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2월 22일 계방산
날씨 :말고 따뜻하다
산행코스 : 운두령-정상-주목계곡-자동차야영장-아랫삼거리
소요시간 :4시간40분
동행 : 마눌 - 한밭산사랑 산우 40명
내 기억 속에 표구된 멋진 눈밭 계방산
계곡으로 돌아 내리며 펄펄 내리는 눈속에 처음 강원도 설경의 낭만을 일깨워 주었던 계방산 입니다..
지난해 2월에도 귀연과 멋진 눈 산행을 했고 능선 하산 길에는 함박눈이 펑펑 내렸습니다.
올해 마눌과 계방산에서 멋진 100대 명산 춤을 추어보려 별렀는데 12월 들어 천안에 몇 번 호기롭게 퍼붓던
눈은 정작 1월과 2월에는 침묵하고 있었습니다.
계방에서 너무 장한 눈밭을 경험했던 터라 강원도에 웬만한 눈이 내리지 않고는 떠날 생각이 없었습니다.
강원도 동해안을 따라 100년 만의 폭설이 내렸습니다,.
친구는 눈과 사투를 벌이는 강릉과 고립된 마을 사람들이 너무 안쓰럽다고 했습니다.
1미터가 넘게 내린 눈
한꺼번에 퍼붓는 눈은 그 지역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는 낭만이 아니라 재앙입니다.
눈에 치여 기진맥진한 그들 사이로 배낭을 메는 것은 당연히 도리가 아니겠지만 계방은 그들로부터 많이 떨어진
내륙이란 핑계로 마눌과 함께 장대한 계방나라를 꿈꾸었습니다. .
올해도 무수한 산악회가 스쳐 지나간 계방
한밭 산사랑에서 폭설의 틈새를 노려 다시 계방의 흥행몰이를 계획 했고 우린 황홀한 눈세상의 기대를 품고 계방
으로 가는 설국 열차에 올랐습니다.
빈익빈 부익부의 경제상황은 한반도 기상에도 적용이 됩니다.
민주주의가 성숙할수록 빈부의 격차가 커지듯이 지구 온난화가 진전될수록 게릴라성 폭우와 폭설이 난무 합니다.
올해 태반의 눈은 백두대간 산줄기를 넘어 동해의 해안선을 따라 내렸습니다.
동해 바다 쪽 도시와 산간마을은 엄청난 적설을 보였지만 가득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강원 내륙에 치우친 계방의
등성이에는 예년보다 쌓인 눈이 적었습니다.
눈 쌓인 게방의 날씨는 완연한 봄날 입니다.
등로는 목전에 닥친 아쉬운 겨울과의 이별에 눈물을 흘리고 있고 우리는 가벼운 바람막이 자켓이 더워 벗어 던진 채
계방의 능선을 올라야 했습니다.
“강원 심설 산행!”
미리뽕 아줌마한테 속았습니다.
오대산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한테 추천 받아서 계방여행을 계획했다는데 내가 갔던 그 어느때 보다도 쌓인 눈이
더 적었고 나뭇가지는 한 송이의 눈 꽃조차 달고 있지 않았습니다.
계방을 넘어가는 마지막 겨울을 만나렸더니 동장군과 칼바람은 이미 퇴각을 해 버려 자취도 없고 능선에 봄 빛만
가득합니다,
이런 날도 있습니다.
겨울이 아쉬워 떠난 여행길에서 봄바람만 가득 들어 돌아왔습니다.
20번도 넘게 계방에 올랐던 미리뽕 아줌마도 이런 봄 날씨는 처음 보았다고 합니다.
겨울과의 이별에 눈물을 흘리는 능선길을 따라 고도를 높일수록 눈은 더 많아지고 풍경은 점점 겨울다워 졌습니다.
그래도 우리처럼 마지막 겨울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계방의 산길은 북적였습니다.
눈부신 햇빛이 쏟아지는 편안한 능선 안부에서 식사를 했습니다.
사방이 트여 있는 1000고지 능선도 지난 방태산과는 달리 바람은 불지 않아서 따뜻했고 장갑을 벗어도 손이 시리지
않았습니다.
다시 계방 산정에 올랐습니다.
겨울이면 자주 왔던 계방산이지만 100대 명산 순례 여정으로 마눌과 함께 산정에 올라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정상은 고요하고 따뜻했습니다.
발아래 내려다 보이는 후련하고 장쾌한 풍경
갈기를 휘날리며 달려가는 기운찬 능선들은 첩첩이 포개져 파도처럼 일렁입니다.
한국 4번째 고봉에서 내려다보는 장대히 파노라마치는 산세상의 모습은 언제보아도 장관입니다.
심산의 고봉에서는는 영혼의 자유를 느낍니다.
도시의 숲에서 답답했던 영혼은 푸른 하늘을 나는 새처럼 푸른 하늘로 자유롭게 날아 오릅니다.
아직 건강하고 열정이 충만한 때
지금은 노래하고 춤 추어야할 때 입니다.
마음껏 사랑하고 즐긴 것은 결코 잊히지 않으며 돌아가는 날까지 자신의 정신과 삶으로 남게 됩니다..
카르페디엠 !!!
능선길이 다소 짧긴 하지만 좀더 거칠고 힘든 길이고 자동차 야영장 쪽으로 돌아내라는 계곡 길이 더 편안한
길이라 하산 길은 능선을 좀더 따라 가다가 주목군락지가 있는 계곡 쪽으로 잡았습니다.
눈으로 보기에도 선자령 방향의 동쪽의 산들은 더 많은 흰 눈은 이고 있었고 계곡으로 내려서기 위해 동쪽으로
진행하는 능선에도 우리가 올랐던 운두령 쪽보다 훨씬 많은 눈들이 쌓여 있었습니다.
가지에 걸린 아름다운 눈꽃이 아쉬웠지만 아름다운 겨울 동화의 나라를 봄날처럼 따뜻한 날에 걸어보는 것도
색다른 감동이었습니다.
지난 해에는 능선 길로 하산하느라 주목군락을 만나지 못했는데 가파른 계곡비탈에서 여전히 푸른 삶을 노래
하는 주목들은 살아 천년 죽어 천년 이란 말처럼 더 당당하고 기운찬 모습입니다.
나무들은 오래 전 이 길을 걸어 내렸던 무릉객을 기억할지 모르겠습니다.
여유롭고 편안한 눈길을 걸어 자동차 야영장을 거쳐서 다시 주차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산행시간은 총 4시간 40분 걸렸습니다.
산행대장이 4시 까지 4시간 20분의 산행시간을 주었는데 4시 20분에 내려왔으니 20분 지각이지만 오늘은 우리가
꼴찌가 아니었습니다.
멋진 풍경 속을 소요하고 하산하여 마시는 막걸리 한 잔과 맛있는 김치찌개에도 여행의 가쁨과 멋이 살아 있습니다.
마눌과 함께 춘 73번 째 즐거운 100대 명산 춤이었고 마음이 편안하고 가슴이 후련해진 계방여행길 이었습니다.
이제 미련 없이 겨울을 보내고 뭍으로 올라오는 남도의 봄을 만날 마음의 준비가 되었습니다.
이젠 설레이는 봄입니다,
안녕 겨울!!! 안녕 계방!!!
2012년 계방산 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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