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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행

비오는 날의 수채화 - 성치산






















































































































금산군 남이면 구석리 모티마을이 시작점이다.

모티마을에서 시작하여 성봉을 거쳐 성치산 정상(670m)을 찍고 반대편 능선으로 하산할 수 있지만

이 경우 용대고개(광대정)에서 모티마을 까지 약 3.8km의 포장도로를 걸어야 한다.

총 산행거리는 14.6km 산행거리에 약 5시간 30분 정도 시간이 소요되는데 도로를 따라 모티마을

까지 1시간여 더 걸어야하기 때문에 6시간 30분 정도 소요될 것이다.


가장 좋은 코스는 12폭포를 거쳐 신동봉(605m) 갈림길에서 우측길을 따라 성봉에 오르고 그곳에서

좌측능선을 따라 신동봉에 올랐다가 다시 구석리 모티마을로 내려오는 것이다.

이경우 약 13.6km로 천천히 5시간 정도 소요될 것이다.

원점회귀를 한다 해도 온 길을 되돌아 오지 않고 신동봉 쪽으로 돌아 하산 할 수 있으니 중복을 최소화

하여 새로운 길의 감흥을 느끼는데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성봉은 해발 648m 밖에 되지 않지만 들머리에서 깊숙히 들어가 있는 탓에 등로가 완만하여 길이

순한 편이지만 단지 성봉 가까이에서는 급경사를 치고 올라야 한다.

성치산이 끼고 있는 무자치 계곡은 숲이 울창하고 계곡의 경사가 완만하여 여름산행의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오랜 옛날 금수강산 어디에나 계곡물이 넘실댈 때야 계곡 어디에서나 노닐기 좋았겠지만 지금같이

수량이 줄어든 때는 큰비가 한번 내리고 난 후 찾아감이 좋을 듯하다.

 

내가 천성적으로 아침에 이불 속에서 뭉기적거리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근교산행이라 충분히 늦잠을

자고 천천히 출발했다. 가까우면서 가보지 않은 산을 찾다 보니 예전 산우들과 함께 가기로 했다가 일 때문에

가지 못했던 성치산이 생각나 남이면 구석리에 있다는 기본 정보만 확인하고 무작정 떠나는 길이었다.


복수면에 들어서면서 비가 조금씩 뿌리기 시작했다.

마눌은 계룡산으로 바꾸자고 했지만 짧은 산행길이라 비가오면 우산을 받거나 우비를 뒤집어 쓰면

문제될게 없어서 그냥 가자고 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날에 요즘 같은 날에 시원한 날씨는 얼마나 만나기 힘든가?

모처럼 폭염을 씻어주는 단비까지 내리니 우리는 미세먼지 까지 없는 쾌적한 산행을 하면서 상쾌한

날의 기쁨을 누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네비로 금산군 남이면 구석리만 찍고 무턱대고 차를 몰아 가는데 눈에 익은 입갑판과 커다란 돌로

만든 십이폭포 표석이 눈에 들어 선다.

네비가 아직 1.5km 남았지만  여기가 성치산 12폭포 들머리인  모티마을이라  마을어귀에 차를 파킹한

다음 우비를 착용하고 산행준비를 했다.


가랑비가 조금 더 굵어지고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입구에  대형버스가 두대가 서 있었지만 주변은 한적하고 조용했다.

들어가는 입구에는 벚나무와 뽕나무가 있어서 한 떼의 아주머니들이 뽕잎과 오디를 따고 있다.

예상대로 요즘 비다운 비가 없어서  계곡의 수량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12개의 폭포라 그래도 기대를 했지만 몇 개를 빼고는 장마기에도 폭포란 말을 붙이기는 낯간

지럽다.

누가 12폭포라 그랬는지는 모르지만 애교로 보기엔 너무 심한 과장이다.

난 비박지와  돛자리 깔고 놀만한 장소등을 찬찬히 살피면서 금산군에서 침소봉대하여 과장한

12폭퐁의 위용(?)을 하나도 빼 놓지 않고 둘러 보면서 산을 올랐다.

숲이 울창하고 계곡에 물이 있으니 뜨거운 여름일지라도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산행하기에는 좋은

곳이었다.

우리는 2시가 넘어 시장기가 몰려오자 비가 조금씩 내리는 숲 속에 우산을 걸어놓고 식사를 했다.

그래도 비가 들이치지 않는 낭만적인 전원레스또랑 이었다.

오늘의 주방장 특선은 열무 고추장 비빔밥

비오는 날 산속에서 된장 넣고 고추장 넣고 참기름 넣어서 열무비빔밥 썩썩 비벼 먹어 본적이 있는가? 

도시의 웬만한 식당에서 또 하루를 살기 위해 먹는 음식과는 그 차원이 다르다.

 

올라가는 길에는 몇몇 무리의 산객을 만났는데 성봉에는 아무도 없었다.

우린 성봉에서 잠시 휴식하며 떡도 먹고 사진도 찍었다.

성봉은 울창한 수림에 쌓여 일대의 조망을 허락하지 않았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온 길을 되짚어 가지 않아야 하는 이유가 된다.

성봉에서 신동봉 가는 길은 가끔 일대의 후련한 조망을 열어 주었다.

봉우리를 하나 더 넘고 또 신동봉을 가파르게 쳐 올라야 하지만 어느 길목에서는 울창한 수림에 쌓인

평탄한 길을 내어주기도 하고 또 가파르게 길을 떨구기도 하면서 마치 음악을 연주하듯 리드미컬하게

숲의 고요와 산길의 격정을 표현하고 있다.

비는 계속 오락가락했고 우린 신동봉에서는 햇빛이 난 가운데 빗방울이 굵어 지기도 했다.

바위가 풍화된 모래가 많은 신동봉에서 비오는 가운데도 활개를 치며 돌아다니는 많은 개미들은 머지

않아 비가 멈추리란 걸 알려 주었다.


신동봉 오름길도 가파르지만 신동봉에서 성봉가는 길도 낙차가 크기 때문에  우리처럼 성봉에 올랐다가

신동봉을 거쳐 하산하는 것이 훨씬 더 심리적으로 편안할 것 같다.

우린 가보지 않은 시원한 여름 숲길의 고요를 음미하며 천천히 하산의 길을 잡았다.

12폭포를 지나 입구 물가에 단 하나 뿐인 민박에도 들러 숙박도 알아보고 계곡입구에서 오디와 버찌도

따먹으며 온통 시커먼해진 입을 보면서 서로가 웃었다.

12시가 넘어서 시작했지만 어두워 지기 전에 마무리 했으니 가까운 곳으로 떠나서 더 여유롭고 푸근한

여행길이었다.

 

십이폭포 민박 :  김정신   010-6348-7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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