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의 대표적인 신흥 주거단지인 유성구 노은동의 유래는 크게 두 가지이다.
다른 하나는 한자이름 노은동(老隱洞)의 유래와 관련이 있다. 유성문화원이 발간한 ‘유성의 역사와 지명유래’에 따르면 벼슬길을 멀리한 선비들이 숨어들어 은동이라고 불렸다는 것. 유성문화원 이춘아 사무국장도 “조선 말 기독교 신자 후손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 들어와 살았다고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어쨌든 세상을 등진 사람들이 은둔한 지역이라는 점에서는 일치한다. 지금도 노은동 아파트 단지에 퇴직한 공직자와 교육공무원 등이 많이 살고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닌지도 모를 일.
▽전원 속의 신흥 주거단지=노은동은 행정중심복합도시(충남 연기군과 공주시 일부)와 승용차로 불과 15분 거리. 이 때문에 아파트 값이 신도시 건설 계획이 발표되자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서민들 사이에선 ‘노은동에 산다’는 것이 ‘부동산 재테크에 성공했다’는 말로 통할 정도.
올해 초 분리된 노은1동과 2동의 인구는 6만4000여 명. 이 가운데 6만 명가량이 열매마을 등 25개 아파트 단지에 산다.
단지를 한 걸음만 벗어나면 지족산 등으로 이어지는 전원지역. 새로운 전원 주택단지 개발이 한창이다.
▽지족산, 은구비 공원, 선사박물관=지족산은 노은동 주민에겐 뒷동산처럼 친근한 산. 곳곳에 가족 등산로와 쉼터, 체육시설 등이 마련돼 있다. 여래사를 기점으로 제1약수터, 왕가봉, 조망바위, 제2약수터로 이어지는 등산로는 이 중 경관이 가장 빼어나다.
1997년 노은지구 개발과정에서 발견된 8만3523m²의 선사유적지는 아파트 단지 인근의 낮은 언덕에 분포해 있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청동기시대 집 자리는 언덕 방향을 따라 12기가 확인되었고, 언덕 북쪽 끝부분에서 송국리형 원형 주거지 1기와 사각형 주거지 1기가 조사됐다.
이 유적지의 발굴 유품을 모은 대전선사박물관이 주변에 들어서 있다. 구·신석기, 청동기, 철기 문화관과 야외 체험장 등이 마련돼 있어 대전의 시대별 유적을 한눈에 조감할 수 있다.
선사유적지가 발견된 언덕은 공원으로 조성됐다. 옛 지명을 따 은구비공원으로 이름 붙여진 이곳은 낮고 평탄한 데다 잔디가 곱게 깔려 있어 노은동 주민은 물론 구도심 시민들까지 즐겨 찾는다.
▽정갈한 한정식, 감칠맛 아귀찜=상가 밀집 지역에 위치한 노은역 인근의 한정식 ‘이정’은 1만5000∼3만 원대의 한정식과 황태전골, 한우암소생고기, 육회, 육사시미 등이 메뉴.
이 가운데 등심 중에서도 가장 좋은 부위인 살치살을 재료로 한 육사시미는 이 식당의 자랑거리다. 1990년대 후반 대덕연구단지에서 한국관을 운영했던 여사장 이명승 씨는 “육류도소매업(명월축산)을 하는 남편에게서 최고의 고기를 공급받는다”고 말했다.
14일 이 식당에서 만난 김진세(세무사) 씨는 “이 집 육사시미는 씹어 먹기보다 녹여 삼킨다는 느낌이 들 만큼 부드럽다”며 “해바라기씨와 호박씨, 우렁, 땅콩 등 10여 가지 재료로 만든 쌈장이 감칠맛을 더해 준다”고 말했다. 042-822-6608
저녁에는 아귀찜으로, 점심에는 가정식 백반으로 유명한 아구찜마을(476-5454), 두껍게 썰어 칼집을 낸 뒤 하루 동안 와인으로 숙성한 삼겹살과 독자적으로 개발한 소스가 일품인 벌집삽겹살(826-9223)도 가볼 만하다.
둔산경찰서 경비교통과장을 끝으로 33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한 이규현 노은역장은 주변 초중학생의 미술작품을 역내에 전시해 주민 친화적 지하철역을 만들고 있다. 그는 “마지막 봉사를 시민과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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