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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맛집

대전 버스노선 주변 볼거리 먹거리 - 640번,829번



[대전/충남]대전시내버스 100배 즐기기 <13> 640, 829번



《재래시장에 가면 마음이 편하다. 우선 가격 부담이 없다. 백화점과는 달리 사람 사는 체취가 물씬하다. 지나가며 땅콩 한 움큼 집어 맛을 봐도 크게 뭐라 하지 않는다. 봄나물을 파는 시골 아낙네의 손길은 정겹기만 하다. 대전시내버스 640, 829번은 재래시장으로 인도하는 안내자다. 829번(동신고∼서대전여고)은 한민재래시장과 태평시장, 용두시장, 중앙시장을 지난다. 640번(옥천∼대전 동부터미널)은 삼성시장과 인동시장, 신흥동 도깨비시장을 거친다.》

재래시장 인심 ‘듬뿍’

먹을거리 메뉴 ‘풍성’

▽전국 재래시장의 ‘교과서’ 한민시장=한민시장은 27년 전인 1982년 당시 가장동·내동 주공아파트 주변에 형성되기 시작해 지금은 대전에서 손꼽히는 재래시장으로 성장했다. 5층 주공아파트가 있던 자리엔 이제 고층의 나르메와 블루밍 아파트가 들어섰다.

이곳에는 ‘전국 최초’가 많다. 재래시장으로선 처음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했고, 비 가림 시설(아케이드)과 소화전, 소화기 일괄 설치도 전국 처음이다. 간판 형식도 처음으로 통일했다. 최근엔 시장 안 폭을 3.5m로 늘려 고객들이 카트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샤워실 수면실 헬스클럽 등을 갖춘 고객지원센터도 마련했다. 제주도 중앙시장이 이곳을 벤치마킹할 만큼 우리나라 재래시장의 ‘교과서’로 통한다.

이곳을 찾는 손님은 하루 1만여 명. 반찬 생선 야채 건어물 정육 의류 잡화 등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시장 안에 있는 대구막창집(042-538-8892)과 원조막창집(535-4582)은 한민시장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집. 서울에서도 맛을 보러 온다고. 찬사랑(532-8851)에서는 고급 반찬 200g을 2000원에 살 수 있다. 1만 원이면 일주일 반찬이 해결된다. 친환경유기농산물 전문매장인 행복한 밥상(531-6279)도 인기 높은 집으로 꼽힌다.



▽대전 만세운동 발상지 인동시장=640번을 타고 인동사거리에서 내리면 인동시장으로 연결된다. 이 시장은 대전지역 최초의 5일장이자 대전 최초의 독립만세운동(1919년 3월 16일)이 일어난 곳이다. 중앙시장과 함께 대전의 대표적인 재래시장이었으나 구도심 공동화로 지금은 200여 업소만 영업을 하고 있다.

이곳에선 해마다 인동시장 축제가 열린다. 맥주 빨리 마시기, 물품 경매, 새끼 꼬기, 투호 등이 열리고 국산 쇠고기와 돼지고기, 쇠꼬리 등 육류를 비롯해 일반미와 찹쌀, 서리태 등 곡류시장도 열린다.

인동사거리에 있는 인동왕만두(285-5060)는 30년째 같은 자리에서 만두만 빚어 오는 집. 오순택(47) 씨 부부가 1978년부터 이 집 종업원으로 일하다 15년 전 인수해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 돼지고기 대파 부추 무말랭이 후추 소금 등으로 속을 만든다. 통만두는 95도의 물에 소금만으로 반죽하고 고기만두는 찬물로 반죽해 쫄깃한 촉감을 유지한다. 테이블은 불과 3개. 서서 기다리다 포장해 가는 사람들이 더 많다. 찐빵(5개) 튀김만두 왕만두 4000원, 고기만두 통만두 김치만두 3000원.

근처 인흥해장국(283-9403)은 한나라당 최고위원인 강창희 전 국회의원과 이장우 동구청장도 마니아를 자처하는 집. 전북 익산이 고향인 권기여(65·여) 씨가 7년 전 ‘전라도 아즈메’의 손맛으로 개업한 소문난 맛집이다. 주 메뉴는 소 내장탕. 도축장에서 직접 구입한 한우 내장 천엽과 곱창, 그리고 선지를 직접 재배한 솎음배추와 함께 넣어 3시간 동안 끓여내 깊은 맛을 자랑한다.

“한우만 쓰제. 미국산은 아직 들어오지도 않았는데 손님이 조금 줄었지라.”

맛을 잊지 않고 새벽에 찾아오는 택시 운전사 등을 외면할 수 없어 24시간 영업한다.

고기를 먹고 싶다면 640번 노선의 광촌목장식당(043-733-6535)도 찾아가 볼 만하다. 옥천 쪽으로 가다 자모리와 이백리 사이 ‘새마을 정류장’에서 내리면 된다. 치맛살과 갈빗살 차돌박이 업진(소의 가슴살) 4개 부위의 특수부위 모둠이 600g에 2만8000원(야채 값 1인당 3000원 미포함)이고 부챗살은 2만 원이다. 한우는 아니지만 최상급의 국내산 육우를 값싸게 즐길 수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