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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가는 대로

자족

 

2007년 12월 29일 토요일

2007 12월의 마지막 휴일

 

우리가 보내는 세월이란 지구가 스스로 회전하며 태양의 주위를 돌면서 만들어 내는 동일한 날들인데 교활한 인간은 그 물 같은 세월의 마디마디에를 마킹하고 주석을 단다.

그리고 한 해를 보내는 세모가 되면 늘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을 안타까워 하고 이루지 못한 것들을 아쉬워 한다.

하루, 한달 그리고 일년 그리고 무수한 기념일들

우린 우리가 만들어 놓은 그 시간의 속에서 울고 웃다가 한 해가 지날 때 쯤이면 괜히 숙연해 지는 것이다.

 

 

그래 인생의 나이테를 또 하나 그었다.

 

그래도 달라지는 건 하나도 없다.

나는 여전히 젊고 내 가슴은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내게 주어진 환경 속에서 세상이 주는 감동과 기쁨을 마음껏 누리고 있다.

수 많은 사람들에겐 그 삶이 답답하고 궁색해 보일지 모르지만

그 생활이 삶의 충분한 여유와 자유를 제한하는 듯 보이지만

그 길이 나의 선택과 결정으로 내가 걸어 온 길이다.

 

어짜피 걸어야 할 수 많은 길 중에서 내 마음이 동하는 대로 걸어 온 길이기에 후회란 없다.

지금처럼 걸어 갈 것이다.

그리고 그 길이 아무리 험하고 어려워도 나는 웃으며 걸어 갈 것이다.

우리가 걸아 갈 수 있는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고

걸을 수 있음이 큰 축복임을 알기 때문에.

 

세월이 가면 인생의 비밀을 안다.

그리고 인생의 비밀이 너무 단순하다는 사실에 놀라고 나면 정말 인생이 즐거워 진다.

 

사람들은 태양 주위를 한바퀴 도는 시간을 사람들은 1년이라 마킹했고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돌아 다시 제자리로 찾아 올 때면 거리가 흥청이기 시작한다..

산악회 버스 속에서 바라본 도심의 불야성에 놀라 마지막 연휴에는 온 가족을 몰고

시내로 나갔다.

바람이 을씨년스러운 날 오후

시청에 차를 파킹해 놓고 전철을 타고 구도심으로 간다.

세월이 좋아져서 땅속으로 간다

 

젊은 시절에 자주 찾았던 거리지만

변하는 세월 따라 마음에서 멀어졌던 길이었다.

 

마눌과 아이들 손을 잡고 거리를 활보하는데 눈이 펑펑 내린다.

지난번 덕유산의 눈밭에서 가슴 떨리던 무한의 감동을 느낀 것처럼

한 해를 보내며 하늘 가득 춤추며 내려오는 눈을 맞으니 마치 내가 그 옛날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 도심에서 맞는 눈이 신기하고 아이들처럼 마냥 즐겁다.

나처럼 눈을 좋아하는 사람이 또 있을까?

한참을 걸으니 마눌이 머리 젖는단다.

흐미 우린 필이 통하지 않는다.”.

 

마눌과 아이들을 끌고 한참을 걸었다.

오랜 세월을 그곳에서 멀어져 있었다.

수 많은 변해가는 것 중에서 변치 않는 것들이 남아 있어 안도감이 든다.

그 시절의 흔적이 남아 있는 익숙한 거리 위에 

추억의 등불이 걸리고

어려운 경제한파로 시름 지으며 쇠락해가던 옛 거리 위에

새로운 희망과 가능성의 축포가 올랐다.

 

 

연탄구이 집에서 갈매기 살과 목살을 시켜 놓고 창밖으로 내리는

눈을 바라본다.

내가 늘 누군가의 좋은 친구가 되고 좋은 남편과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음에 감사한다.

늘 가슴에 뜨거운 열정을 간직하게 해주시고 작은 감동에도 흔들리고

작은 일에도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소박한 가슴을 주심에 감사한다.

 

어려운 세월이라 하는데

아직 짱짱하게 일할 직장이 있구

주말이면 떠나고 싶은 데가 너무 많구

가끔 가족들과 시내구경 가고

그러다 혹시 눈이라도 내리면 하염없이 걷구

혹여 한잔의 술이라도 생각이 나면

연탄구이집에 들러 소주한잔 걸칠 수도 있다.

사는 재미란게 이런거지  

 

불콰한 얼굴을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고개를 들어 하늘 가득 춤추며 내려오는 눈을 맞는다..

내 얼굴 위로 맞아보는 이 흰 눈이 얼마 만인가?

많은 사람들이 바쁘거나 혹은 집안에 웅크리고 있을 때

나는 이렇게 감동에 들떠 눈을 맞지 않는가?

이것 보다 더 욕심을 부리면 그 다음을 무엇으로 채우랴

 

눈을 맞다가  어느 따뜻한 찻집에 들어 정담을 나누고 추위를 녹이면

그것으로 족하지 않을까?

살아가는 일상이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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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지와 종이박스를  잔뜩 싫은 채 허리가 굽은 노인이

좁은 골목으로 손수레를 밀고 간다.

눈이 훨훨 날리고

세찬 바람이 불어간다.

연탄구이집을 나오며 추운 날 노인이 참으로 불쌍하다는 생각을 했다

 

길가에 음식점 앞에서 점원 이 내리는 눈을 맞으며 고기를 굽는다.

춤추며 내려오는 눈과 피어 오르는 연기를 세찬 바람이 제멋대로 날린다

점원은 눈오는 날  다른 사람들을 위해 밖에서 고기를 굽는다.

 

지나면서 할아버지가 혀를 끌끌 찬다.

추운데 고생이 많겠다…”

 

가장 못사는 캄보디아가 행복지수가 가장 높은 것처럼 

세상의 모든 행불행은 그 작은 가슴에 모두 들어 있다.

그래 내가 살아 가는 세상은 이렇게 따뜻하고 감사할게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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