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6일 오후
노느라고 나처럼 바쁜넘도 드물껴
태안-안면-무창포 바쁜 1 박2일 스케쥴을 소화하고 12시 20분에 대전 입성
12시 40분 직행버스를 타고 보은으로 출발
농협 중앙회를 물어 호나우드 생가를 찾아가다.
옆구리 찔린 호나우드 총무가 마당에 멍석을 깐다고 하긴 해서 사람들을 끌어 모을려고
주최측과 아무런 상의없이 온갖 감언이설을 남발했는데
여기가 시골인지 알았드만 보은읍 한 가운데 땅값 비싼 동네여..
일은 저질러 놓고 나서 산에는 못가게 된 통에 음식 준비하는 산우님들좀 도와주려
갔드니만 먼저 온 사게절님과 단비님은 눈이 풀린 채 졸고 있고
늘 건강하고 씩씩하신 백범 사모와 호나우드 사모가 반색을 하네 …
우짜 웬 일이셔?
아이고….
호나우드 어머님과 동네 아주머니들께 인사를 드리긴 드렸는데 판이 이렇게 커졌을 줄이야.
귀연 뒤풀이가 무신 동네 잔치여?
나하고 사계절님과 단비는 할 일이 아무것도 없어
순수 한우 내장탕은 갖은 재료와 함께 대문짝만한 솥단지에서 벌써 몇 시간 째 끓고 있고 토종
손두부는 어젯밤에 어머님이 다 맹글어 놓으셨고
부침개는 백범사모와 호나우드식구와 동네 아줌씨들이 다 붙여 놓았어..
이게 도대체 웬일 이래유?
산악회 뒤풀이는 이렇게 까지 안 해도 되는 거여유
정말 내가 할 일은 아무것도 없었어
베짱이처럼 그늘에 앉아서 막걸리 마시면서 도토리감자전과 두부 먹고 배 뚜드리는거 말고는…
기다리다 같이 먹을라고 했는데
두시반이 넘어 가니까 견딜 수가 없었어
부글부글 끓고 있는 내장탕과 부침개 향기에 …
우린 시장한 참에 엄청 먹었다.
적당히 먹으려 했는데 먹다보니 그 맛과 자꾸 권하시는 정에 중도에 그만둘 수 없어서
아얘 밥까정 먹구 산우들 술 잔 받을 여유도 없이 배를 다 채워 버렸어
그래도 산친구들에게 쪼금 미안한 마음에 나름 합리화의 명분을 찾긴 찾았어
“빨리 먹고 친구들 상 봐야지” ㅋㅋ
호나우드 어머니 왈
“아이고 차린 게 없어서 걱정 이예요”
이이구 어머니 배 터지 겠어유
시골 인심은 예나 지금이나 왜 변하지 않는데유?
호나우드 집 무지 부자다.
음식 장만하시고 산친구들 올 때 기다리시는 동네 아줌씨들한테 가서
인사를 했다.
“날 더운데 이렇게 많은 음식 하시느라고 너무 수고 많으셨어요.
그런데 너무 많이 준비하셔서 많이 남을 것 같아요”
아줌씨들 왈
“괜찮아유 이 집 부자유”
호나우드네 혹시 보은 지름종이(유지)?
출발했다고 호나우드 딸램이 한테 연락이 왔다.
일사불란하게 음식상이 차려지고 음식이 셑팅된다.
잔칫상 셋팅은 사실 호나우드 F1들이 거의 다 했다.
내가 한 일은 햇빛 드는 곳에서 바닥 깔개를 그늘로 옮겨 주는 거
드뎌 올 것이 왔다.
짧은 탄성의 시간이 지나고 그 다음은 말이 필요 없었다.
거친 산행으로 한껏 허기졌던 산 친구들이 들이 닥치고 벼 메뚜기가 논 밭을 휩쓸고
지나가 듯 엄청난 양의 술과 음식은 초토화 되기 시작했다.
5시간 산 타고 나서 24시간 산 탈수 있는 에너지를 섭취했으니 운동 부족으로 고도비만
내지 내장지방의 과도한 몇몇 분들은 하루 산행의 의미를 날려 버렸다.
워낙 준비된 음식이 많았다.
호나우드 엄니 통과 손이 얼마나 크신지 배터지게 먹고 또 봉다리 하나씩 다 만들어서
부침개 하나씩 싸주신다.
이런 산우회 있어여?
술과 음식 마음껏 먹고 바리바리 싸주는 산악회 ?
그렇지 않아도 우리 산악회는 산타는 것보다 먹는 것에 더 치중하는 느낌인데
오늘은 아얘 잔칫상을 받았다.
그래도 산용님은 밥값 했다.
물 콸콸 나오게 수도꼭지 고쳐줬다.
그리고 귀연의 젊은 친구들도 한 몫 했다.
밥그릇 날라주고 뒷처리 깔끔하게 도와주었다.
나하고 사계절님은 아무 쓸모 없었다.
사실 내가 더 문제다.
산 1시간도 안타고 겁나게 먹기만 했다.
수 많은 변화하는 것들 속에서
한결 같이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세상을 손바닥에 들여 놓은 스마트 폰이 속도와 효율의 명분아래
빠르게 세상을 바꾸어가고 .
사람과 자연과의 거리는 더 멀어지고
물질적인 풍요와 수 많은 정보가 오히려 세상을 공허하고 메마르게 해도
땀으로 자연을 찾는 사람들
늘 귀연하는 사람들
그리고 자식의 산 친구들이니 자식과 같이 생각하는 어머니 마음
아직도 이웃을 도와 음식을 준비하는 훈훈한 이웃간의 인정
차림의 번거로운과 고생은 아랑곳 없이 차린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모습에 흐믓하고
그저 고마워하는 후한 시골 인심
모두 변함없이 세상을 지켜가는 힘이다.
어느 코메디 프로에서 그러데
“이리오너라 .. 나랏말쌈이 듕귁에 달라 어쩌구 저쩌구”
“ 우리의 미풍양속 전통문화 다 어디갔어?
아직 남아 있더라.
사라지지 않은 우리나라 쌍팔년도 인심을 우린 보은에서 만났다.
호나우드 어머님과 동네 친구분들
백범사모 그리고 호나우드 가족들에게 귀연을 대표하여 감사의 말 전한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산행안내에 함부로 공수표 남발하지 않겠다.
대거 출연한다던 귀연 요리사는 발자취도 없었다.
최상의 요리사는 늘 자연 이었는데
오늘 특별히 모신 요리사들은 귀연 역대 최고였다.
난 배가 너무 부르고 운동부족이라 배 꺼지라고 롯데백화점에서 집 까지 걸어갔다..
호나우드 F1들
음식을 준비하시고 올 때를 기다리는 동네 아주머니들
온다는 소식에 잔칫상은 신속히 셋팅되고...
먹을게 너무 많다,
특석
호나우드 총무 어머니
순수 한우 내장탕과 동네 아줌씨들
걸신 들렸어
낯선 산님들... 블루앤 ~~ 잘몰러유 / 처음 오셨다던 흰 옷 산님과는 많이 친해졌지요?
큰놈 밥먹을 때 털 뽑지마라
강력한 포스
엄니 사진좀 한장 찍어줘유...싸인은 안받을 팅게
이 많은 걸 다 싸줬어유
단비 옆 호나우드 사모
더 못먹겠어요
여기저기서 하나씩 더 집어 먹으니 배가 터질것 같아요
호나우드 총무 동네 친구들
큰놈 인자 좀 나와라 잉?
공포의 뱃살 몰카
밥값하는 산용님
밥값하는 보안관 그리고 구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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