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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교산행

4월의 계룡산 - 정말 이상한 봄이야

 

참 이상한 봄이야

 

지구촌 곳곳이 지진으로 갈라지더니

화산이 폭발하고

철선마저 쪼개지네

 

어느날 화창한 봄인 듯 하다가

박모의 서글픔 뒤로 처연히 불어가는 삭 바람에 꽃 몽오리를 펼칠 엄두도 못내고

이빨을 부다닥 거리는 철쭉을 보았네

 

바람과 비가 많아지더니

일도 많아지는 봄이야

아니 어쩌면 이미 잃어버린 봄인지도 모르지

 

황금의 휴일

그 기막힌 틈새의 화창한 날인데

난 산 친구들과 도장산으로 갈 수가 없네

참으로 아까운 일이야

수 많은 날들 중에 우리가 허구헌날 잃어버리고 사는 느낌표와 감탄사를 찾을 수 있는

날이 그리 많지 않은데 그 소중한 시간에도 난 눈부신 봄 빛 속으로 떠날 수가 없군

 

사라진 토요일 뒤로 내게 주어진 자유란 일요일 오전 11시 까지야

곰곰히 생각을 해보았지

언젠가 잃어버린 느낌표라도 찾을 수 있는 곳

 

 

결국은 또 거기야

그렇게 뻔질나게 안방처럼 드나들다가 그 사단이 나고도

포기하지 못하는 곳

정해진 시간에 휑하니 댕겨올 수 있는 곳

조금은 뻐근하고

갈증은 해소되면서 반쯤은 채워진 느낌을 가질 수 있는 곳

이향의 설레임과 가지 않은 세상의 기대는 사라졌어도 혼자의 황홀한 고독과 타인과 나눌 일

없이 눈부신 봄을 마음껏 욕심 낼 수 있는 길

계룡 산신령님 또 심술 부리진 않으시겠지?

 

 

4 30분에 행장을 꾸리고  4 50분 출발

오늘은 황적봉-쌀개봉-관음봉- 쌀개봉-삼불봉-남매탑-큰배재-하산

혹시나 단속 뜨면 체면불구 가차없이 토끼된다.(토낀다).

 

컴컴한 산길을 오르고 싶지 않아 희미하게 동터오는 시간에 철문을 넘다.

철망을 걷어내고 철책을 새로 해서 위험을 무릅쓰고 월담

말도 안돼

6시도 안되어 떠오르는 이 눈부신 아침 태양은

 

 

배도 고프고 진달래에 떨어지는 황금 빛 햇살이 너무 고와서

진달래를 마구 따먹어 보았지

인적 없는 조용한  황적능선이 온통 내세상이야

가슴을 찌르는 이 신선한 새벽 공기 까지

 

탁월한 선택이었어

떠나지 못한 게 후회되는 날이 있어도

떠나서 후회한 날은 한 번도 없지 아마?

 

이곳은 멋진 자연공원이야

아직 붉은 햇살은 수줍은 진달래 꽃 위에 쏟아지고

공존의 어울림이 있어  더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길

철쭉만 남은 황매산과 제암산의 화려함보다

참나무와 소나무와 진달래가 어울려 사는 곳

진달래가 환영해 마지 않는 그 화사한 봄 길을 걸어가는 가볍고 경쾌한 발걸음

 

함께 어울림도 좋지만 혼자 있으면 정말 편해

세상에 나보다 더 죽이 잘 맞는 놈 또 있을까?

때론 보일 듯 조용히 미소 짓는 얌전한 모나리자도

이렇게 춤추고 싶을 때가 있지

막춤 & 봄춤

 

 

걸어 온 길이 아득하지

구비구비 휘어지고 때론 떨어졌다 다시 솟구치며 흘러가는 내 인생처럼

잠깐 걸어온 길이야

꿈인 듯 아득한 내 지나온 인생 길처럼 지나고 나면 너무 짧은 길

 

 

절벽지대에서 지난 번에는 로프가 끊어져 있어서 애먹었는데

오늘은 누군가 A급 로프를 달아 놓았네

나보다 더 이 길을 좋아하는 사람

 

그 절벽에서 늘 누군가를 기다리기만 하는 소나무 한 그루 있지

마치 기다림이 기쁨인 것처럼

모를 일이야 나무가 기다리는 것이 무엇인지

밤인지 새벽인지 ?

가슴을 적셔주는 이슬인지 산의 눈물을 닦아주는 아침 햇살인지

아니면 슬픔을 걷어가는 바람인지 희망을 몰고 오는 바람인지

 

 

내가 좋아 하는 곳

반석의 쉼터에서 새벽바람을 맞았어

내 사는 곳 한 발자국 거리에서 이렇게 속세와 유리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곳

관음봉으로 건너 갈 때 까지 한 사람도 만나지 못하고

가지를 털고 불어가는 조용한 새벽바람 소리

낙엽 바스락 거리는 소리

그런 소리 밖에 들을 수 없는 호젓한 산길

나는 여전히 무릉객이고

오늘은 이곳이 무릉도원일세

웃음이 나네

새벽 같이 이 광할한 나의 영지를 돌아보는 뿌듯함에

그래서 칭찬 한 번 해 주었지

넌 정말 멋진 놈이야

다치고도 보란 듯이 일어나고 .

아파도 웃을 수 있는 놈

세월과 산을 스승으로 두고

시간이란 절친한 친구를 갖고 있는 꽤 괜찮은 놈

 

 

정말 멋진 곳에 전원 레스또랑이 있지

절벽 난간에 청솔이 비스듬히 누워 있고

먼 산아래 절이 보이는 곳

나만을 위한 정원에서 나와 함께 식사를 하네

대자연의 풀서비스를 받으며 ….

봄처녀의 우아한 미소

맑고 푸른 하늘과 부드러운 바람

감미롭고 아름다운 선률의 전원 교향곡                                                            

 

 

멀리 바라 보았던 천황봉이 코 앞이야

인생의 진리와 깨우침이 그것이야

위대한 인류의 역사도 한 발의 발걸음에서 시작되었듯이 ….

 

 

또 절벽이야

쌀개봉지나 관음봉으로 가기 위한 마지막 관문

거긴 늘 로프가 없어

요즘은 절벽에 위태롭게 붙은 흙이 많이도 떨어져 내려서 더 삭막해 졌군

 

 

안병재 원장이 그랬지

21세기는 개미형 인재가 아니라 거미형 인재가 되어야 한다고

 

죽도록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아니라 인적네트워크로 그물막을 쳐놓고 길목을 지키는 사람

이 길에서도 맞는 말 같아

절벽에서는 개미처럼 날리면 안되지

스파이더 맨처럼  절벽에 찰싹 달라붙어 내려가야 해

 

 

접때 그 청솔모

인석은 지난 주에도 그곳에서 날보고 사진찍으라 포즈를 취하더니

오늘도 도 또 나와 까부네

도대체 내가 그렇게 만만해 보이는 거여?

 

관음봉에서 처음 사람을 보았네

아직 태양의 붉은기가 채 가시지 않은 이른 시간이라

자연성릉엔 사람이 별로 없고

겨울에 흰 눈을 뒤집어 썼던 청솔들이 시나브로 산으로 오르는 봄에

반갑게 인사하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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