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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겨울게임대전

게임업계의 ‘겨울대전’ 뇌관에 불이 붙었다.

 연중 최대성수기인 겨울방학 시즌을 맞아 온라인게임, 비디오게임, 모바일게임 등 플랫폼과 장르를 가릴 것 없이 시장주도권을 잡기 위해 총력 레이스에 나섰다.

 사실상 내년 1분기 성적의 80∼90%가 걸려있는 시즌인만큼, 업체들은 저마다 ‘올인’에 가까운 마케팅 비용과 계획을 책정하고 이용자 공략의 한복판으로 이미 뛰어든 상태다. 수천억원의 향배가 걸린 2006∼2007년 시즌 게임시장의 최종 승자가 누가 될지 벌써부터 업계는 물론 이용자(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구 게임 정면대결=겨울시즌을 겨냥해 시장에 처음 나오는 게임은 3대 플랫폼을 통틀어 100여종을 웃돈다. 이중 온라인게임이 20여종에 이르고, 비디오게임 신작 타이틀이 20여종, 모바일게임이 줄잡아 60여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온라인게임은 방학기간 상용화는 아니더라도 내년 상반기 이후 상용화에 들어갈 수 있는 이용자 기반을 닦는 데 겨울시즌 목표를 맞추고 있다.

일부 게임업체는 올해 내내 미뤄 왔던 상용화 시점을 겨울시즌에 맞추면서 본격적인 수확기에 돌입한다.

 이미 인기가 입증된 기존 게임과 신작간의 세대결도 한치 양보없는 일전에 예상된다. 기존 게임들이 대대적인 업데이트와 콘텐츠 보강으로 겨울시즌에 대비하는 것에 맞서, 신작들은 새로운 시도와 감각으로 이용자 잡기에 나선다.

 ◇세계 메이저의 격돌=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미 차세대 게임기 ‘X박스360’으로 겨울시즌 총공세에 돌입한 상태다. 다소 늦춰졌던 대작 타이틀의 출시를 올 겨울시즌에 집중시키면서, 겨울방학·크리스마스·신학기로 이어지는 시즌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MS는 하드웨어 국내 출시가 빨랐고, 타이틀 한글화도 많이 진전된 상황에서 소니의 공백 효과를 충분히 누리겠다는 속내를 감추지 않고 있다.

 여기에 소니는 ‘플레이스테이션(PS)2’의 강력한 타이틀 라인업과 ‘플레이스테이션포터블(PSP)’의 식지 않는 인기를 활용해 겨울시즌을 지켜낸 뒤 내년초 PS3 국내 출시때 대반격의 결정타를 날리겠다는 전략이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코리아(SCEK)는 PS3 출시 전까지는 셰도우 마케팅을 통해 최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PS3용 국내 동시발매 타이틀 준비에 최선을 다하며 차세대 게임기까지 ‘타이틀 우위’를 계속 지켜 나간다는 계획이다.

 닌텐도도 올 겨울시즌 국내 시장 상황을 면밀히 분석한 뒤 이미 일본·북미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차세대 게임기 ‘위(Wii)’의 국내 출시 시기를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의 고품질 게임 전략 활력소=최근 SK텔레콤이 발표한 실시간 네트워킹을 지원하는 이른바 ‘고품질(Well-Made) 게임’에 대한 적극적인 개발 지원 전략은 모바일 게임업계에 그야말로 단비 같은 소식이 됐다.

 겨울방학 시즌에 맞춰 대작 모바일게임을 수십종 내놓는 것이 단순히 모바일게임 업체의 의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이통사의 전략으로 공표된 것도 그 무게감을 시장에 보여준다.

 일단 모바일 게임업계는 SK텔레콤, KTF 등의 대작 게임 육성 전략에 맞는 완성도 높은 게임 개발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겨울방학 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개발 경쟁은 물론, 이통사의 게임 선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PC온라인에 익숙해 있는 중·고등학생이 모바일게임의 주력 이용자 층이라고 볼 때, 이들에게 요금 부담 없이 실시간 네트워킹 모바일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요금제 손질과 연계된 이슈다. 이통사와 모바일게임업계가 합리적인 패킷요금·정보이용료를 놓고 고심하는 것도 그만큼 겨울시장이 크기 때문이다.

이진호기자@전자신문,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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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박스/겨울 온라인게임시장 3대 관전포인트



 온라인게임 업계가 사활을 걸고 있는 겨울시즌인 만큼, 여러가지 이슈도 많다. 전체 시장 흐름을 좌지우지할 3가지 핵심 사안은 △캐주얼게임 바람 지속 여부 △새로이 등장할 게임 스타 △외국게임의 성공 여부 등으로 요약된다.

 ◇캐주얼게임의 기세는 계속되나=지난 2004년 겨울부터 이어져온 캐주얼게임의 기세가 올 겨울시즌에서도 큰 이변이 없는 한 지속될 전망이다. 스포츠와 레이싱, 액션, 롤플레잉까지 캐주얼게임의 숫자와 장르가 정통 온라인롤플레잉게임(MMORPG)을 압도하고 있다. 다만 특색없이 넘쳐나는 캐주얼게임의 홍수 속에 진짜 ‘진주’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것은 맹점으로 남는다. 일부에선 “캐주얼게임이 전체적으로 이용자 트래픽만 많이 차지할 뿐, 실제로 시장을 이끄는 캐주얼게임은 없는 상황”이라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새로운 스타탄생 누구?=겨울시즌은 예외없이 그 이듬해 최고의 히트작을 일궈내는 시기이기도 하다. 역사적으로 ‘스페셜포스’ ‘프리스타일’ ‘오디션’ 같은 인기작들이 예외없이 겨울시즌에 큰 인기를 모으면서 이듬해 이른바 ‘대박’을 터뜨렸다. 올 겨울시즌에 선보이는 게임중 어느 것이 바통을 이어갈 지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다. 업계도 전혀 가늠할 수 없는 스타탄생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조바심을 내며 지켜보고 있다. ◇외국산 터닦기 나서나=그동안 국내시장에서 그다지 큰 재미를 보지 못했던 외국산 온라인게임이 올 겨울시즌을 기회 삼아 국내 공격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외국 초대형 업체와 국내 메이저업체간 협력 라인도 속속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겨울시즌 외국산과 토종간의 자존심 싸움도 중요한 대결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 업체들은 내년 한국시장에서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려면 어떤 식으로든 겨울시즌 경쟁의 틈바구니를 겪어 보는 것이 한국시장을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판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신문게재일자 : 2006/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