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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

가을산책 - 갑천변 2

 

 

 

 

갑천산책2

 

지난번 갑천 길을 걸어가다가 관평동 송강아파트 인근 다리에서 해가 저물어서 돌아 왔었다.

일요일은 귀연과 천주산 출정계획이 있어서 토요일 마눌과 갑천 남은 구간 트레킹하기로 하다.

지난번 종착지인 관평동 다리 위쪽에 차를 파킹해 놓고  하천으로 가는데 아주머니가 화단에서

산수유를 따고 있다.

벌써 눈도 몇 번이나 내렸는데 따는 사람이 없었던지 빨간 산수유 열매가 가지가 휘어질 정도로

달려 있다.

지나쳐 가려는데 그런 산수유 나무가 한두 그루가 아니라 견물생심 , 욕심이 동하다.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참새처럼 재물에 어두워 출행의 목적도 망각한 채 까치발을 들고

산수유를 따기 시작하다.

산수유

사실 노란 꽃이 잘 알지만 그 열매의 효능이나 먹는 법은 잘 모른다.

다만 웬 아저씨가 TV에 나와서 선전하는 말만 기억이 난다.

산수유, 이거 정말 좋은 건데. 이거 정말로 남자들 한테 좋은 건데. “

그래서인지  마늘도 열심히 땄다.

2그루 나무에서 1시간여 따고 나니 비닐봉지 가득한데 할아버지가 저 밑에 있는데서 따면 그냥

훝어 버리면 되니 그리가서 따라신다.

으헉 , 이거 장난이 아닌데…”

무릉객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오늘 하루가 취미가 아니라 노동으로 변질되는 거다

근데 그게 얼마나 좋은 지도 잘 모르겠고 따는 것도 힘이 들어서 우린 하던 대로 그냥 걷기로 했다.

 

가던 길에 신탄진 정자 근처에서 항식이 전화가 왔다.

종경이 와이프 커피숍에서 종경이와 점심식사 하고 커피한잔 하고 있단다.

몇달전 종경이 와이프가 오송에 커피숍을 냈다.

남편이 아직 짱짱하지만 노후를 위해서 그간의 노하우를 살려 부업전선에 뛰어든 거다.

진즉 연락하면 같이 얼굴 한번 보면 좋을 텐데 좀 아쉽기는 하다.

좋은 시간 보내고 다음에 한 번 같이 만나자는 말로 인사를 대신했다.

 

다리 아래로 내려 가서 하천 보행 길을 따라 신탄진 대청댐 잔디광장 까지 가서 버스를 타고 되돌아

왔다.

날씨는 많이 풀렸고  난데없이 차가운 바람과 눈발에 얻어맞은 가을은 가까스로 정신을 차리고 비틀

거리며 걸어가는 중이다.

금강 물줄기를 따라 가면서 마음도 물처럼 여유롭고 평화로워졌다.

 

201311 30일 토요일   3시간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