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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가는 대로

7월 마지막주 / 아버님 ,장인어른 입원/ 예천기행

 

아버님은 별다른 증상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아랫 잇몸이 많이 안 좋아져서 혹여 몇 개 이빨이 빠져 넘어 갈 까바 지난주 이빨을 빼고 나서

여전히 기력을 약하고 발과 손위 붓기는 빠지지 않는데 의사들 말로는 연로하신 것에 비하면

회복력이 좋은 편이라 한다.

연세가 많으시니 언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른다.

어쨌든 처음 중환자실을 나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말에서는 상당히 진전이 있는 셈이다.

매일 병원에 들러 아버님 상황을 체크 하면서 이번엔 돌아가실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7 29()

나유미 의사 선생이 면담을 하자고 한다.

오늘 장인어른이 변비가 오래되어서 병원에 입원하셨는데 거기 가있는 마눌을 데리고 점심시간에  

건양대 병원에 갔다.

조직검사 결과 대장암이 맞다고 했다.

예상했던 부분을 확인한 셈이다.

장내 출혈이 있어 3주전 영숙과 천안 대장암 전문병원에서 내시경 검사를 했을 때는 왜 발견되지 않았을까?

대장암은 오래 진전이 있었던 것이었는데 식사하는 거나 검사결과로 보면  아버님은 별다른 예휴가 없었던 셈이다.

췌장도 좋지 않고 폐도 좋지 않고 전반적인 상황은 안 좋은데 수술 후유증은 없이 회복은 잘하고 계시단다.

대장암 말기에 췌장기능 안 좋으니 오래 못 사시는 거 아니냐고 물으니 딱히 기간을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현재 인공호흡기를 뗏다 붙였다 하면서 적응훈련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몇 일 더 확인한 다음 일반병원으로 내려 갈 거라고 한다.

저녁에는 태현이 데리고 더존한우에서 식사하다.

 

 

7 30 ()

어제 시간이 없어 들르지 못하고 장인어른 문병을 갔다.

갑자기 두 집안 어른이 모두 입원하셨다.

그 동안 변비약을 드시면서 참으신 모양인데 심해져서 성모병원에 입원하셨다.

원래도 가스가 차서 배가 부른 상태였는데 관장하고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려고 물 1.5리터와 약을 함께 먹고 나서도 변이 나오지 않으니 배가 더 부풀어 오르고 고통스러우신 모양이다.

아마도 장 어딘가에서 오래된 숙변이 굳어진 채로 막고 있는 모양인데 병원에서는 관장이 안되면 별달리 취할 조치가 없는 모양이다.

밤에는 손위 처남댁께서 간병을 하신다 해서 마눌과 돌아왔다 .

돌아오는 길에 부사동 갈치조림집에 들러 식사하다.

 

 

8 1

답답한 차에 산을 가려고 했는데 모처럼 귀연에서  예천 문화유적 답사 간단다.

산행도 3시간 30분 있고

허리는 완전히 낫지 않았지만 그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그리워 진다.

사람들도 그렇고 그 멋진 오지의 비경과 거친 숨소리

한 달에 한 두번 씩 함께 하고 싶은데 그들의 속도와 거리가 내게 무리가 되지 않을지 걱정이다.

산행이 약한 곳이라 공력이 고강한 친구들이 많이 보이지 않는..

반가운 얼굴들

강회장,청산,산꼭대기,백범, 나선생님,갓바위 허여사 꼬모,남실장

한 두번 산행했던 북두칠성님, 짱아님 그리고 무이산 동행 매암님

그 외 얼굴 익은 몇몇 분들 외에 처음 보는 분들도 있다.

 

1년 만에 까페에 신고식을 했다.

 

모처럼 까페에 들렀더니 예천으로 여행 간다 하네요…

한번 합류할 기회를 보고 있었는데 더 이상 좋은 기회가 없을 것 같습니다.

문화답사에 산행은 3시간 30

그 동네는 내가 잘 아는데 웬만한 높이의 산이란 없으니 산행은 산보 수준일테구요

 

뭐 그렇게 무리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솔직히 널널하지 만은 않았지요…

그 동안 전투력이 많이 약화되어 있구

문화답사와 야산산보라 믿고 마음이 해이해진 상태에서 마주한 무더운 날의 산길이

호락호락 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즐거운 산행 길이었습니다.

살아 가면서 잃고 싶지 않은 기쁨들

오래 세월의 향기에 취하고 아름다운 내고향의 산하의 아름다음에 취한 시간이었습니다.

다시 귀연과 함께 한 시간의 의미도 각별했습니다.

 

  

시간이 빠르단 말 실감합니다.

지난 해 오월 중국 무이산 다녀오고 귀연과 함께 산행하지 못한지가 1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그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요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촉발된 세계 경제 붕괴의 공포

경제의 황혼이 깃들면서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날아 오르고

노대통령은 “삶과 죽음은 다 한 조각이다.”란 회한의 말과 함께 부엉이 바위에서 삶과 이상을

떨구었습니다.   

회장님외 몇몇 귀연산님들  사고의 소식도 있었네요

 

아작날 것 같은 세상은 그래도 잘 돌아 갑니다.

부동산 가격은 다시 꿈틀거리고 증시는 연고점은 지속 갱신중입니다.

세상이 바뀌어도 국회의 전사들은 더 강해졌습니다.

의사봉을 향한 인간폭탄 그리고 해머와 전기 톱 까지….

강 회장님, 꼬모는  완전 회복되에 예전과 다름없이 귀연과 발걸음 가볍게 자연과 속세를

넘나듭니다.

 

삶에 경배하고 오늘의 자유를 감사하세요

어려운 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직장에서 짤리거나

재수없는 년도에 걸려 취업의 기회를 놓치거나

한번의 어이없는 사고에서 회복을 못하는 사람들

나만 당하고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음에 비감하고

남들 다 원금 회복하는데 내 계좌는 여전히 텅 비어 있어 혼자만 망한 느낌이 드는

사람들도 많이 있지요.

 

 

덕분에 그 동안 잘 지냈습니다.

원금회복의 기회는 요원하지만 어짜피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이라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찾게 되지요

아얘 등이 절단 나버렸으면 딴생각 안하고 다른 길을 찾았겠지만

구들장 지고 누을 수준은 아니고 놀던 가락에 잊지 못할 추억들이 남아 있으니 

산의 언저릴 떠나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나름의 차선책으로 타협점을 찾은 건 산행 시간을 줄이고 속도를 줄이고 사람을 바꾼 거

 

아직 내동 기상청의 오명을 벗지 못하고 눈에 뛰는 진전은 없지만 그래도 무리하지 않아

더 악화되지 않는 게 위안이라면 위안 입니다.

 

최악의 경우 평생을 끼고 갈 각오를 하니 마음이 편하긴 한데 들개처럼 산야를 종횡하던

날의 추억들이 늘 아쉬움으로 남는 건 어쩔 수 없네요

아직은 제 몸의 자정능력과 산과 자연이 치유해줄 거란 믿음과 기대를 잃지 않고 있습니다..

 

마눌과 100대 명산 주유즁이고 이제 나이들어 동네 산을 깔짝거리는 소원했던 친구들과

근교산에도 많이 다녔습니다.

답답할 때엔 혼자 훌쩍 산행을 떠나기도 했구요

아직은 산행 때 체력보다 허리부담이 더 크긴 하지만…

 

걸어서 회사에 출근하는 것은 엄두도 못 내다가 서너 달 전부터 대안을 찾았습니다.

비싼 아디다스 특허 운동화를 신고 시내 아스팔트 대신 갑천 변 우레탄 길을 따라

출근하는 거지요

뻐근하고 가끔 시큰거리지만 딱딱한 도로를 걸을 때와는 양상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얘기가 길어졌네요

하여간 귀연 막간을 이용해서 귀연 여행길에 합류해서 즐거웠습니다.

세월이 많이 흐르고 수 많은 변화가 있었어도 한결같이 그 자리를 지키고선 귀연과 산친구들

보면 마음이 뿌듯합니다.

세상을 떠돌다 지친 몸으로 고향으로 돌아온 탕아를 반갑게 맞이하는 가족들처럼

변함없는 미소와 따뜻함으로 맞이해주는 귀연과 산친구들이 있어 가소롭게도  

뻔뻔하고 이기적이기만 합니다.

항상 너그러움과 사람 사는 정을 느끼게 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몇몇 분들은 애경사 때 뵙긴 했지만 마치 지난주에 함께 산행하고 다시 일주일 만에 

산에 가는 듯 편안하고 자연스러워 세상의 변화와 일년의 공백이 오히려 무상합니다.

그 동안 운동량이 적어 몸매무새가 많이 망가졌다가 걷기를 시작하고 나서 배도 들어가고

체중도 좀 빠졌는데 만나자 마자 너무 놀아서 젖이 많이 튀어나왔다는 회장님 말에 다소

실망했지만 지금보다는 더 좋아질 것 같기도 하구요.

허리란게 한번 심하게 다치고 나니 조금 나아진 듯 하다가도 어느날 갑자기 안 좋아 지기도

합니다.

  

가끔 들락날락 하면서 심기를 어지럽혀도 이해하소서

함께 희히낙락 하다가 슬그머니 또 꼬리를 내리면 상태가 안 좋은 줄 알아 주소서

미안한 마음에 인연을 끊었다가 혹여 허리가 다 낳아 예전처럼 동행하고 싶을 때 받아주지

않으면 그 땐 억울해서 속병이 날 겁니다.

이젠 내공이 쌓여가니 까페를 통해서라도 자주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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