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유성구 노은택지개발지구에 있는 지족역(침례신학대역)은 대전 도시철도 22개 역 중 유일한 지상역이다.
오전 8시 반, 또는 오후 6시 반경이 되면 이 역 주변은 젊은 여성들의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이 역 바로 뒤편 국민은행 콜센터에 근무하는 여직원 중 1000명이 이 시간대에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하기 때문. 게다가 침례신학대 학생들도 있어 ‘며느리나 애인을 구하려면 지족역으로 가라’는 말이 나올 정도.
▽지혜로운 사람들이 모이는 곳=‘지족(智足)’이라는 말은 ‘지혜가 가득하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한자 ‘족(足)’자가 ‘가득하다’는 뜻을 갖고 있는 것.
이 역 인근에 국민은행 콜센터가 2004년 10월 문을 열었다. 직원만 2000명에 달하는 등 국내 최대 규모다. 이와 함께 극동방송국, 침례신학대가 자리 잡고 있다.
택지개발 이후 송림마을, 호반베르디움, 계룡리슈빌 아파트가 입주해 대규모 아파트촌을 형성하고 있다. 아직 상가는 활성화되지 않았으나 침례신학대 앞에 곧 대형 백화점과 할인점이 입주할 예정이다.
지족역은 시간대별로 이용객이 확연히 구분된다. 오전 8시부터 9시까지는 출근하는 콜센터 여직원, 10시부터 11시경에는 역 근처 지족산의 매봉(해발 202m)과 우산봉을 찾는 노인들이 주류를 이룬다. 우산봉은 1번 출구로 나와 1시간 정도 소요되는 곳으로 가족 단위 등산 코스로도 제격이다.
▽새로운 전원주택지=역 주변과 침례신학대 주변은 전원주택지로 각광받고 있다.
역 2번 출구 앞 계룡리슈빌 근처에는 유럽형 전원주택 30여 채가 밀집해 있다. 잔디를 깔아놓은 정원과 파라솔, 그리고 쌈지 텃밭이 어우러져 이국적인 모습을 연출한다.
침례신학대 주변은 아직도 개발 중이라 주택이 듬성듬성 들어서 있다. 택지는 대개 80평 안팎으로 분할돼 공급되고 있다. 역 주변은 3.3m²(1평)당 450만 원, 침례신학대 주변은 350만 원을 호가한다. 건평 200m² 안팎의 2층 전원주택이 5억∼8억 원에 거래된다.
지족역 최광섭 역장은 “지족역 주변은 숲과 공원이 많아 쾌적한 생활공간이 특징”이라며 “대전시청에서 지하철로 불과 15분 거리에 있어 전원주택지로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명성보다 맛으로 승부=이곳엔 대전 구도심처럼 30∼40년간 한 가지 메뉴로 승부하는 전통 음식점은 없다. 하지만 자신만의 메뉴로 꾸준히 손님을 끄는 맛집이 곳곳에 있다.
지족역 2번 출구 건너편 계룡리슈빌 1층에 있는 유유닭갈비(042-826-9913)는 중구 은행동에서 12년 동안 닭갈빗집을 운영해 온 안재영(55) 씨가 6월 문을 열었다. 하림 닭고기만을 쓰며 키위, 더덕, 카레 등 16가지 재료로 만든 특제 소스로 볶는다. 고기가 큼직하고 육질이 부드러운 게 특징. 1인분 6000원. 더덕막국수 4000원.
지족역 바로 옆 KB타운 3층에 있는 궁중칼국수(476-0818)는 국민은행 콜센터 여직원들이 주로 찾는다. 밴댕이와 매운 고추, 멸치를 넣어 끓인 육수에 느타리버섯, 바지락, 쑥갓을 듬뿍 넣어 내놓는다. 4000원.
반석사거리에 있는 뷔페 씨엔팜(826-0083)은 한·중·일식 300여 가지 메뉴가 준비돼 있어 가족 레스토랑이 없어 아쉬워하는 주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밖에 다음과 네이버의 맛집 관련 카페에서는 보령해물칼국수(042-476-1222)와 노은칼국수(477-2306), 그리고 회와 돈가스, 우동을 파는 쯔바끼스시(822-6182)와 노은주먹구이(826-9295) 등을 가볼 만한 곳으로 소개하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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