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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기

친구들과 갈기산

 

 

 

 

 

 

 

 

 

 

 

 

 

 

 

 

 

 

 

 

 

 

 

 

 

 

 

 

 

 

 

 

 

 

 

 

 

 

 

 

 

 

 

 

 

 

 

 

 

 

 

 

 

 

 

 

 

 

 

 

 

 

 

 

 

 

 

 

 

 

 

 

 

 

 

 

 

 

 

 

 

 

 

 

 

 

 

 

 

 

 

 

 

 

 

 

 

 

 

 

 

 

 

 

 

 

 

 

 

 

 

 

 

 

 

 

 

 

 

 

 

 

 

 

 

 

햇살은 아직 따갑다.

하늘이 조금씩 높아진다.

다음주면 추석이니 아침 저녁으로 성큼 가을이 느껴진다.

 

대학 친구들

하는 일이 다르고 노는 물이 다르다 보니 지척에 있어도 그리 만나기가 만만하지 않다.

일 년에 한 번씩 하는 동창회가 아니라도 대전에 있는 친구들은 한 번씩 만나 술 한잔 치면서 살아도 되는데

어디서나 늘 먹는 술이다 보니 젊을 때처럼 술자리만을 위해서 서로 선뜻 시간을 만들기도 마땅하지 않다.

다행이 이젠 늙어 가면서 친구들이 조금씩 산에 가까이 다가가고 함께 땀 흘리고 나서 치는 한 잔 술 맛을 알아

가는 듯하니 반갑기는 한데 주말에 들개처럼 떠도느라 내가 바쁘니 또 어쩌랴 !

 

오랜만에 차박사에게 안부 차 전화를 했더니 여름에 산행 한 번 주선한다고 하더니 방학도  끝나가는데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는다.

내가 그런 약속을 했었나?”

 

작년 9월에 함께 계룡산 등산을 했고 올 겨울 1월 정기모임에서 계족산 임도 트레킹을 했다

참여한 친구들이 모두 좋은 반응을 보여서 한 번씩 등산모임을 주선 한다고 해놓고 까맣게 잊어 버렸다.

언제 술한잔 하지…” 늘 마음에 크게 두지 않은 채 공허하게 흘리는 그 말처럼

그래도 성환이 하고는 시간을 한 번 내어서 야생화 만발한 덕유 능선을 함께 걸었다.

요즘 마음으로 깊이 산을 좋아함을 알기에  기꺼이 멋진 산의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고 싶어서...

 

벌초가 해결되어 마지막 주 토요일은 아직 약속이 잡히지 않은 터라 그날 친구들과 시간을 한번 맞춰 보기로

하고 모처럼 안부인사 겸 친구들에게 통발을 넣었더니 확실한 참여의사를 표명한 사람은 셋 밖에 없었다.

일정이 유동적인 친구들 때문에 일주일을 더 기다렸다가 별다를 연락이 없어서 출발 2일전에 이번 일정은

취소하자고 전환에게 전화를 넣었다.

전환이 순순히 다음을 기악할 줄 알았는데  덕화가 간다고 연락이 왔으니 그냥 넷이 함께 가잖다.

조촐하지만 한 차면 이동하기도 편하고 모두 대전에 있는 친구들이라 일정에 크게 구애 받을 일도 없어서

그렇게 하기로 했다.

모든 친구들에게 확정 메세지 보냈다.

당초 무릎 때문에 망설였던 성환 까지 홥류해서 최종 인원은 5명으로 확정되었다.

전환,성환,덕화,종경 그리고 나

교육계 3,  기업계 2

원격지 친구들은 대부분 벌초나 선약으로 참여 못한다고 전갈이 왔다.

양표,태성,경환,지호,항식,

동윤이는 꼭 오고 싶어 했는데 요즘 무리했던 산행 후유증으로 관절이 좋지 않아 망설이다가 다음기회에 합류하기로 했다.

 

우리는 유성 만남의 광장에서 만나 차박사 차로 갈기산 까지 이동했다.

여전히 뜨거운 날씨이긴 했지만 그늘 밑은 서늘하고 제법 시원한 바람이 불어 주었다.

천태산과 갈기산은 해마다 한 번 씩은 오르는데 올해는 천태산만 다녀왔다.

갈기산은 정상 바로 아래 조망바위에서 바라보는 금강의 아름다운 풍경과 정상에서 바라 보는 산릉의 파노라마가

압권이다.

 

우리는 조망바위에서 차가운 막걸리 한잔을 치며 흘러가는 세월과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하늘은 드맑고 바람은 시원하다.

맑은 공기는 청명하고 깨끗해서 먼산들 까지 뚜렷이 조망되고 환형으로 감아 도는 능선 길은 작은 외침에도 깊게

공명했다.

능선과 계곡에는 유난히 많은 버섯이 눈에 띠었다.

절벽지대에 자생하는 많은 부처 손들은 누군가의 손을 탄 듯 여기 저훼손의 흔적이 있어서 안타까웠다.

.

바쁠 것도 없는 우리는 충분히 휴식하면서 그간 못다한 이야기를 즐겁게 나누며 천천히 능선을 휘돌아 계곡으로

하산했다.

 

오름 길에 만난 몇몇의 산객들을 제외하고 우리가 산행하는 능선과 계곡에는 사람의 그림자도 없었다.

상류부는 건천이었지만 계곡하류에는 제법 수량이 많은 소가 있어서 우리는 훌러덩 벗고 물속에 뛰어 들었다.

가관이다.

교수,선생, 머리희끗한 중견관리자가 아무도 안 본다고 팬티만 입고 물속에 뛰어드는 모습

나는 매주 산수와 경개가 좋은 곳에서 알탕을 하며 이 여름을 보냈는데 이 친구들은 알탕이 처음이란다.

내원참

내가 앞으로 자연으로 돌아가는 원시인이 기쁨을 많이 깨우쳐 주어야 겠다.

 

우리는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날아갈 것 같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돌아와 유성에서 아구찜과 복으로 술 한잔

치고 헤어졌다.

단풍 드는 가울에 멋진 산행계획 다시한 번 잡기로 약속하면서……

 

 

2014 830  토요일