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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뭍이 되어버린 섬 -신시도

 

꿩고기가 먹고 싶어 떠났지요

바람이 불어 꿩고기를 먹지 못했습니다.

아쉬운 마음으로 닭고기를 먹었지요

그 닭고기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인생의 한 지점에서 우린 가끔 실망하곤 합니다.

저 길을 갔어야 했는데....

가지 않은 길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이 가는 길 내내 따라와 그 길가에 머무는

기쁨과 행복조차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쳐 갑니다.

시간이 지나면 내가 걸은 모든 길이 참으로 아름답고 소중했음을 깨닫게 되고

행복과 가쁨은 작은 내 가슴 한가운데 있었음을 비로소 알게 됩니다.

 

삶이 보여주는 익살에 그저 미소를 지을 따름입니다.

바람이 불어 위도에 가지 못했고

시원한 바람이 부는 날

뭍이되어 버린 섬에서 한 마리 새가 되어 날아보았습니다.

 

그냥 우리가 떠난 날이 아름다운 날이었습니다.

우리가 걸은 길이 멋진 길이었습니다.

 

 

꿩고기 대신 먹은 닭고기가 더 맛있었던 날

날로먹은 전어회와 함께먹은 전어구이가 입에 적쩍 달라붙고 바람 길에 마주앉은  

산친구가 따라 준 한잔 술이 뻣뻣했던 목을 부드럽게 풀어주던

바람불어 오히려 재수 좋은 그런 날이었습니다.

 

 

2011 9 18일 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