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다는 거 2010년 3월 21일
동창회 하는 중에 한 친구가 벌떡 일어났다.
한마디 하겠다고….
“건강해라. 친구들아
살아 가면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돈이 적으면 적은대로 지위와 명예가 낮으면 낮은대로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라
어떤 방식으로 살더라도 세월은 금새 흐르고 지나간 세월은 흔적 없이 사라진다.
살아갈 오늘과 그 오늘이 쌓여 만들어갈 미래는 오늘도 줄어들고 있다.
우리의 소중한 날은 생각보다 훨씬 적게 남아 있다.”
친구는 오늘 아들을 데리고 군에 다녀왔다고 했다.
그런데 그 부대가 공교롭게 자기가 근무했던 곳이었단다.
만감이 교차하는 마음으로 부대를 돌아보고 나서 입소식을 참관하고 있는데
부대장이 장정들과 같이 온 부모님 중에 젊은이들에게 좋은 말씀 해주실 분 단상에 올라와 이야기 하시라 했단다.
그 때 머리가 허연 할아버지 한 분 단상에 올라가셔서 마이크를 가까이 대고는 자기는 손자를 데리고 이곳에 왔는데 자신과 아들 모두 이 부대에서 근무하다 전역을 해서 3대가 이 부대 출신이라 했다 한다.
그리고 어렵고 힘들었지만 그 시절이 아직 생생하고 군대를 다녀오고 나서 세상에 대한 자신감과 어른이 된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고 ….
친구는 새삼 무심한 세월이 얼마나 빠르고 인생이 얼마나 짧은 것인가를 전율을 느꼈다고 했다.
30년 전 자신이 섰던 그 자리에 다시 서니 그 때의 기억들이 마치 엊그제 일처럼 주마등 같이 스쳐가는데 그 시절 나의 위치에는 이젠 나의 아들이 서 있는 모습을 보면서 아무렇지 않게 너무 빨리 흘러간 30년 세월에 새삼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렇게 빠른 세월이면 다시 그 30년이 얼마나 빨리 흘러갈까 생각하니 우리의 삶과 남은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이 하게 되더란다.
친구는 얼마 전 까지 머리를 모두 깎고 암투병 까지 했었다.
혈액암으로 상태는 좋아졌지만 아직 완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태에서 술과 식생활을 절제하면서 살고 있다.
혹시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직면하고 나서 또 아들을 군대에 보내면서 인생에 대해 더 많은 생각이 떠올라 느닷없이 친구들에게 한마디 하고 나선 것이다.
그래 친구야 걱정하지 마라
공자님이 괜히 지천명이라 했겄냐
그 정도 살았으면 이제 살맛은 어느 정도 알잖아
인생별거냐?
폼나게 한번 살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노력 했는데 안되면 할 수 없는 거잖아
돈벌구 싶다고 다 돈 버는 거 아니고
건강하려구 열심히 운동했는데 덜컥 병에 걸리기도 하고
가정과 세상의 평화를 기원하며 착하게 사는데 나한테 큰 일이 펑펑터지기도 하고
꼭 바라는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
인생이 그런 거잖아
허기사 누군가는 이미 프로그램 되어진 운명에 따라 산다고 하드만 …
그래도 그 천기가 누설되지 않는 한 결과를 얼 수 없으니 마찬가지지
우리가 게임의 룰을 안다면 늘 승승장구 하겠지만 그럼 또 재미 없잖아
어떤 놀라운 일이 일어날지 몰라서 나의 날이 또 어디로 튈지 몰라서
늘 기대와 흥분 그리고 긴장과 스릴이 있어서 그래서 인생이 재미있는 거잖아
열심히 살았건 못 살았건
지나간 시간은 늘 아름다운 추억 속에 살고
오늘과 내일은 다시 열심히 노력하고 뜨겁게 사랑하고 멋지게 즐겨야 할 대상으로 남아 있지
늘 채우려고만 하지말고 이젠 비우세
다시 돈을 벌려고 아둥거리지 말고 돈 없이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면 되지
건강하려구 발버둥치지도 말게
마음은 편치 않는데 땀 흘려 운동한다고 건강이 찾아오나?
마음을 편히 다스리고 즐겁게 살면서 늘 자연과 가까이 하면 건강은 찾아오는 법일세
우리 삶은 한줄기 바람이잖아
가볍게 스쳐지나가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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