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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레길

부산 달맞이 길

 

 

 

 

둘째 날

 

난 그 길을 실크로드라 부르겠다.

의미 있는 날 눈부신 황금 빛 햇살과 함께한 빛나던 하루 

 

마눌의 깨우는 소리에 눈을 떴다.

창 밖으로 붉은 해가 떠오르고 있다.

아참 내가 부산에 와 있는 거지….”

 

바다가 보이는 호텔 테라스에서 만나는 눈부신 일출이다.

송구영신이란 인간이 편익을 위해 임의적으로 구분한 경계일 뿐이다.

 

지난 여름 동해안 일출이나

오늘 남해 일출의 축복이 다가오는 새해에도 기쁨과 행복을 가득 선물하리라.!

 

 

 

 

 

 

 

 

 

또 노천탕으로 갔다.

이른 시간이고 아침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다.

내 돈 내고 들어온 곳인데 사람이 한 사람도 없으니 처음엔 마치 금단의 정원에라도 들어온 듯 조심스러워

지다가 이내 그 호젓함과 조용함에 적응이 되어 혼자만의 황홀한 고독과 나른한 게으름에 빠졌다.

노천탕 딸린 왕궁을 소유한 왕이라도 된 듯한 기분으로 한 시간도 넘게 노천탕에서 소요했다.

마눌은 목욕하러 간다 하고 함흥차사가 되어버린 왕을 객실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왕비 신세?

 

문명의 혜택을 제대로 누리는 건가? 

일본 뱃부처럼 해변의 풍경을  내려다보는  온천욕에 정말 신분상승이라도 된 듯 기분이 업되어

난 그 무수한종류의 탕을 촌놈처럼 들락거렸다.  

 

 

 

 

 

 

 

 

 

 

 

 

 

 

 

 

 

 

 

 

 

 

 

 

 

 

 

 

 

 

 

 

 

 

 

 

 

 

 

 

 

우린 해운대 해변을 거닐고 속시원한 대구탕으로 아침 해장을 했다.

기사 아저씨한테 물어 추천을 받았는데 식당 벽에는 웬노무 연에인들의 사인이 그리 많은지….

해운대 유람선 터미날 앞에 있는 식당은 깔금 했고 대구탕의 맛은 일품이었다.

매운탕이 아닌 지리형태로 끓인 대구탕에서도 그런 깊은 맛이 우러났다.

어쨌든 하루의 시작과  아침식사는 성공적이었다.

 

 

 

 

 

 

 

 

 

 

 

 

 

오늘의 일정은  달맞이 길 걷기이다.

유람선 터미날 앞 길에서 언덕길을 걸어올라 신호기가 있는 철길을 건너면  달맞이길 시작점이다. 

초입의  거문탠로드를 경유 지속되는  달맞이 길을 걸어 송정 해수욕장 죽도 정자 까지 가는 것이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용궁사를 둘러보고 하루의 일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달맞이길은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송정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와우산(臥牛山) 중턱에 있는

고갯길이다. 굽잇길이 15번 나온다 하여 15곡도(曲道)라고도 한다.

벚나무와 소나무가 늘어선 8km에 이르는 해안도로는 유명한 드라이브 코스인데 전국적

인 걷기 붐이 일어나면서 길 옆에 나무데크를 조성해서 시원한 바다를 바라보며 안전하

게 걸을 수 있도록 배려해 놓았다.

고갯길 꼭대기에 있는 달맞이동산에는 해월정(海月亭)이 있다. 그밖에 청사포(靑沙浦)·달

맞이길 어울마당이 해안가에 있으며, 맞은편으로는 카페촌·화랑가·레스토랑들이 있다. ‘달

맞이길 월출’은 대한팔경(大韓八景) 중 하나로 꼽힌다

 

 

 

 

 

 

 

 

 

 

 

 

 

 

 

 

문탠로드는 자동차가 다니는 달맞이길 아래 산비탈에 조성된 길이다.

달맞이 길 중 특별히 세속과 유리된 느낌의 구간으로 바다 가까이에서 해변을 따라 숲속

으로 이어진다.

울창한 송림과 동백림에 쌓여 도시와 소음으로부터 단절된다.

흡사 잘 조성된 숲 속 오솔길 같이 부드럽고 편안한 길에 바다가 내려다 보이고 파도소리 까지

들리니 참으로 낭만적인 길이다.

아름다운 월출을 볼 수 있는 포인트라는데 달 빛이  휘영청 밝은 날에 달 빛에 기대어 그 길을

걸으면  몽환적인 분위기에 휩쌓일 것 같다.

3km 다섯구간 길로 이름 붙여져 있는데 숲 길이 너무 호젓하고 부드러웠고 그 길에 매달린

어휘 하나 이쁘게 다가오는 길이다.

문탠로드에 설치된 조명등에는 05:00~일출까지 그리고 일몰에서 오후11시 까지 조명이

부드러운 달빛을 느끼라고 무릎아래서 조명이 들어 온단다.

그래서 인지 야간산책 인기도가 상한가

 

힐링이 따로 없다.

걸음걸음이 이완이고 또 새로운 에너지의 충전이었다.

 

어느 구간에서는 기차길이 보이고 등대가 보인다.

눈부신 햇살.

푸른 잎의 나무들과 피어 있는 동백 꽃을 만나고 철석이는 파도 소리까지 들의 지금이

흡사 봄날 같다.

계속되는 내 인생의 봄날처럼

 

 

 

 

 

 

 

 

 

 

 

 

 

 

 

 

 

 

 

 

 

 

 

 

 

 

 

 

 

 

 

 

 

 

 

 

 

 

문탠로드에서 나와서 아래 쪽 해변 길을 따르지 않고 해월정으로 이어지는 달맞이 길을

따랐다.

평일이라 차량의 통행도 많지 않았고 따뜻한 햇빛과 바다를 바라보는 조망이 너무 좋아

  걷는 길이 편안하고 지루하지 않았다.

 

 

행운일까?

성실히 살았던 25년에 대한 신의 선물일까

부산의 길과 바다는 아름다웠다.

 

오랜 시간이 흘러 세월에 고개를 끄덕인다.

백기를 들지도 않았고

언제나 저항하지도 않았다.

 

한탄하고 아쉬워할 무엇도 없이

무심하게 흐르며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하는 세월을 담담히 수긍하며

이제 진리와 침묵에 경의를 표한다.

 

짧으니 아름답고

한결 같을 없으니 아쉬운 법이다.

어쩌면 조금 부족한 듯한 아쉬움 때문에 열심히 살려고 노력했는지도 모른다.

세월이 비워준 마음이고 또한 욕심 이려니

살아온 날들처럼 그렇게 주어진 시간을 소중하게 다루고 인생이란 여행길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드는데 쓰리라

 

 

 

 

 

 

 

 

 

 

 

날씨는 어제보다 더 따뜻해서 봄날 같았다.

어디에서도 겨울 이란 증거를 찾을 수가 없다.

푸른 바다

눈부신 태양

화사한 동백 꽃

여전히  푸른 잎과 붉은 열매를 간직한 나무들

그리고 가끔 원색의 옷차림으로 해안 길을 따라가는 관광객들. 까지

 

 

 

 

 

 

 

 

 

 

 

 

 

 

 

 

 

 

 

 

 

우리나라는 걷기 천국이 될 것이다.

그리고 걸어서 몸 속의 세상의 화기와 독기를 뽑아내는 사람들은 더욱 건강해 질 것이다.

나이 든다고 한탄할 것도 없다.

높은 산을 오르지 못할 체력이면 무수히 아름다운 세상의 길을 걸으면 된다.

내 사는 땅에 아름다운 길이 이렇게 많은 줄 어찌 알았나?

지지체들이 앞 다투어 걷기길을 조성하고 있으니 한국 대표길만 걸어본다 해도 몇 해가 걸릴지 모를 일이다.

산에 가는 틈틈히 친구들 혹은 마눌과 걸었던 아름다운 길을 생각나는 대로 읊어볼까?

 

청산도 해안길

거제도 해안길

울릉도 해안길

대청호 둘레길

지리산 둘레길

안면도 노을길

청남대 대통령길

계족산 황토길

선자령 바우길

오대산 옛길

마곡사 둘레길

쌍계사 십리 벚꽃길

하동 토지길

그리고 부산 달맞이길

 

해발 500미터 미만은 60살 넘어서 걷는다고 해놓고 많이도 걸었다.

 

 

 

 

 

 

 

 

 

 

 

 

 

 

 

 

정 해수욕장 해변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해변에서 평화롭게 놀던 갈매기들을 날렸다.

송정해수욕장은 해운대나 광안리 해수욕장의 무수한 인파를 피하고 싶어하는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해수욕장이라 한다.

길이 2km나되고 해변이 폭도 넓은데다  수심이 낮아 수영하기에도 좋은 곳이란다.

 

 

 

 

 

 

 

 

 

 

 

 

 

 

 

 

 

 

죽도공원은 산책길이 잘 조성되어 있었다.

송일정에서 바라보는 해안의 풍치는 수려하고 아름다운데 개인이 공원 옆에 건물을 높이

올리는 바람에 공원 위에서 바라보는 해안의 풍경을 막아 버렸다.

게다가 그 건물을 올리기 위해 해안가의 큰 바위들을 콘크리트로 덮어 자연과 미관을 동

시에 훼손하고 있었다.

공원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반대서명과 농성을 하고 있는데 시민들이 사랑하는 공원에

상업성 건물을 짓는 사람이나 이를 허가해준 관청이나 참으로 무슨 권한으로 그런 일을

행할 수 있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해동 용궁사

해동용궁사는 1376년 나옹화상의 창건으로 한국삼대관음성지의 한곳이며 바다와 용의 관음대불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라 하는데 또한 진심으로 기도를 하면 누구나 꼭 현몽을 받고 한가지 소원을

이루는 영험한 곳으로 유명하다 한다.

 

고찰의 깊이와 연륜은 느껴지지 않았지만 풍광이 아름다운 해안가에 위치한 특색 있는 절로  해안

 및 경내에 다양한 볼거리들이 만들어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낙산사나 향일암보다도 더 바다 가까이에 위치한 절인데 해안가와 황금자장보살상과 경내에  있는

황금 포대화상의 웃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포대화상은 당나라의 선승으로 포대를 둘러멘 채 넉넉한 풍채와 웃음으로 이 마을 저 마을 탁발시주를

 다녔고 그 시주한 물건들을 어려운 이웃들과 나누면서 세속의 생활을 함께 했다 한다.

사람들 세상에 더 가까이 들어왔던  미륵의 모습이고 세상의 근심과 시름을 잊게 하는 편안하고 너그러운

 웃음이었다.

 

사전 정보가 부족해서 산길을 조금 올라 간 곳에 위치한 해수관음보살상은 보지 못했다.

부처님께 삼배를 올렸다.

 

 

 

 

 

 

 

 

 

 

 

 

 

 

 

 

 

 

 

 

 

 

 

 

 

 

 

 

 

 

 

 

 

 

 

해동 용궁사를 마지막으로 우린 버스를 타고 또 전철을 환승해서 부산역으로 돌아왔다.

부산역에서 우거지 해장국으로 늦은 점심을 먹고 대전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2일간의 꿈 같은 휴가가 지났다.

우린 인생의 오지 부산에서 자축과 힐링, 재충전의  세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고 다시

우리의 자리로 돌아왔다.

어쩌면 이번 휴가가 우리 삶의 의미와 이유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열심히 삶은 살아온 스스로에게 한번 쯤 등 두드려주고 상을 주는 것

한번 쯤 분수를 잊고 호화롭고 럭셔리한 다른 세상을 기웃거려 보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서 더 큰 의욕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

 

난 그래도 무릉객이다.

어떤 여행이든 떠나는 사람의 마음에 따라 그 의미와 기쁨이 달라지는 것 일뿐

먼 여행, 좋은 잠자리와 좋은 음식이 즐거운 여행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좋은 여행과 음식의 경계도 모호한 것 아닌가?

먼 이국의 비싼 여행이 좋은 여행이 아니듯 분위기 좋은 곳의 비싼 음식이 꼭 입에

맞는 좋은 음식은 아니다.

파라다이스호텔의 노천탕과 비싼 객실보다도 따뜻한 햇빛을 맞으며 문탠로드의

낭만적인 길을 걸을 때 더 큰 행복과 삶의 기쁨을 느꼈다.

고기를 많이 먹어 고기 맛을 잘 아는 무릉객이  값싸고 맛 좋은 고기를 찾아 떠나는

마눌과 함께 떠나는 정답고 즐거운 여행길을 기대해 볼 일이다.

 

무릉객 파이팅 !

유스타 파이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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