듯했다. 상쾌했다.

아쉽지만 벌써 탐방안내소로 다시 돌아왔다. 보통 걸음으로 1시간30분 거리다. 917번 지방도를 타고 10여 분 내려가다가 임영수 위원장이 “보여줄 게 있다”면서 차를 세웠다.

경북에서 처음 발견된 소광리황장봉계 표석이 도로변 계곡가에 있었다. 조선 숙종 6년에 금산(禁山) 표시로 새겨진 것이며, ‘黃腸封界 地命 生達峴 安一王山 大里 堂城 山直命吉(황장봉계 지명 생달현 안일왕산 대리 당성 산직명길)’이라 쓰여 있다. ‘황장목의 봉계지역을 생달현, 안일왕산, 대리, 당성의 네 지역을 주위로 하고, 이를 명길이란 산지기로 하여 관리하게 했다’는 내용이다.

조선 성종 때는 경국대전에 송목금벌 조항을 마련해 소나무 벌채를 규제하고 위반시 곤장 100대의 중형으로 다스릴 만큼 엄벌에 처하기도 했다. 황장목을 그렇게 소중히 여겼다는 뜻이다. 이 황장봉계 표석은 1994년 도지정문화재로 지정됐다.

자동차로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6호로 지정된 불영사 계곡 25㎞를 달렸다. 명승으로 지정될 만큼 자연경관은 어디 내놔도 손색없었고, 더욱이 어디든지 금강송으로 가득 차 있었다. 한 마디로 울진은 ‘금강송 천국’이다.

 

 

 

화제] 세계유산 지정 추진 울진 금강송 숲길
울진 금강송 세계유산 지정 추진
불영계곡의 자연·문화 어우른 ‘복합유산’ 신청키로

소나무 중의 소나무, 기개와 절개, 장수를 상징하는 우리 민족의 대표적 소나무인 울진 소광리 금강송(金剛松)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다.

울진 금강송 세계유산등록추진위원회는 5월 16일 출범선언식을 갖고 “우리는 울진 금강송을 통해 울진의 새로운 미래 가치를 창조하며, 그 창조적 대안으로 국제기구 유네스코에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려는 것”이라며 “울진 금강송의 환경적·문화적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은 지역의 희망이고 미래의 든든한 정신적 자본을 만드는 것이 분명하다”고 결의를 다졌다.


▲ 울진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에 500여 년 된 금강송과 쭉쭉 뻗은 금강송들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세계유산등록추진위는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를 인근에 있는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6호인 불영사 계곡과 함께 세계자연유산으로, 금강송이 우리 민족의 삶 속에서 차지하는 정신적인 부분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동시에 등재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즉 세계복합유산으로 신청하겠다는 것이다.

울진 소광리의 금강송은 2000년 제1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22세기를 위해 보존해야 할 아름다운 숲’ 부문 대상을 수상하면서 금강송의 존재와 중요성을 세상에 확실히 알렸다.

금강송은 나무 줄기가 곧고 재질이 뛰어나며, 수관이 좁고 곁가지는 가늘고 짧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또 수피의 색깔은 아래쪽이 회갈색이고 위쪽은 황적색을 띤다. 나이테는 균등하고 좁으며, 나무의 결은 곧고, 황적색을 띤 심재(心材)부가 일반 소나무보다 훨씬 넓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반면 변재부는 매우 좁다. 줄기의 윗부분은 껍질이 얇고 붉은색을 띠며, 아래쪽은 회갈색에 거북등처럼 육각형으로 갈라진 것이 또 다른 특징이다.

금강송은 금강산 소나무란 뜻으로 강송(剛松)이라 불리기도 하며, 황장목(黃腸木)·춘양목(春陽木)·적송(赤松) 등 여러 이름을 가지고 있다. 심재 부분이 유난히 넓고 질이 좋다고 하여 황장목(黃腸木)이라 했고, 춘양목은 일제강점기부터 1970년대 중반까지 소광리 일대 소나무들이 벌목돼 기차역이 있는 봉화 춘양역을 통해 반출되면서 비롯된 이름이다.

 
▲ 울진 친환경 엑스포 공원에도 금강송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초대 ‘아름다운 숲’ 대상 수상

울진 소광리 일대 금강송 군락지는 1959년 국내 유일의 육종림으로 지정되었으며, 1981년 소나무 유전자보호림으로, 1985년엔 천연보호림에서 2001년엔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돼 국가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1990년대 후반까지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있다가 1998년 말 비로소 세상에 그 존재를 알렸다.

소광리 산림유전자원보호림 내 금강송의 형질은 아주 우수하며, 수령은 10~500년이고, 평균 수령은 60년 최고 수령은 500년이 넘었다. 나무 높이는 8m에서 최고 35m에 이른다.

경북 북부와 강원도에서 자라고 있는 금강송은 자연경관의 요소일 뿐만 아니라 건축재, 송이 생산, 조선재, 공예재, 임산 연료, 문화적 소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고 있으며 그 가치가 매우 크다.

한국갤럽에서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509명을 대상으로 2006년 6월 우리의 문화·역사·사회생활 등 각 분야에서 특징적으로 꼽을 수 있는 100대 민족문화 상징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동식물 분야에서 소나무, 진돗개, 호랑이, 한우 등 4종이 선정됐다. 나무로는 유일하다. 그만큼 소나무는 우리의 의식 속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갤럽이 2003년 6월에 실시한 분야별 선호도 조사에서는 소나무 43.8%, 은행나무 4.4%, 단풍나무 3.6%, 벚나무 3.4%, 느티나무 2.8% 순으로 압도적인 호감도를 나타냈다.

우리나라 지명 가운데 ‘송’자가 들어간 곳이 724곳이나 되는 연유도 이런 호감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반송, 송정, 송학 등 전국 어디에서나 송자가 들어간 지명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소나무도 전국에 40그루나 된다. 대표적인 소나무로 세조로부터 정2품 벼슬을 받은 속리산의 정이품송, 사람처럼 토지를 소유하여 해마다 재산세와 방위세를 납부하는 경북 예천군 석평마을의 석송령 등이 있다.

이와 같이 소나무는 한민족과 생사고락을 같이 해왔으며, 한자로도 모든 나무의 으뜸이라는 뜻으로 송(松)자를 쓴다. 나무 목(木)자 옆에 벼슬이나 존칭을 쓸 때 사용하는 공(公)을 붙여 소나무를 대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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