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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펌)

폭력노조원 구제받는 쌍용차 합의 비정상

 

 

 

2009년  8월 11일 조선일보 사설

 

정리해고 대상자 중 48%의 고용 유지를 약속한 쌍용자동차 노사의 최종 합의안을 놓고 내부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절반 가까이 구제되는 정리해고자는 대부분 77일 동안 극렬한 파업을 벌인 노조원들이다. 구제를 하려면 회사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희망퇴직을 선택하고 회사를 순순히 떠난 직원들을 우선하는 것이 사리에 맞다. 이들을 놓아두고 불법 폭력 점거 농성으로 회사에 막대한 피해를 준 노조원들을 먼저 구제하는 합의안은 비정상이다.

인터넷 카페 ‘쌍용차 정상화를 위한 모임’에는 “경영진이 기본적인 원칙을 저버렸다”고 성토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점거농성 노조원에 대해 “대부분 야간근무 중 현장을 이탈해 잠을 자거나 걸핏하면 관리직 책상을 부수고 업무를 망각한 사람”이라는 비난도 나왔다. 어디까지 진실인지 알 수 없지만 점거 농성 노조원들은 악랄한 폭력을 매일처럼 휘둘렀다.

불법 파업을 하고도 무급 휴직으로 구제받은 노조원들이 1년 뒤에 복귀하면 노노() 갈등이 본격화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노노 갈등이 벌어져 가까스로 되찾은 쌍용차의 평화가 깨질 수도 있다.

회사가 불법 폭력 파업을 벌인 노조원들에 대해 대가를 치르게 하기는커녕 회사 방침에 순응한 직원들보다 우대하는 것은 나쁜 선례가 될 것이다. 노조원들에게 회사의 구조조정 방침에 따르지 말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최후까지 저항해야 한다는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아무리 해산이 급했다고 하더라도 이런 합의는 애초부터 잘못이다.

점거농성 기간에 공장의 외부세력과 핵심 노조 간부들만 출입이 허용된 사무실에서 ‘미군철수’라는 현판과 ‘쌍용차 공동투쟁본부 군사위원회’라고 적힌 자료가 나왔다. 경찰은 현장에서 좌경 이념서적 수십 권을 압수했다. 심지어 군대조직을 모방한 제식훈련과 사격훈련이 실시됐다. 노조원들은 불법 무기를 ‘전투물품’으로 불렀고 ‘1전선 배치’ ‘2전선 배치’ 같은 군사용어식 표현을 사용했다. 반()기업 반자본의 자체교육과 외부강사 특강이 여러 차례 있었다고 한다.

쌍용차 점거농성 파업은 단순한 해고 반대 투쟁을 넘어 외부 불순세력과 손잡고 회사와 공권력을 상대로 한 ‘이념의 전투’였음이 드러나고 있다. 외부세력 가운데는 이적단체를 구성했거나 과격한 파업농성을 주도한 전력자들도 상당수 있었다. 정부는 쌍용차 사태에 개입해 폭력투쟁을 선동한 내외부 세력의 실체를 밝혀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