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인회 무창포 야유회
2013년 4월 20일 토요일
참석 : 송사장,양선생,김사장,이소장,이전무,도부장(마이가리 도이사)
모처럼 전인회 새봄맞이 야유회 일정을 잡았는데 회사 부서장 산행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포기해야 했다.
회사 부서장 야유회를 괴산 도명산으로 가기로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여름 장대비처럼
비가 내린다.
전국적으로 5mm 내리고 오후에는 멎는다고 그랬는데 벌써 내린 것만 해도 20미리는
족히 넘어 보인다.
도명산은 바위산이라 위험할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이 산행을 취소하기로 했다.
집에 내려가는 길에 전인회는 어떻게 하는지 양총무에게 전화해보니 비가와도 강행한단다.
잘되었다.
객지에 있는 관계로 매번 월례회에도 제대로 참석치 못하고 입만 가져가면 되는 이번
야유회도 참석하지 못하게 되어 너무 아쉬웠는데 엉겹 결에 반전의 기회를 잡았다.
(그동안 객지 생활에 몸이 축나 있었어)
(아니 값싼 동물성 지방질 과다 섭취로 체중은 늘었다.)
월례회 열쓈히 나가도 이런 큰 행사 참석 못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이런 날 그 동안 착실하게 모은 회비를 제대로 한 방 쏘니까….
비오는 주말이라 많은 회원들이 빠졌다.
달랑 6명
그래서 가용한 두당 단가는 더 올라간다
우린 차 두대로 무창포로 갔다,
회장님과 총무가 그랜저와 카렌스를 손수 운전하고
(집행부가 솔선수범하는 전인회는 정말 착한 모임이다.)
그래서 20년 전통을 자랑하는 거다.
가는 길에 날씨가 장난이 아니다.
모임 장소에서부터 비가 눈으로 바뀌는가 싶더니 무창포 가는 길에 더 굵어진 눈덩이는
한 참을 더 내리고 나서야 다시 비로 바뀌었다.
먼 산 위에 그리고 막 피어난 개나리와 진달래 위에도 눈이 쌓였다.
내 기억으로는 4월 중순 넘어선 눈은 내 평생 처음인 것 같다
변덕스러운 봄 날씨야 정평이 나 있긴 하지만 요즘은 예측불허에 생둥맞기 그지없다
그래도 단조로운 일상에 봄이 던지는 촌철살인의 익살이 여행길을 재미 있게 한다.
봄의 다른 이름은 들썩이는 엉덩이
남은 인생의 봄날을 생각하면 봄엔 날씨에 상관없이 떠나는 것이 맞다.
무창포 도착해서도 비는 여전히 멈추지 않고 바람은 더 강해졌다.
비오는 해변의 횟집
비 속에서도 열씸히 호객하는 열정이 살아있는 횟집으로 들어갔다.
(살아 있네…! 쥔장, 그리고 쭈꾸미, 도다리)
스끼가 쫙 깔리고
일단 한 잔씩 말아서 건배
비는 추실추실낼거 바람은 거침없이 분다.
우리는 한적한 해변의 횟집 2층에서 인적 없는 바다를 바라보며 오랜 친구들과 마주앉아
한 잔을 술을 친다.
밀린 이야기 나누며….
먼저 스끼를 가볍게 터치 하면서 그 비싼 쭈꾸미를 2kg를 먹었다.
(표준말은 주꾸미다)
좀 부족할 것 같아서 도다리 두 접시 추가
쭈미가 뿜에낸 먹물국물에 라면 1개씩 넣어서 시원한 국물과 함께 갑작스런 낯술에
놀란 위장을 부드럽게 다스려주고 몇 병의 소주를 추가로 비운다.
우린 쭈꾸미도 씹고 팩팩한 사회도 씹고 대통령도 맛나게 씹었다.
오랜만에 간뎅이는 돈짝만하게 커지고 우리의 목소리도 점점 커졌다.
바람은 깃대를 펄럭이게 하고 술을 쓸쓸한 해변에서 역설적인 낭만을 부추긴다.
다 우리의 피 같은 회비가 모인 것이지만
오지 못한 친구들의 회비까지 언져서 마시니 술이 더 잘 넘어간다.
(참석 못한 회원들 약오르지롱…)
운짱 집행부만 빼고 몇 번 인가 순배를 돌리고 나서
남은 마늘과 고추까지 죄 털어 넣고 매운탕을 진하게 끓여서
밥 까지 반 공기씩 매운탕에 말아 먹었다..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지요…)
사실 너무 배불러서 움직이기 힘들다.
역시 너무 배부르면 기분도 불쾌해진다.
민첩한 두뇌회전을 위해 약간의 공복을 유지하라고 하지만
가끔 몽롱한 알코올의 취기와 배부른 포만감으로 두뇌를 마비시키는 것이 좋다.
또 피터지는 세상과의 교전을 위해 선 충분한 휴식이 필요한 거다.
오랜 친구들과 어울려 피곤한 세상을 저만치 밀쳐놓고 스스로를 무장해제 하는
여유와 편안함이 정신건강에도 좋을 수가 있다.
우리는 먹을 것 다 먹고 부여로 떴다.
배는 불렀지만 가는 길에 심심해서 스낵 과자도 쉬지 않고 먹었다.
그러다가 부른 배가 잠을 불렀고 잠시 비몽사몽을 오락가락 했다.
(회장님이 손수 운전을 하시는데 건방지게...)
부여에서 비가 멎었다.
부여에서는 주차장에서 낙화암 까지 소화 촉진을 위한 트레킹을 하고 낙화암을 거쳐
고산사 까지 내려 갔다.
물기 머금은 잘 정돈된 숲 길에서 봄냄와 흙냄새가 코를 뻥뚫고 오감을 자극해 왔다.
개나리 진달래 벚꽃이 함께 어울려 피어나는 화사한 봄이다.
가는 길 휴게소에서 물갈비를 뜯고 투호놀이 시합을 했다.
우승자는 심판 이소장
우리는 낙화암에서 고산사로 내려갔고 올라갈 일이 아득해서 백마강을 거슬러서 구뜨레
나루로 갔다.
기름 모타로 움직이는 돛단배를 타고 ….
아 근데 뱃삯이 너무 비싸다.
잠깐 타는데 인당 4000원 (300미터나 될까?)
개인 돈 내라면 안타고 다시 산을 올라 갔을 터인데 회비인지라 게다가 회장님의 재가가
있었던 터라 우리는 대한민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꺼이 비싼 승선료를 지불했다.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돌아오는 길에 연산 사거리에서 추어탕을 한 그릇 씩 비웠다
먹을게 통 안들어 갈 것 같았지만 구수한 된장 추어탕이 또 식욕을 자극한다.
못말리는 무릉객의 애피타이트
오늘도 일행중의 군계일학
세월의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는 식욕이 있어 여행길이 행복한 것 또한 사실이다.
마음이 가는 데로 산다.
짧은 인생길 그까이꺼 가고 싶은 곳에 가고 먹고 싶은 것 먹는다.
입맛 당기는 맛 있는 것 있으면 많이 먹자
먹는 즐거움이 참는 즐거움보다 더 크지 않는가?
잘 소화시키면 되는거고 살찌면 운동해서 빼면 되는거다.
그것이 또 끝이 아니었다.
회장님과 나만 빼고 나머지는 또 피튀기는 당구 혈전 까지
날씨는 좀 을씨년스러웠지만 여름과 겨울을 동시에 만끽하게 한 멋진 봄날의 화려하고
여유로운 외출이었다.
함께한 친구들 즐거웠다.
기꺼이 회원들을 위해 수고하신 회장과 총무에게 감사의 말 전한다.
하루종일 운전하시고 서구에서 동구 끝에 있는 어머님 댁 까지도 바래다 주신
회장님 너무 고맙다.
비,눈 맞고도 입만 가지고 정말 즐거웠던 하루
다음 가을 야유회도 비 오는 날 오붓하게 하는것도 좋은 방법일 듯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