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조선블로그 본효아줌마 이야기
자식을 향한 해바라기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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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국으로 간다는 그 날을 달력으로 짚어보며
창호지 빛 드리운 얼굴로
그래요
그때 간다구요
지난 주 많은 비 눈 바람이 왔습니다
밤새 기온이 아래로 아래로 내려 가면서
내리던 비가 꽁꽁 얼었습니다
다음날
오전 7시 조금 넘었나
창문 블라인드를 여는 순간
온 천지가 빛이 납니다
무슨 일 일까?
나무들의 그림자들이 길게 늘어선 길은 마치
미지의 세계로 들어 가는 통로처럼 열려 있습니다
얼음꽃 천지
올 겨울 유난히 눈이 내리지 않아 앙상한 속살을 드러내던 숲 나무
수천개의 얼음꽃이 수정 얼음꽃이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나뭇가지 사이 사이 물들어가고 있었습니다
활짝 핀 얼음꽃 물결은 쏟아지는 햇살을 받아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아침해가 물들때 저녁 노을이 물들때 햇빛이 반사되면 수정처럼
강한 빛을 발하면서 반짝입니다
바람이 한 번 불라치면 ... 그 풍광을 말로 표현 할 수 없습니다
그만 다만.. 봐야 하거늘입니다
이 황홀함도 딱 하루 동안 아름다움입니다
얼음꽃이 예쁘고
그 볕을 담은 동산이 예쁘고
그 볕을 담은 나무가 예쁘고
그 볕을 담은 숲이 예쁘고
그 볕을 담아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들도 예쁘고
수정빛에 취해 넋을 잃게 되었고
아쉬운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학교도 지각하며
사진기를 들었습니다
상서로운 햇살이 스며들어 나뭇 가지 가지 하나하나
하얀꽃으로 물든 장관을 보여 드리고 싶었는데..
겨울 볕이 따사롭습니다
아파트 주차장 가장자리에 두 팔로 무릎을 깍지 끼고 앉아
마냥 해바라기를 하고 있습니다
코 끝을 스치는 겨울 나무 향
바람에 볼을 간지럽히는 몇 올의 머리카락
주차장 좁은 공터를 비집고 올라온 새 싹의 바스락거림
지그시 감은 두 눈 속으로 지난 가을 겨울
기억들을 해댑니다
금방 누군가 이름을 부르며 뛰어나올 것 같은데
아무도 없다는 것이 이상합니다
이상합니다
또 혼자 해바라기 를 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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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바다 건너 내 엄마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엄마가 남겨두고 간 따뜻한 마음을 두런두런 주고 받습니다
친정엄마가 챙겨준 한약 질리게 질리게 목젖으로 넘기며
가슴을 어루만져 봅니다
바스락거리며 부서질 것 같았던
내 엄마의 메마른 가슴도 어루만져 드립니다
따뜻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이 잠시 잠깐 내려 앉은
어제 오늘
자식을 향한 해바라기 마음
이 딸자식의 해바라기 가슴으로 그리움이라는 해바라기가
엄마 마음에 곱게 물들길 원해 봅니다
오래오래 겨울 속에 그렇게 앉아 있습니다
건조하고 푸실푸실한 일상도
이렇게 조용히 풍요로워지길
합장하고 기도합니다
다시 한국으로 간다는 그 날을 달력으로 짚어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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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호지 빛 드리운 얼굴로
그래요
그때 간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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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장 본효
24일 토요일
"2007 Harvard MIT Math Tournament"
참가를 위해 아들아이는 엄마가
깨끗하게 다려준 남방을 챙겨 들고
23일 금요일 보스톤으로 갔습니다
5분야중(미적분 도형 방정식등..)에 본인이
제일 자신 있어하는 한 분야를
선택해서 시험을 치렀는데
아들아이는
'통합분야(미적분 도형 방정식등이 모두 포함된 분야)'를
선택해 '통합분야'에서 4등을 했습니다
지난해는 참가하는 것만으로 의미를 두었는데
상장에 함께 인쇄된 40불 도서 상풍권^^*
그들의 합리주의 사고 방식인지 ^^*
한국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할머니께서 우십니다
손자에게 말씀 하십니다
-원이야, 이 할머니 혼자 듣기로는 아까운 소식이구나
돌아가신 할아버지께서 아시면 얼마나 기쁘하실까
장하다 정말 장하다....
기쁨이라는 해바라기가
엄마 마음에 곱게 물들길 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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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orge Winston / December /J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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