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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글(펌)

청년실업

 

발췌 : 와플클럽

 

 

 

 

주변을 보면 노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정부 통계를 보면 공식 실업자만 81만명. 여기에다 취업준비생과 구직단념자들을 합치면 실제 실업자는 300만명이 넘는다. 중년 실업자도 적지 않지만 정말 심각한 것은 사회에 발을 들여놓지도 못한 청년실업자들이다.

지금 청년 실업률은 10년 만에 최고치인 10%까지 치솟았다. 이 중 상당수 청년들은 구직(求職) 활동마저 포기하고, 부모에게 용돈을 타서 생활한다. PC방을 전전하며, 사회와의 소통도 거부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5~34세 연령 중 취업을 기피하고 대책 없이 노는 젊은이의 숫자가 43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예전에는 취직해서 부모를 모시는 게 당연했지만, 이제는 부모가 나이 든 자식을 먹여 살리는 세상이다. 청년 실업은 부모 세대에 큰 부담을 주면서, 노인 빈곤(貧困)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실직 청년들이 사회에 강한 적개심을 가지는 상황이다. 구직에 실패한 청년들은 기존 질서에 강한 적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벌어지면 벌어질수록,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젊은이들의 박탈감도 갈수록 커진다. 그들은 처지를 비관하며 정권을 원망하는 수준을 넘어, 기존 사회 질서를 부정하는 단계로 진행 중이다. 청년 실업은 시장 경제를 위협하는 시한폭탄이나 마찬가지다.

청년 실업 문제를 어떻게 풀 수 있을까? 해답은 간단하다. 우리 사회에서'가진 사람들이 나서야' 문제가 풀린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은 대기업이 만드는 양질(良質)의 일자리다. KT의 예를 들어보자. 종업원 수 3만7000명에 달하는 KT가 1년에 뽑는 신입사원은 고작 100명에 불과했다. 임직원들이 회사를 나가지 않고, 고용에 유연성이 없으니 신입사원을 뽑을 여유가 없었다. 우스갯소리로 신입사원이 들어오면 '천연기념물'로 부를 정도였다.

KT 이석채 회장은 조직의 활력(活力)을 되찾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지난해 말 희망퇴직을 통해 6000명의 인원을 줄인 것이다. 1인당 평균 1억4000만원(약 2년치 급여)을 주는 조건이었다. 그 결과 KT는 올해 1000명의 신입사원을 선발했다. 예년보다 10배가 많은 신입사원이 회사에 들어왔다.

다른 대기업들도 자신의 몫을 나눠, 새로운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주어야 사회가 튼튼해진다. 예컨대 지난해 국내 대기업은 주주 배당금(株主 配當金)을 크게 늘렸다. 2009 회계연도 결산보고서를 보면, 매출 상위 100대 상장사(금융사 제외) 배당금 총액은 7조24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9% 늘었다. 물론 주주 배당을 많이 하는 게 나쁘다는 뜻은 아니다. 대기업들이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는 상황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수출로 벌어들인 돈으로 국내 투자를 늘려, 새로운 일자리부터 만들어야 한다.

얼마 전 미국의 억만장자 40명이 재산의 절반을 기부한다고 발표했다. '기부 약속'으로 불리는 이 캠페인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와 투자회사인 버크셔 해서웨이워런 버핏 회장이 시작했다. 재산 절반을 사회에 기부한다는 결심은 정말 쉽지 않았을 것이다.

빌 게이츠는 "미국이 있었기에 큰 재산을 만들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미국의 법과 제도, 시장 경제, 문화가 튼튼하게 자리 잡고 있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우리 대기업 오너들도 빌 게이츠의 말을 한번 곱씹어 봄 직하다.

                                                                                                                                          김영수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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