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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행

엉겹결에 오른 갑하산과 우산봉






















































뒤돌아 보면 내 길의 흔적은 희미하고 남은 길은 아득하다..

해는 서산으로 뉘엇뉘엇 넘어가는데 가끔은 후회가 땅거미처럼 밀려 온다.

그 때 그 길을 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그 때 그걸 했어야 했는데..”

살아오면서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수많은 시간낭비와 헛고생이 있었다.

그것이 너의 인생이었다.

너의 실패와 좌절 그리고 너의 불운과 눈물이 오늘의 너를 키웠다.

 

너와 다람쥐는 많이도 닮았다.

다람쥐는 쉽게 숲은 떠나지 못한다.

너는 쉽게 도시를 떠나지 못한다.

다람쥐는 하루 37회를 왕복하며 겨울을 대비할 식량을 땅 속에 저장한다.

너는 내세의 천국을 위해 현세의 천국을 포기하고 더 밝은 미래을 염원하며 현실의 어둠을 기꺼이

감수한다.

다람쥐가 찾게 되는 도토리는 자기가 갈무리 한 것의 10분의 1

네가 번 돈 중 너를 위해 쓰이는 것은 10분의 1

근데 다람쥐보다 더 웃긴 건

그것도 입맛이 떨어지고 나서야 사먹는 맛있는 것은 여전히 맛이 없고

다리가 후들거리고 나서야 보려하는 세상 재미는 피곤하다….

결국 돈 벌기 위해 건강을 돌보지 않다가 돈을 벌고 나니 건강이 나빠져서

그 건강 찾으려고 돈을 펑펑 쓴다지

우짤기고 펑펑 쓰고도 남는데 저승으로 한 푼도 송금이 안되네….

 

 

이듬해 봄이 돌아오면 다람쥐가 찾지 못한 도토리들이 싹을 티워 땅에서 자라기 시작한다.

잃어버린 90%의 도토리가 참나무의 새싹으로 태어나서 숲을 이루고 그 나무들은 몇 년이 지나

수천개의 도토리를 후손 다람쥐들에게 돌려 준다.

 

우리도 살면서 무수한 도토리를 잃어 버렸지

사랑, 돈과, 명예, 성공, 시간, 건강, 자부심

네가 잃어버린 도토리를 누군가는 주었겠지

그리고 너의 노력이 세상을 좀더 살만한 곳으로 만들었을 게야

 

네가 잃어버린 도토리들이 또한 오늘의 너를 만들었지

그 도토리를 위해 흘렸던 땀과 노력이 오늘의 멋진 너를 만들었네

넌 다람쥐 보다 더 즐겁고 훨씬 위대하게 죽을 수 있어

네가 번 많은 것을 늦기 전에 나눌 수 있다면

늙기 전에 네가 모은 도토리들은 너를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쓸 수 있다면

더 늙기 전에 더 넓은 세상을 볼 수 있다면

 

자책하지마

후회하지도 말고

넌 누구보다도 잘 살아 왔고

남은 인생 더 멋지게 살아 갈거야

 

 

내일이 금남정맥 출정일

마눌은 요즘 거의 운동부족이라

마눌 운동시킬 겸 멋진 여름 산을 둘러 볼 겸

새벽 6시에 운장산으로 떠나기로 했는데

서너 시간 운장의 고원에서 노닐다가 운일암 반일암 계곡에서 발담구다 오려 했는데

내동 아무 애기 안하다가

아침에사 컨디션이 안좋단다.  ~~~”

요즘은 왜 다들 내 황금 같은 주말에 태클을 거는 겨?

차까지 놓고 가라니 갈 데가 참 난감하다.

아프다는데 워쩌?

그냥 홀로 아침국 끓여먹고 물 한통 달랑 들고 나서는데 하늘은 비라도 뿌릴 잔뜩 찌푸린 얼굴이라

작은 우산 하나 들고 나오다.

119번 타고 대전일보에서 107번 버스 환승해서 계룡사 가는 언덕 사봉 정류장에 하차하다.

삽재에서 사봉을 올라 갑하산 우산봉을 거쳐 반석마을 7단지로 하산해서 119번 버스를 타고 귀가하다.

산길은 고요하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혼자 사색하고 명상하기 좋은 날

8.4km  3시간 3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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