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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트랜드

VM웨어 CEO - 다이앤 그린

전자신문의 창간 25주년을 축하 드립니다.

PC가 탄생한 해에서 꼭 1년 후에 창간하셨군요!

항상 관심을 가지고 VM웨어를 지켜봐 주시는 점 또한 감사합니다.



 ‘어메이징(amazing)’

 월가와 미국 경제 전문지들이 가상화 소프트웨어(SW) 업체 VM웨어의 주가에 입을 다물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뉴욕증시(NYSE) 상장 첫날부터 75% 이상 오른 VM웨어의 주가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등 각종 악재가 터지는 속에서도 고속 질주했다. 지난 15일 기준 회사 가치는 무려 258억달러. 단숨에 SW업체 시가총액 순위 3위 자리를 꿰찼다. 마이크로소프트(MS)·오라클 다음이고 어도비보다 앞선다. 변방의 이론에 불과했던 가상화가 이처럼 주목받기까지는 가상화 기술에 대한 비전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다이앤 그린 VM웨어 CEO와 그의 동반자 멘델 로즈브럼 VM웨어 CTO가 있다.

158㎝ 자그마한 체구에 많은 청중 앞에서는 쑥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다이앤 그린. 가상화 세계의 ‘슈퍼맘’을 e메일로 단독 인터뷰한 내용을 재구성해 소개한다.

※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이다.

 

-성공적인 기업공개(IPO)를 축하한다. 구글 이후 최대 IPO라는 평가를 받았는데.

▲VM웨어의 상장 성공은 VM웨어만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상화 기술이 이제 거대한 하나의 산업이 되고 있음을 상징한다. 1년 전만 해도 우리는 가상화가 주류가 될 것이라는 비전을 이야기하기에 바빴는데 감개무량하다. 고객과 파트너에 특정 벤더에 휘둘리지 않는 독립적이고도 지속적인 가치를 제공해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가상화 기술이 산업화하고 있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가.

▲기업과 개인이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오랫동안 컴퓨팅 영역은 하드웨어→운용체계(OS)→애플리케이션의 3단계로 이뤄져 있었다. OS가 하드웨어와 애플리케이션 양쪽 모두 관리, 통제해왔고 그 때문에 OS는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왔다. 그런데 가상화 기술의 등장으로 전통적인 하드웨어-OS-애플리케이션 체제가 무너지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들은 더 이상 OS의 눈치(※호환성 문제)를 보지 않고도 제품을 개발할 수 있고 사용자들은 같은 컴퓨터 환경에서 새로운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 이는 완전히 새로운 IT 인프라스트럭처의 전환이며 거대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뜻한다. 물론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기 때문에 새롭게 해결해야 할 문제도 생겼다. 대표적인 것이 가상화 기술을 적용했을 때 SW 라이선스를 어떻게 받느냐 하는 문제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VM웨어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해결책을 찾고 있다.

-가상화 덕분에 OS로부터의 독립할 수 있다면, 윈도로 PC시장을 장악한 MS에도 적지 않은 위협이 되겠다. 이 때문에 MS도 가상화 시장에 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최근 5년간 가장 성공한 IPO로 꼽히는 구글과 VM웨어 모두 장기적으로는 MS 적수가 되는 셈이다).

▲VM웨어의 성공으로 가상화 시장에 많은 경쟁자들이 생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만큼 안정적이고 믿을 만한 가상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는 아직 없다. 고객이 원하는 기능이 무엇인지 10년 가까이 꾸준히 노력한 결과다. 가상화 시장을 좀 더 확대하기 위해서 MS와 선의의 경쟁도 하고, 오히려 협력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OS 독립, 그것이 가상화 가치의 전부인가.

▲그 이상이다. VM웨어의 기술은 동일한 하드웨어에서 서로 다른 OS를 구동시켜 줌으로써 물리적 하드웨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데이터센터의 물리적 공간·전력·유지보수 비용 등 보이지 않는 경비가 절감된다. 서비스 중단없이 전체 환경을 백업하고 마이그레이션해야 하는 경우에도 가상화 솔루션을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실제로 퀄컴의 경우, VM웨어의 가상화 솔루션을 바탕으로 서버 활용률을 5%에서 100%까지 끌어올렸다. 서버 수는 30분의 1로, 데이터센터 면적은 20분의 1로 줄였다. 4년 전 VM웨어 월드(※VM웨어가 주최한 컨퍼런스)에는 150명이 참가했는데, 지난 14일 개최한 ‘2007 VM웨어 월드’에는 1만명 이상이 몰렸던 것도 가상화의 효용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VM웨어가 최근 선보인 ‘ESX 서버 3i’는 커널 용량이 겨우 32MB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하드웨어에 가상화 엔진을 내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제 가상화 서버를 만드는 데도 2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실리콘밸리에서 여성 CEO가 흔하지 않다. 특별한 경영 철학이 있는가.

▲남들에게 바라는 것과 같이 행동하자라는 게 신념이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도 상당히 중요시 한다. VM웨어 임직원들의 다섯 가지 핵심가치도 이와 일맥상통한다. VM웨어 임직원 3000명에게 요구되는 핵심 가치는 실력만이 아니다. ‘탁월함과 혁신성’ 외에도 ‘명확하고 공개적인 커뮤니케이션 능력’ ‘일의 재미와 균형잡인 생활’ ‘스스로에 대한 약속 이행’ ‘우리가 창출하는 가치에 대한 열정’ 등을 핵심 가치로 삼고 전 임직원이 매진하고 있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공동 창업자 그린 & 로즈브럼

 실리콘밸리 ‘환상의 커플’을 꼽는다면 많은 사람이 이 두 사람에게 지지표를 보낼 것이다. VM웨어 공동 창업자인 다이앤 그린 CEO와 멘델 로즈브럼 CTO. 두 사람은 1985년 연구실 동료로 만나 부부의 연을 맺었다.

 부부의 진로는 서로 달랐다. 다이앤 그린은 버몬트대학·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UC버클리에서 기계공학·선박공학·컴퓨터공학을 전공한 뒤 기업체 엔지니어의 길을 걸었다. 실리콘그래픽스·탠덤·사이베이스 등에서 기술 리더 역할을 역임했다. 깜짝 재주도 많다. 윈드서핑으로 두 번이나 상을 탔고 VX트림이라는 회사를 창업, MS에 7500만달러를 받고 매각하는 수완도 발휘했다.

 남편인 로즈브럼은 학자의 삶을 걸었다. 버지니아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한 뒤, UC버클리에서 컴퓨터 공학,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는 스탠퍼드대에서 컴퓨터공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운용체계(OS)를 집중 연구하고 있는 그는 학생들과 하이브(Hive) OS, 심(Sim) 머신 시뮬레이터, 디스코(Disco) 가상머신 모니터와 같은 기술을 개발했다. 2002년 OS분야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학술상(ACM SIGOPS Mark Weiser Award)도 수상했다.

 두 사람은 VM웨어를 창업하면서 ‘환상의 커플’로 저력을 발휘했다. 가상화 비전을 공유하는 동지이자, 기술진화 방향을 논의하는 동료, 또 인생의 반려자로서 변방의 기술 ‘가상화’를 차세대 컴퓨팅의 중심으로까지 끌어올렸다.

 2005년 인터뷰에서 다이앤 그린 CEO는 “출장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매일 저녁식사를 만들어요, 주말에는 허드렛일도 즐깁니다”면서 가족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녀의 별명은 ‘유명인이 되기 싫은 유명인’ ‘슈퍼맘’ 등이다.�



◆VM웨어는

 ‘가상화 기술에 대한 고집 10년.’

 VM웨어는 1998년 설립 직후부터 가상화 기술 개발에만 전력투구한 회사다. 서버 가상화 기술은 1960년대 메인프레임에서 이미 시도됐지만 1980년 이후 클라이언트-서버 기반의 분산환경 컴퓨팅 모델이 도입되면서 서서히 잊혀지거나 경시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VM웨어는 분산형 모델이 컴퓨팅 자원 사용이 비효율적이라는 약점을 간파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상화 기술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시스템과 소프트웨어를 통합·분할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 적극 나섰다.

 1999년 나온 가상화 솔루션 ‘VM웨어 워크스테이션’은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지만, 2001년 이후 출시된 가상화 엔진 ‘ESX 서버’는 업계의 호평을 받았다.

 ESX 서버는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로부터 분리, 단일 시스템에서 다양한 OS와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할 수 있게 함으로써 효율성·가용성·유연성 및 관리성에서 뛰어난 혜택을 제공했기 때문이다.

 이때부터 VM웨어를 인수하려는 거대 컴퓨팅 기업의 접근이 시작됐고 2004년 VM웨어는 EMC에 인수된다. 당시를 회고하는 마크 레슬리 VM웨어 이사는 “MS는 턱없이 낮은 가격을 불렀고 EMC는 우리의 미래 가치를 인정했다”면서 “인수된 이후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으면서도 모 기업에 휘둘리지 않을 업체로 EMC를 낙점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VM웨어는 EMC에 인수된 이후에도 철저한 독립 기업으로 모기업의 간섭을 배제했고 연간 두 배 이상의 성장세를 구가해 나갔다.

 결과적으로 MS는 윈도의 영향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호랑이 새끼’를 내버려둔 셈이 됐고 EMC는 ‘회사 역사상 가장 잘한 M&A가 바로 VM웨어 인수’라는 평가를 얻게 된다.

 현재 가상화 솔루션 시장에는 MS 및 오픈소스인 ‘젠소스’ 등이 VM웨어와 경쟁하고 있으나, 현재로서는 적수가 되지 못한다는 게 중론이다. VM웨어 매출은 2006년 기준으로 7억390만달러. 본사는 미국 캘리포니아 팰러앨토. 전 세계 4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