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에 군포 수랏길에서 만났으니 3달만인가?
그래도 띠엄띠엄 카톡질이라도 했으니 그다지 오래간만이란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 때도 더웠었고 지금은 더 무더우니 한반도를 휩쓰는 폭염의 기세는 해가 갈수록 더기세등등하다.
황찬이 강원도에서 근무하게 되고 또 날씨가 무더우니 차로 움직이는 동선을 너무 길게하면 모두들 너무
힘들 것 같아 이번 8월 모임은 계족산 둘레길을 걷기로 했다.
작년에도 자주 계족산에 갔지만 몇 번 맨발로도 황토 길을 밟았다.
버찌가 익을 때였으니 5월 초는 되었던 듯 하다.
황토에 섞인 잔돌들과 버찌 씨 때문에 발바닥이 아파서 처음 해보는 맨발걷기기 쉽지는 않았다.
나중에 너무 아파서 발바닥을 들어보니 여기저기 핏빛이 낭자해서 상처가 크게 난 줄 알았더니 발바닥에서
으깨진 버찌즙 이었더라.
대전에서는 계족산하면 황토길과 선양 쐬주가 떠오른다.
우스꽝 스러운 캐리커처의 주인공 마라톤 매니아 조웅래회장은 계족산 황토길의 유명세 덕분에 손 안대고
코풀게 되었다.
“시민들의 애코힐링을 위해 숲과 황토 길을 가꾸는 환경지킴이 주) 선양! “
사실 황토길 조성을 위한 대부분의 돈은 지자체에서 부담하는데 조회장은 숱가락하나 더 얹어 놓고 엄청난
광고효과를 누리고 있다
어쨌든 건전한 생각으로 좋은 일을 하니 그 복이 그 사람에게 굴러드는 것이다.
정작 등잔 밑이 더 어둡다고 계족산 황토길은 대전시민보다도 외국인이나 타 지역사람들이 더 많이 찾는 것
같다.
지난해에는 부산에서 일부러 찾아와 1박하면서 걸어보는 아줌씨들도 있었다.
어제 TV뉴스에서는 관광공사 선정 한국인이 꼭 보아야 할 관광지 3위에 랭크되었다고 나왔다.
1위 문경새재, 2위 창녕 우포늪 , 3위 계족산 황토길
“느그들 내 덕분에 멋진 곳 댕겨 간줄 알어!”
친구들은 7시 50분 열차로 신탄진에 도착했다.
봉규부부는 마눌카로 픽업하고 태연과 황찬부부는 택시를 타고 장동 산림욕장으로 이동했다.
거북이 녀석 황토길 한 바퀴 돌고 봉황정과 계족산성에도 오르자고 했는데 임도삼거리와 절고개를 거쳐 계족산성
아래 황토길 임도만 돌아오는 데도 5시간 30분이나 걸렸다.
(함께 움직이는데 길 욕심만 사나운 거부기 녀석!)
폭염일 것으로 예상 했는데 편안한 임도 길에 바람도 살랑살랑 불어주고 그늘도 울창해서 땀을 그리 많이 흘리지
않았던 편안한 산책 길이었다.
게다가 죽마고우들과 마눌을 대동하고 함께 보낸 시간이었으니 여유롭고 즐거운 여행이될 수 밖에 없었다.
좀 미흡했던 것은 주최측이었던 내가 막걸리를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거
당초 원 막걸리 대짜배기 2통을 제대로 시아시해서 준비하기로 했는데 지난 주 지리산 둘레길에서 막걸리와 맥주
짬뽕으로 마시고 더위에 너무 고생을 했던 터라 얼린 맥주 다섯캔하고 포카리스웨트 2리터만 준비 했다.
근데 그게 다섯시간 30분 걷기에 간에 기별도 안가더라…!
그리고 내려오는 시간이 빠를 것으로 생각해서 지난번처럼 막걸리 안주 족발도 준비하지 않았다.
족발은 먹으면 든든해서 좋긴 한데 내려가서 제대로 뒤풀이 할 때까지 소화가 안되어서
뒤풀이의 즐거움이 반감된다…
“아우들아 성님이 잘못혔다.. 다음 번 여름 산행 때는 살얼음 동동 뜨는 원 막걸리 2통과 돼지 껍데기 안주 반드시
준비하마”
그래도 알코올 대신 과일이며 육포며, 불루베리 초코렛이며 맛동산 까지 이것저것 적당히 먹어서 허기도 면했고
맛난 뒤풀이의 즐거움도 놓치지 않았다..
6km정도를 남기고는 등산화를 벗고 맨발로 걸었는데 그런대로 걸을 만 했고 오랫만에 흙의 촉감과 함께 잔돌들이
발바닥을 자극하니 기분도 상쾌했다.
계족산 걷기대회가 5월 1~2일에 있었고 및 마라톤 대회가 6월 30일 날 있었는데 행사를 한지가 꽤 지났고 또 그 동안
우천에 훼손되어서 황토 길은 잘 정비되어 있지는 않았다.
길을 보수하기 위해 곳곳에 수북이 황토를 쌓아 놓고 아직 길 위에 펴지 않았다..
걷기를 마치고 우리는 교통의 편의를 위해 대전역 인근 중국요리집 태화장으로 이동했다.
60년 전통의 중국음식점으로 둔산의 중국요리집보다 값도 싸고 맛도 뒤지지 않는다.
양장피와 유산슬 , 나조기 요리를 시키고 연태 고량주 대짜배기 한 병을 비웠다.
요리를 많이 먹은 터라 식사로 굴짬봉을 반그릇씩으로 통일하는데 나만 간짜장 한 그릇 다 먹었다.
“위대한 마이 에피타이트!”
“이넘들아 위가 가장 큰 내가 형님인게 분명혀 !”
밥값과 술값은 거북이가 쐈다
미국에서 결혼한 딸내미 결혼식 피로연이라고…
말년 팔자는 거북이가 제일 좋을 것 같다.
아들은 미국에서 취업하여 돈 벌고 딸래미는 벌써 시집보내고
교수라 65세 까지 일할거구…
“거부가 성님 은퇴하면 니가 밥값 많이 쏴라!”
기차표 좌석이 7시가 넘어서 있어서 중국집에서 3시간 이상을 지난 이야기를 풀어내며 즐겁게 환담하다 헤어졌다.
10월에는 소요산을 함께 오르기를 약속하면서 ….
2013년 8월 17일 친구들과 게족산 황토길 힐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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