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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이슈(펌)

세계 최대 크루즈 - STX유럽

STX유럽 세계최대 크루즈선 현장에 가다
 
[한국경제신문] 2009년 06월 14일(일) 오후 05:21 | 가족의 손을 잡고 나무와 풀이 우거진 공원을 걷는다. 이탈리아 식당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은 뒤에는 아이들의 성화에 파도풀을 찾는다. 수영도 하고 서핑하는 젊은이들 구경도 한다. 저녁에는 아래위로 움직이는 희한한 술집에서 칵테일을 한잔 걸치고 야외 극장에서 오페라 관람을 한다. 이 모든 일이 한 장소에서 가능하다. 호화 유원지 얘기가 아니다. STX유럽(옛 아커야즈)이 건조 중인 세계 최대 크루즈선 '오아시스 오브 더 시즈(Oasis of the seas)'의 탑승객들이 누리게 될 호사다.

지난 5일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남서쪽으로 두 시간가량 떨어진 STX유럽의 투르크 조선소를 찾았다. STX그룹이 2007년 말 인수한 STX유럽의 전 세계 15개 조선소 가운데 투르크 조선소는 대형 크루즈선에 특화한 곳이다. 정문을 통과하자 거대한 크기의 크루즈선 '오아시스'가 눈앞을 막고 섰다. 길이 361m 폭 47m 크기로 호화 유람선의 시조 격인 '타이타닉'보다 선박 내부 용적이 5배가량 크다. 이 배가 완공되면 세계 최대 크루즈선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배 안으로 들어섰다. 딱 아파트 공사 현장이다. 발에는 전선이 밟히고 천장에는 철골 구조물이 보였다. STX유럽의 번트 뢴버그 야드투어 매니저는 "전체 공정이 90% 가까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지난주엔 1차 시험 운항도 별 탈 없이 마쳤다. 선박 인도 시점은 오는 11월.올 연말부터 정기 항로인 카리브해를 누비게 된다.

밖에서 볼 때보다 안은 더 웅장했다. 조그만 동네를 하나 옮겨 놓은 듯했다. 상점 식당 카페 수영장 등은 기본.바닷가 쪽으로 늘어선 2700개 객실 가운데는 축구장 크기의 실내 공원까지 들어선다. 공원의 이름은 '센트럴 파크'.승객들이 각종 나무와 꽃들 사이로 산책할 수 있도록 꾸밀 예정이다. 공원을 갖춘 크루즈선은 지금까지 없었다.

'세계 최초'는 이뿐만이 아니다. 통유리 구조로 공중을 움직이는 칵테일 바,선미(船尾)에 마련되는 야외 극장,서핑을 즐길 수 있는 파도풀 등이 모두 처음으로 시도되는 시설이다. 배 뒤쪽 벽면에는 암벽 등반을 할 수 있는 인공 설비도 마련했다. 오아시스호의 가격은 16억달러(약 2조원).대형 컨테이너선 7,8대 값과 맞먹는 고가다.

배가 큰 만큼 수용 인력도 많다. 승무원과 승객을 합쳐 한꺼번에 9400명가량이 들어간다. 조선소 측은 이들이 하루에 소비하는 얼음만 50t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배의 주인은 세계 최대 크루즈 선사인 미국의 로열 캐러비언.아직 배가 완공되지도 않았는데 올 연말로 예정된 첫 운항 티켓이 이미 모두 매진될 정도로 크루즈 관광객들의 관심은 뜨겁다. 오아시스의 일반실 가격은 800~1000달러(1명 · 1주일 기준),스위트 룸은 7000~1만달러 선이다.

STX유럽은 크루즈선 중에서도 대형 · 고가 제품에 강점이 있다. 크루즈선을 크기별로 줄을 세우면 1위에서 14위까지가 모두 STX유럽 제품일 정도다.
 
 
 


"Creating the Incredible(믿을 수 없는 역사를 만들고 있습니다)"
번트 뢴버그 STX유럽 매니저는 "최고의 기술력과 상상력이 결합한 작품을 만나게 될 것"이라며 막바지 건조작업이 한창인 '오아시스 오브 더 시스(Oasis of the Seas)'를 가리켰다.

6개월만에 다시 찾은 핀란드 투르크 조선소. 47만평 규모의 이 조선소에는 가로 365m, 세로 80m 크기의 대형 도크가 자리잡고 있다. 이 도크에서는 STX유럽의 대형 크루즈선이 전문으로 건조된다. ▶본지 1월 1일자 A5면 참조
현재 이곳을 가득 차지하고 있는 오아시스는 길이 361m에 16층의 도크로 구성된 세계 최대 크기의 크루즈선이다. 현재 공정률이 87.2%에 달해 외관은 어느 정도 완성된 모습이었다.

오아시스는 지난주 시험운항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인도를 위한 초읽기에 들어갔다. 뢴버그는 "이번에 1차 시험운항을 마치고 2~3개월간 모든 세부작업을 마무리하면 오는 10월 예정인 인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오아시스 뿐만 아니라 자매선인 '알루어 오브 더 시스(Allure of the Seas)'도 블록 제작 작업이 한창이었다. 내년 11월에 인도될 예정인 알루어는 최대 600t에 이르는 대형 블록 181개로 구성된다. 현대 공정률은 40% 정도로 매일 2000여명의 노동자들이 작업에 임하고 있었다.


 '오아시스'와 '알루어'는 중량이 22만5000GT(gross ton)로 현재 운항하는 크루즈 중 가장 큰 '프리덤 오브 더 시스'(15만8000GT)보다 무려 50% 가량 크다. 오아시스가 완성되면 STX유럽은 크기를 기준으로 세계 1위에서 13위까지의 크루즈를 모두 건조한 조선소로 기록된다.

'오아시스'와 '알루어'의 가격 역시 상상을 초월한다. 한 척에 무려 10억유로(약 1조8000억원).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가격이 1700억원 정도임을 감안하면 무려 10배가 넘는다. STX유럽은 이 두 척의 크루즈만으로 지난해 매출(6조 1000억원)의 60%를 달성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오아시스는 지금까지 한 번도 시도되지 않은 혁신적 구조로 설계됐다. 갑판 중앙부에 100m 길이의 센트럴 파크가 설치돼 바다 위의 공원을 만들었다. 센트럴 파크에는 천장이 개방돼 직접 태양을 받을 수 있으며 다양한 꽃과 나무가 심어질 예정이다. 센트럴 파크 양쪽에는 각각 6층 규모의 타워형 호텔이 들어서 승객들이 정원을 내려다볼 수 있다. 이밖에도 공중을 움직이는 칵테일바, 수영장 형태의 원형 극장, 다이빙 묘기 등이 가능한 아쿠아씨어터 등 첨단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투르크 조선소에 파견돼 크루즈의 건조 과정을 책임지고 있는 전경렬 STX 상무는 "오아시스는 현존하는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결정체"라며 "크루즈 산업 역시 경기 침체를 피해갈 수는 없지만 시황이 회복되면 가장 큰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핀란드 투르크=박종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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