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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축령산 힐링 캠프

 

 

 

 

 

 

 

 

 

 

 

 

 

 

 

 

 

 

 

 

 

 

 

 

 

 

 

일자 : 2013 615일 토요일

좋은 친구들과 장성 축령산 편백나무 숲에 힐링가다..

 

 

축령산에 다시 간다고 했다.

좋은 친구들 하고

온 산에 드리운 휴양소 분위기 때문에 여름에 한껏 게으름을 피우기 좋은 산이기는 한데 땀 한번

제대로 내고 알탕하는 즐거움과는 좀 거리가 멀다.

허기사 작심하고 등산로를 따라 산행을 하고 임도와 4개의 산책로를 제대로 섭렵하려면 6시간은

족히 걸릴 터이니 사실 대놓고 약한 산이라 깔볼 일도 아니다.

 

직원들과의 모임이 있어 금요일은 새벽 2시 까지 잠을 자지 못했다.

예산인근에서 대작 후에 겨우 2시간 30분 가량 눈을 붙이고 작취미상의 눈을 들어 몽롱한 새벽을

달렸다.

 

원래 일정상 나는 빠지려 했는데 모임의 김도 빠질 것 같고 용슈도 이제 용인으로 이사가면 이런

자리가 쉽지 만은 않을 것 같아 함께 하기로 했다.

Out of sight , Out of mind 라고 했던가 ?

고교 친구들 모임처럼 휴일날 목적지 좌표를 정해서 만나서 하루 종일 함께 보내다가 돌아 올 수

도 있겠지만 우린 애써 이별여행의 의미도 함께 부여 했다.

 

집에서 샤워하고 아침밥을 챙겨먹고 성박사 부부를 픽업해서 용슈네 아파트로 갔다.

RV 차량이 한 대인데 탑승자는 여섯이라

그렇다고 차 한대를 더 추발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해서   아직 남아 있는 간밤의 술기운을 믿고

내가 기꺼이 팔려가는 똥개의 신세를 자청했다.

 

아무나 할 수 있는가?

짐짝 같은 좁은 공간에서 새우처럼 등을 구부리고 발은 허공으로 올린 채 잠잘 수 있는 묘기 ?

예전 군대 100키로 행군 때도  비오는 날 10분간의 휴식을 이용해 프라타너스 아래서 잠을 잘 수

있었다.

철모는 깔고 앉고 머리를 플라타너스 둥치에 붙인 채로...

비는 주룩 주룩 내리는 청승맞게 내리던  그런 날.

 

장성가는  길 나는 흔들리는 차량을 요람 삼아

고난도 요가 동작의 시범을 보이며 비몽사몽의 눈으로  현실과 이상의 경계를 오락가락  넘나들었다.

 

축령산에 도착해서는 일단 물갈비 한 대를 뜯고 질척이는 메인 등로에서 벗어나 우회로를 따라  

건강숲길과 숲내음 숲길을 거쳐 산소 숲길로 갔다.

간밤의 비로 축축하고 더 시원해진 축령산의 숲

 

평상이 있는 산소숲길 까지는 1시간 30여분 정도 걸렸을까?

남아 있는 평상이 없어 우리는 아랫 쪽 우물가 옆 평상에 여장을 풀었다.

평상 위 아래 모두 돗자리를 깔아 우리의 영역을  표시했다.

 

힐링이고 게으름이고 다 좋은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제일 처음 여장을 풀고 우리가 한 일은

먹는 거(다 먹구 잘 살자구 하는 일 아닌가베?).

그래도 제법 치고 올라 온 오름길이라 배가 출출해진 터라 각자 준비해온 음식으로 마련한 건강

식단은 풍성하고 맛깔스러웠다.

편백나무 향의 위력은 대단했다.

식단을 펼치면 1000고지 산에서도 벌떼처럼 달려드는데 우린  파리를 한 마리도 볼 수가 없었다.

덕분에 쾌적한 나무그늘 아래서  여유롭고 편안하게 산상 만찬을 즐길 수 있었다.

 

밥 먹자 마자 나는 돗자리 위에 대자로 누웠다.

(힐링 하러 왔으니 힐링 해야지)

이게 힐링일까?

잠 잘자는 것보다 피로회복에 도움이 되는 건 없긴한데....

편백나무 향이 수면에도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근데 우야튼 이건  힐링이 아닌거 같여."

책을 보던지 서로간 담소를 나누던지

돗자리에 누워 뒹굴거려도 눈을 떠야 힐링이지

똥개처럼 구겨져서 운반되고  똥개처럼먹은자리에  늘어져서 디비 자는 건 그냥 피곤한 삶에  골아 떨어진 거다.

잠을 제대로 자려면 먼데 까지 고생스럽게 가서 자는 것 보다 집에서 요 깔고 선풍기 틀고 자는 게 훨씬

낫지 않겠는가?

 

어쨌든 나는 간밤의 피로와 몸에 쌓인 독소를 상쾌한 편백나무 향에 훨훨 날려 버리고 지난 아침의 원기를

회복했다.

우리는 녹음이 싱그러운 장성 편백나무 숲에서 몇 시간  망중한을 보냈다.

 

나는 자고

여자들은 이야기하고  

용슈는 책보고

성박사는 하이에나처럼 하릴없이 주변을 어슬렁 거렸다.

 

짐을 꾸리고 일어서는 자리가 애석하긴 하다..

전날의 일정이 없었으면 성박사와 김사장을 채근해서 등산로와 산책로에서 땀 한 번 제대로 빼고나서 하늘

숲길 편백나무 숲 넉넉한 벤치에서 널부러져 누운 채 제대로 힐링 한 번 하는 건데….

우야튼  3시간이 훌쩍 지나 버리고 우리는 다시 여장을 꾸려  2차 경유지인 전주 한옥 마을로 이동했다.

두어시간 돌아보고 맛보다 훨씬 비싼 비빔밥 한그릇 씩 챙겨먹고 돌아오다.

돌아오는 길에는 축령산의 기를 받아 원기왕성해진 내가  운전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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