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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가는 대로

2008 계룡산 벚꽃

 

2008년 4월 12일 (토요일)

 

친구

다시 벚꽃이 피었네

맑은 하늘과 황금빛 햇살이 눈부신 봄날 아침에

동학사 가는 길에….

 

잊지 않았나 친구 ?

아주 오래된 봄 날

술 한잔 앞에 놓고

쉴새 없이 떠들어 대던 우리 머리 위로

허벌나게 피어나던 그 벚꽃 말일세

 

오랜 친구는 쉽게 약속을 잊어도

오랜 나무는 결코 약속을 잊지 않는군

우리 기쁜 날은 지나 갔지만

친구는 떠나서 돌아 올 생각 없지만

꽃숭어리 어깨춤으로 어김없이 봄날은 돌아 오는군

 

그 때처럼 꽃그늘을 거닐었네

빛바랜 추억은 창연하고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던져버린 헛된 약속과 호기로운 웃음들은

아직 허공에 떠돌고 있네

 

기억하게

벚꽃이 피는 4월 동학사 가는 길

빛바랜 선술집 툇마루에 앉아

기다리는 친구 하나 있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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