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게 행복이다.
우리가 살아 있는 동안 열심히 살아가려는 노력은
나의 행복을 남에게 휘둘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나의 삶이 다른 누군가에 의해 규정되지 않게 하기 위하여
세상이 나의 존엄성을 유린하도록 내버려 두지 않기 위하여
오늘도 우리가 부대끼는 인생길을 묵묵히 걸어가야 하는 이유다..
오늘도 우리는 충혈된 두 눈을 비비며 심호흡을 해야 하는 이유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음은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다.
더 바라는 게 있다면 우린 그것을 욕심이라 부른다.
부귀영화
가질 수 있다면 좋지만 원한다고 모두가 그것을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차라리 행복에 대한 우리의 개념을 바꾸는 것이 훨씬 쉬운 일이다,
“나는 지금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무한의 행복을 누리고 있다”
결국 행복과 불행은 꿀단지에 꿀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느냐와 겨우 그 정도 밖에 없느냐고
생각하느냐의 차이이다.
살아가면서 불행한 이유는 100가지도 넘는다.
살아가면서 행복한 이유도 100가지도 넘는다.
하지만 똑 같은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199개의 행복과 1개의 불행을 갖고 웃는 사람과 1개의
행복과 199개의 불행으로 찡그리고 있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행복은 늘 찾으려는 사람의 마음속에서 날라 다니는 파랑새다
부모형제라 해도 다 제 살기 바빠 좀더 가까이에서 서로의 고민과 어려움을 나눠줄 시간이 별로 없다.
형과 , 오빠로서 잘난 구석은 하나도 없지만 그냥 한번쯤 어깨를 두드려 주고 싶었다.
삶의 행복은 거창한게 아니라 소박한거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이러쿵 저러쿵, 미주알 고주알 꼰대처럼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냥 평상시처럼 그저 살아가는 이야기 나누고 함께 땀 흘리고 술 한 잔 나누면 되지
그러면 조금은 위로가 되고 잠시 잊었던 행복의 개념이 되살아 날수도 있겠지
마눌과 가는 여행 길에 동행이 있어 너무 멀지 않고 힘들지 않은 산길이 필요했다.
지난주 임기사가 장안산에 대해 이야기해주었는데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4시간 정도면 마무리 될 산행 길 이었다.
7시 40분이 되어 우리는 안영 톨게이트에서 만났다.
대진 고속도로로 장수톨게이트 나들목을 지나 장수읍에 도착해서 기사 아저씨와 협상을 한다.
덕산 마을에 우리차를 놓고 무령재 까지 이동시키는데 2만 5000원을 주기로 했다.
장수읍은 산으로 둘러 쌓인 분지인데 평화로운 시골풍경 이었다.
기사 아저씨 말로는 사과 농장이 많아 좋은 마을 다 버려 놓았단다.
사과 나무가 농약을 많이 쳐야 하기 때문에 물과 공기가 점점 나빠 진다고…
밀목재 덕산마을과 범연동 가는 길
장수나들목에서 좌회전 장수읍 직진
읍에서 신호등 지나 계속 직진하면 개울이 나오고 다리가 있다. (우측에 쉼터)
다리를 건너서 작은 도로를 따라 오름 길을 올라가면 정상부에 밀목재가 있다.
금.호남정맥 구간이다.
밀목재 바로 아래 덕산마을이 있고 그 아래 쪽으로 10분가 내려가면 저수지가 있고 저수지 안쪽에 범연동이 있다.
범연동 산행 들머리는 저수지 앞 도로가에 있다.
표지판 하나 덩그러니 서 있고 범연동은 보이지 않는다.
기사 아저씨 말에 따르면 범연동 쪽으로 산 길이 있었는데 마을 사람들이 불편해서 길을 도로 쪽으로 돌려 놓았단다.
이곳에 우리 차를 정차시키고 논개 생가가 있는 장계방면 무령고개로 가는데 그 길이 상당히 멀다.
산 행 일 : 2009년 6월 6일
산 행 지 : 장안산
동 행 : 동생 부부
날 씨 : 맑고 화창 오후에 흐리고 한 때 비 , 저녁 비
산행코스 : 무령고개 –3km - 장안산 –5km - 범연동
산행거리 : 약 8km
경유지별 시간
10:00 : 무령재
10:35 : 장안산이 보이는 안부
11:17 : 장안산
11:40 : 식사 (약 20분)
12:30 : 장안산 2km , 범연동 3.5km
13:00 : 장안산 4km , 범연동 1.2km
14:00 : 하산완료
장안산 등산로는 몇 갈래가 있다.
우리가 오늘 가는 무령재- 장안산- 범연동 이 가장 일반적인 등산로이다.
8km로 약 4시간이 소요된다.
다음은 무령재 – 장안사 – 밀목재 로 약 12km로 5시간 30분정도 소요된다.
그리고 괴목마을 – 무령재 –장안산 –범연동 코스는 5시간 30분 정도 시간소요가 예상된다.
범연동에다 차를 두고 장안산에 올라 밀목재로 내려 선 다음 도로를 따라 차 있는 곳 까지 가면
약 6시간 정도 소요될 것 같은데 차를 얻어 타지 못하고 도로를 걷는 다면 한 시간 정도가 더 추가 되겠다.
아마 장안산의 가장 적절한 산행코스가 될 듯 싶다.
장안산 코스는 가장 평탄한 100대 명산 길이었다.
고갯마루에서 시작하는 편안한 오솔길
육산의 넉넉함에 울창한 수림이 여유롭고 편안한 산행 길을 열어 주었다.
아무리 뜨거운 여름 날이라도 정상부 약 500m를 제외하면 햇빛에 노출되는 길이 별로 없는 울창한 활엽
수림이다..
아쉬움이라면 등산로 어느 곳에서나 조망이 좋지 않다는 것
주변의 웅장한 산세가 열리는 건 장안산 정상부 구릉지대 정도 뿐이다.
그 길을 걷기 좋은 계절이라면 나는 늦가을을 꼽겠다.
낙엽이 떨어져 육산의 편안함 위에 푹신한 감촉을 더하고 잎새를 떨어뜨린 나뭇가지 사이로 주변의 산세가
한 눈에 들어 올 것이다.
가지를 털어 물든 잎새를 날리며 능선을 불어 가는 바람은 계절의 수심을 느끼게 하리라.
아니 겨울이라도 좋겠다.
험하지 않은 산 길에 수북히 쌓인 흰 눈을 밟으며 5시간쯤 산 길을 걸으면 계절의 황량함과 쓸쓸함이 황홀한
고독을 몰고 와 역설적이 기쁨으로 가슴을 흔들어 놓으리라.
하지만 이 여름도 좋다
이 싱그러운 수림이며 인적 없는 조용한 숲길이 좋다.
장렬한 태양의 파편이 초록의 수림에 떨어지고 불어가는 바람이 눈부시게 초록을 흔들어 놓는다. 우는
새소리 까지 고즈녘함을 더하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큰 산의 오솔길 이다.
조우하는 사람이 없이 한적하고 그냥 스스럼없이 물상과 사색에 빠져 동행이 있음조차 별로 의식하지
않는 혼자만의 호젓함을 느끼게 하는 숲길이었다.
정상
1000고지 넘는 정상은 넓은 평지로 되어있다.
그래도 단 한 사람이 남아 있어 정상에서 사진을 찍어 달래고 갈 길을 재촉한다.
이정표에는 범연동 5.5km , 밀목재 9.1km라 적혀 있다.
밀목재에 차를 가져다 놓았다면 4km를 더 걸어야 할 뻔 했다.
범연동 가는 길 능선에서 12시간 못되어 식사를 했다.
으례껏 먹는 식단이 함께하는 기쁨과 자연의 마술이 살아 그 풍미가 더해진다.
별다른 움직임 없이 그늘에서 식사를 하니 온몸이 으실으실 추워진다.
1000m의 고도의 위력이다.
범연동 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더 울창하고 편안한 수림 이었다.
시종일관 육산의 편안한 오솔길이 계속된다.
얼마 남겨놓지 않은 길에서는 소나기마저 후드득 거리는데 나뭇잎을 두드리는 요란한 빗소리에도 빗방울은
몸에 떨어지지 않는다.
뜨거운 햇빛과 공기를 잠시 식혀주는 단비였다.
다양한 특색을 가진 수많은 산에서 강한 자극에 길들여진 많은 사람들에게 장안산은 함량미달로 보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육산의 진수를 보여준 호젓하고 부드러운 길이었다.
원래의 길의 목적에 충실한 평범함 속의 비범함
무언가 옛 기억이 아련해지고 잊혀진 그 무언가가 생각날 듯한 그런 길
장안산 길은 가족의 정과 같은 은근함 그리고 세상에 날카로워진 마음이 조금은 부드러워 질 것 같은 편안한
산길 이었다.
100대 명산의 자격이 충분히 있는 산
다음엔 늦가을쯤 홀로 한 번 오고 싶다.
무성한 잎들이 바람에 날리고 켜켜이 쌓인 세월의 두께 위에서 따뜻하게 남아 있을 큰 산의 부드러움과 뜨거운
여름의 흐믓했던 추억을 다시 반추하고 싶다.
4시간 쯤의 여유로운 산행을 마치고 우리는 아침부터 땡빛에 담금질 당한 애마가 기다리는 들머리로 무탈히
내려섰다.
뜨거운 여름날의 반가운 만남과 행복한 추억 이었다.
'마눌과 백대명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눌과 추는 춤 ( 내연산 - 백대명산 제 42산) (0) | 2009.11.06 |
---|---|
마눌과 추는 춤 (0) | 2009.07.03 |
마눌과 추는 춤 - 유명산 (100대 명산 제 40산) (0) | 2009.06.03 |
마눌과 추는 춤 - 도락산 (100대 명산 제 39산) (0) | 2009.05.26 |
마눌과 추는 춤 - 도봉산 (100대 명산 제 38산) (0) | 2009.05.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